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이재용 상무 소환계획 없어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의 검찰 수사가 이르면 10월 말 경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에버랜드 CB 저가 발행 사건 항소심 공판이 11월2일로 예정돼 있어 CB 실권주를 이 회장의 장남 재용씨 등 4남매에게 넘기는 과정에 그룹 차원의 개입이 있었다는 증거를 법정에 제출해야 할 필요성이 있기 때문이다. 에버랜드 전환사채(CB) 편법 증여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1부에서는 그룹 비서실이 개입했다는 단서나 정황을 확보하는 한편 28일 소환한 이학수 부회장을 추석 연휴 이후 2차례 더 불러 그룹 차원의 CB 편법 증여 의혹을 추궁한 뒤 곧바로 이 회장을 소환조사한다는 내부 방침을 세워놓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이 부회장에 대한 조사는 20% 정도 진행됐고 두 차례 더 조사할 예정이다. 소환 조사도 처음 부르기가 어려운 것이지 2~3번째는 쉽다"며 "이 회장 조사도 여러 가지 고려할 것이 있지만 신속 수사가 원칙이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 부회장을 상대로 28일 비서실 개입과 이 회장 지시 여부 등을 집중적으로 조사했으나 이 부회장은 모른다는 대답으로 일관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에버랜드 CB 편법증여 사건은 이 회사 이사회가 1996년 10월 CB 발행을 결의하고 두 달 뒤 CB 125만4천여 주를 이재용씨 남매 4명에게 배정하면서 주당 최소 8만5천원대로 평가되던 에버랜드 CB를 1주당 7천700원에 넘겨 `헐값' 시비를 낳은 사건이다. 지난 2000년 6월 법학 교수 43명이 재용씨에게 경영권을 넘기려고 이 회장과 삼성 임원들이 공모해 CB를 발행한 것이라며 회사 관계자 33명을 고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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