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신차 타이어 장착에 한국타이어 소외

▲ 현대차가 자사 신차에 한국타이어가 아닌 경쟁업체 타이어 및 수입 타이어를 잇따라 장착하면서 한국타이어가 현대차 ‘신차용 타이어’(OE)에서 밀리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사진 / 시사포커스 DB]
[시사포커스 / 김용철 기자] 현대자동차와 한국타이어의 밀월관계는 끝나는 것일까. 현대차가 자사 신차에 한국타이어가 아닌 경쟁업체 타이어 및 수입 타이어를 잇따라 장착하면서 한국타이어가 현대차 ‘신차용 타이어’(OE)에서 밀리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며 현대차가 출시되는 신차에 수입 브랜드 타이어와 금호타이어, 넥센타이어 등의 타이어가 공급되는 반면 한국타이어의 타이어 공급 비중이 줄어들고 있다.

공급물량이 줄면서 한국타이어는 내수 시장에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유럽과 중국 시장 중심의 초고성능 타이어 판매 호조로 내수 시장 부진을 만회하고 호실적을 이어가고 있지만 국내에서 한국타이어 위상을 볼 때 국내에서 공급 비중이 주는 것에 우려의 시선이 존재한다.

◆현대차, 타이어 다변화?…한국타이어 경쟁사 밀려
현대차 관계자는 “고급 브랜드 모델의 경우 고급 이미지가 강한 수입산 브랜드를 사용하는 추세고 대중적 모델 신차에는 국내 타이어 업체 타이어를 장착하고 있다”며 “입찰에서 각 인치에 따라 복수 타이어 업체를 선정해 타이어를 장착하고 있어 항간에서 말하는 한국타이어를 배제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한국타이어 관계자도 “현대차 신차에 타이어를 장착하고 있다”며 “현대차와의 관계가 좋지 않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고 주장했다.
▲ 2014년 발생한 ‘제네시스 소음 논란’으로 현대차와 한국타이어의 끈끈한 관계가 이때부터 소원해졌다는 말이 나온다.ⓒ현대차

그럼에도 업계선 현대차 신차에 공급되는 타이어에 한국타이어가 수입 브랜드 및 국내 경쟁업체에 비해 밀리고 있다고 보고 있다.

2015년 말 출시한 제네시스 EQ900 내수용 모델에 콘티넨탈과 미쉐린 타이어를 장착했다. 현대차가 최고급 차종에 한국타이어 등 국산 제품을 신차용 타이어로 쓰지 않는 것은 처음이다. 한국타이어의 타이어는 매출 볼륨이 적은 ‘수출용 제네시스’에만 탑재됐다.

하이브리드 차량 ‘아이오닉’에도 미쉐린 타이어가 장착됐다. 지난해 11월22일 김포항공산업단지에서 열린 ‘그랜저 IG’ 출시 행사에서 18·19인치 타이어에 미쉐린, 17인치 타이어엔 금호·넥센 타이어를 달은 반면 국내 타이어 업계 1위 한국타이어는 LPG 모델 18인치에만 장착했다.

또 올해 3월에 공개된  쏘나타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모델) '뉴 라이즈'에도 프랑스 미쉐린과 금호타이어가 장착됐다. 쏘나타 16인치 타이어엔 한국타이어를 장착했다. 그랜저IG 하이브리드에는 금호타이어를 장착한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3월 최근까지 현대차 신차에 탑재되는 타이어에 한국타이어가 변방으로 밀리면서 업계 1위의 자존심이 구겨진 상태다.

그동안 한국타이어 납품 주 고객은 현대차로 긴밀한 협력관계를 유지했다. 한국타이어는 국내 타이어 시장의 40%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부동의 1위 업체고 기술력 또한 해외에서 인정받고 있다. 해외에서 한국타이어 위상은 7위 정도로 메르세데스-벤츠, BMW, 아우디 등 독일 3대 명차 브랜드의 프리미엄 자동차와 중형 세단 이상의 차종에 신차용 타이어를 공급하고 있다. 때문에 국내에서 한국타이어가 현대차 신차에 타이어 공급물량이 줄어드는 것은 기술력이 아닌 다른 문제에서 비롯된 시각이 존재한다.

◆현대차-한국타이어 불편한 관계?…극구 부인
2014년 발생한 ‘제네시스 소음 논란’으로 현대차와 한국타이어의 끈끈한 관계가 이때부터 소원해졌다는 말이 나온다.
▲ 2014년 12월 한국타이어가 자동차 공기조절장치 제조업체인 한라비스테온공조를 사모펀드인 한앤컴퍼니와 공동으로 인수하는 과정에서 현대차와 마찰을 빚은 바 있다. ⓒ뉴시스

2013년 출시된 신형 제네시스에 탑재된 한국타이어의 18~19인치 ‘벤투스 S1 노블2’는 한국타이어의 최상위모델로 한국타이어의 기술력을 상징하는 제품인데 제네시스에서 진동과 소음이 많다는 불만이 제기되고 이후 타이어 한쪽만 마모되는 현상이 일어났다고 현대차가 발표하며 한국타이어의 노블2 제품을 전격 교체했다.

개당 평균 20만원인 것을 감안하며 국내에서 팔린 4만3000대 타이어 4개를 모두 교체할 경우 교체비용은 700억원 이상으로 추산됐다. 이후 현대차는 고급화 이미지를 내세우며 타이어도 수입 브랜드인 미쉐린, 콘티넨탈 등의 비중을 늘렸다

게다가 2014년 12월 한국타이어가 자동차 공기조절장치 제조업체인 한라비스테온공조를 사모펀드인 한앤컴퍼니와 공동으로 인수하는 과정에서 현대차와 마찰을 빚은 바 있다.

신형 제네시스의 타이어 교체 결정이 내려지기 불과 3개월여 전의 일로 ‘한라비스테온공조’ 인수를 놓고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사모펀드는 안된다며 함께 인수하지 말라는 의사를 전달했지만 한국타이어가 사모펀드인 한앤컴퍼니와 함께 막판 인수를 강행하면서 정 부회장의 심기를 건드렸다는 얘기가 돌았다.

이런 복합적인 요소로 인해 현대차가 신차에 탑재될 타이어에 한국타이어 공급 물량을 줄인 것 아니냐는 관측이다. 두 회사측은 극구 이같은 관측에 부인하며 경쟁업체간 경쟁에서 각 타이어 인치에 맞게 공급물량을 받고 납품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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