3월 주주총회서 결정

▲ 이번 녹십자와 한미약품의 주주총회에서는 2·3세의 사내이사 선임을 통해 향후 오너경영체제가 한층 강화될 것으로 관측된다. 사진 / 시사포커스 DB
[시사포커스 / 박현 기자] 이달 들어 제약업계의 정기주주총회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10일 한미약품을 시작으로, 17일 광동제약, 종근당, 삼진제약, JW중외제약, 환인제약, 동화약품, LG화학 등이 주주총회를 열었다. 24일에는 유한양행, 녹십자, 대웅제약, 동아쏘시오홀딩스, 일동제약 등이 역시 주주총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번 주요 제약사들의 주주총회에서는 오너 2·3세 경영 참여와 사내·외 이사 선임, 2016년도 실적에 따른 배당 등이 결의되고 있다. 아울러 주주들에게 올해 경영방침과 실적 목표를 제시하고 있다.
 
그 가운데 녹십자와 한미약품의 주주총회에 업계의 초점이 집중되고 있다. 2·3세의 사내이사 선임을 통해 오너경영체제가 한층 강화될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이다. 양사 모두 일찌감치 오너 2·3세에 대한 경영수업을 밝아왔던 터라 향후 승계를 위한 포석으로 점쳐지고 있다.
 
◆ 녹십자, 오너 3세 허용준 녹십자홀딩스 부사장… 사내이사 선임될 듯
녹십자는 오는 24일 열릴 주주총회에서 허용준(42) 녹십자홀딩스 부사장의 사내이사 선임 여부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허용준 부사장은 고(故) 허채경 창업주의 손자로 고(故) 허영섭 전 회장의 3남이며, 허일섭 녹십자홀딩스 회장의 조카다.
 
지난 2015년부터 경영을 맡고 있는 허은철(44) 녹십자 대표의 동생인 허 부사장의 등기임원 등재가 확정될 경우 오너 3세들이 녹십자 경영에 직접적으로 참여하는 가운데 오너경영체제가 더욱 확고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이를 통해 허은철 녹십자 대표가 불안한 지분구조라는 일각의 우려를 떨쳐내고 지주사 녹십자홀딩스를 포함한 안정적인 지배구조 확립에 다가갈 수 있을 것인지 주목되고 있다.
 
허용준 부사장이 사내이사로 선임되면, 경영 전반에 걸쳐 중요사항을 의결하는 이사회에 참여할 수 있는 권한이 부여된다. 이에 따라 오너 3세들이 녹십자뿐만 아니라 녹십자홀딩스 경영에 한층 안정적으로 관여하게 될 것으로 점쳐지기 때문이다.
 
또한, 허 부사장의 공식적인 사내이사 선임은 향후 허은철 사장과 허용준 부사장으로 경영권을 승계하겠다는 허일섭 전 회장의 의사가 반영된 것으로도 해석된다.
 
한편, 녹십자홀딩스 지분은 허은철 녹십자 대표의 숙부인 허일섭 녹십자홀딩스 회장이 가장 많은 11.62%를 보유하고 있다. 허은철 대표와 허용준 부사장의 지분은 각각 2.55%와 2.63%에 해당한다.
 
◆ 한미약품, 오너 2세 임종훈 전무… 경영 참여 본격화
지난 10일 주주총회를 개최한 한미약품은 창업주 임성기 회장의 차남 임종훈(40) 전무를 사내이사로 선임했다. 한미약품 오너 2세의 등기임원 선임은 지난 2012년 사내이사로 선임됐던 장남 임종윤(45) 한미사이언스 대표에 이은 두 번째 사례에 해당한다.
 
이로써 앞으로 한미약품 이사회에는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대표와 임종훈 전무 2명의 형제가 모두 참여하게 된다. 업계에서는 임종훈 전무가 형인 임종윤 대표와 함께 회사 경영에 본격적으로 참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임종훈 전무는 지난 2007년 한미약품에 입사해 경영정보 분야를 담당해왔으며, 현재 경영기획 업무를 맡고 있다. 또한, 한미약품 관계사인 ‘한미IT’와 이 회사가 100% 출자한 의료기기 물류서비스회사 ‘온타임솔루션’의 대표이사도 맡고 있다.
 
이번 임종훈 전무의 등기이사 선임에 대해 업계에서는 한미약품의 2세 경영체제가 한발 앞으로 다가온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이와 함께 장·차남이 어떤 사업 분야와 계열사를 맡아 승계 기반을 확고하게 다질 것인지 주목하고 있다. 이제 한미약품 경영권 승계를 놓고 형제가 벌이는 경쟁에도 업계의 초점이 모일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한미약품 창업주인 임성기 회장은 지주사 한미사이언스 지분 34.53%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한미약품그룹 지배구조의 중심에 있다. 이어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대표가 3.59%, 장녀인 임주현(43) 한미약품 전무가 3.54%, 차남인 임 전무가 3.13%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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