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시장 공략 여부에서 격차 벌어져

▲ 포스코와 현대제철의 자동차강판 연간 생산량이 각각 1,000만톤과 500만톤으로 두 배 가량 벌어질 전망이다. 사진 / 시사포커스 DB
[시사포커스 / 박현 기자] 포스코와 현대제철의 자동차강판 연간 생산량이 두 배 가량 벌어질 전망이다. 포스코는 올해 950만톤, 내년 1,000만톤의 생산량을 내다보는 반면, 현대제철은 500만톤선에 머무를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는 글로벌 자동차시장 공략을 목표로 외국 기업과의 합작 등을 통해 공격적인 생산설비 증설에 나서고 있다. 국내 철강업계 1위, 글로벌 철강 순위 5위의 위상을 바탕으로 제품 경쟁력을 강화하는 가운데 해외시장 확보에 나서겠다는 목표다.
 
반면, 제품 공급처가 모기업 현대차그룹에 집중된 현대제철은 설비 증설에 속도를 내기가 용이하지 않은 입장이다. 더욱이 올해 특수강 사업을 확대하는 가운데 지난달 충남 당진 특수강공장을 완공하는 등 내년까지 해당 분야의 생산체제를 전면 구축할 계획이어서 추가로 자동차강판 생산 설비를 확충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 포스코, 내년 약 1,000만톤 생산 예정
9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올해 안에 중국 중경포항중강기차판유한공사 현지 공장 건설에 돌입, 빠르면 내년 말 완공할 전망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포스코와 중국 철강업체 ‘중경강철’이 51대 49로 출자해 설립한 자동차강판 제조법인이다. 최근 중국의 철강산업이 크게 성장함에 따라 포스코가 전략적 차원에서 파트너십을 맺은 것으로 보인다.
 
내년에 연간 45만톤 생산 규모의 중국 현지 자동차강판 공장이 완공되면, 포스코의 연간 자동차강판 생산능력은 약 1,000만톤으로 도약하게 된다. 현재 포스코의 자동차강판 생산능력은 전 세계 자동차강판 생산량의 10%인 900만톤 수준에 해당한다.
 
빠르면 오는 6월 연산 50만톤 규모의 전남 광양 자동차용 아연도금강판 공장이 완공되면, 올해 생산능력은 950만톤으로 높아진다. 포스코는 지난해 태국에 45만톤 규모 자동차강판 공장을 준공하기도 했다. 포스코의 자동차강판 생산능력은 2015년부터 매년 50만톤씩 늘어나고 있다.
 
내년 1,000만톤 생산에 돌입할 경우, 현재 글로벌 자동차강판 시장 2위인 포스코는 1위 인도계 철강사 ‘아르셀로미탈’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의 생산능력을 갖추게 된다. 현재 아르셀로미탈의 자동차강판 연간 생산능력은 1,000만톤 수준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별히 자동차강판 생산은 고강도를 유지하면서 무게는 최대한 줄여야 하기 때문에 높은 기술력이 필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세계 800여개 철강업체 중 20여개 업체만 생산할 수 있는 고급 강종이다. 더욱이 자동차강판 판매 영업이익률은 일반 강판의 두 배 이상인 20%선으로 수익성이 높다.

◆ 현대제철, 500만톤 유지하며 특수강 사업 확대
포스코와 달리 현대제철은 현재 뚜렷한 자동차강판 관련 추가 설비 증설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5년 연산 500만톤에 해당하는 생산능력은 올해도 그대로 유지할 전망이다. 이는 50만톤 규모의 전남 순천 아연도금공장이 상업 생산에 돌입하는 내년까지 3년 이상 동일한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의 납품처는 글로벌 주요 자동차업체로 다각화됐지만, 현대제철은 현대·기아차에 편중돼 생산량 격차가 갈수록 벌어지는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제철의 자동차강판 생산량 중 80% 가량이 현대·기아차에 공급되고 있다. 반면, 포스코의 현대·기아차 납품 비중은 10% 수준이라는 것이 업계 추정이다.
 
업계에서는 해외 자동차업계가 글로벌 시장에서 현대차그룹과 경쟁을 벌이고 있기 때문에 그 계열사인 현대제철의 제품을 구입하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시각도 존재한다.
 
아울러 현대제철은 지난 2013년부터 추진해온 특수강 사업을 올해 확대하고 있어 추가로 자동차강판 생산 설비를 증설하기는 어려운 어려운 상황이다. 이미 지난달 충남 당진 특수강공장을 완공한 가운데 내년까지 특수강 생산체제를 전면 구축해 연간 100만톤의 특수강을 생산할 계획이다. 우선 특수강공장에서 자동차부품 생산의 상공정에 속하는 봉강·선재를 생산한 후 현대종합특수강에서 하공정인 자동차 엔진·변속기 등의 주요 부품소재를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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