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소식에 세월호 유가족 뭉클한 눈물 “이 모든 서러움이 눈물되어 흐른다”

▲ 세월호 유가족인 ‘유민아빠’ 김영오씨는 탄핵 인용 직후 페이스북을 통해 “유민아! 유민아 보고 있니? 유민아 박근혜가 탄핵 되었단다. 이 순간을 사랑하는 우리 유민이를 안고 기뻐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라며 뭉클한 소감을 전했다. ⓒ 김영오씨 페이스북
[ 시사포커스 / 고승은 기자 ] 예상대로 10일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 선고 심판, 헌법재판소에서 만장일치(8대 0)으로 인용됐다.
 
오늘 ‘박근혜 탄핵’을 누구보다도 염원했을 이들 중에는 누구보다도 세월호 유가족들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3년 가까이 흐른 지금 이들의 고통은 어마어마했었다. 참사의 진실을 밝히려했지만, 그동안 박근혜 정권의 방해는 상상 그 이상이었다. 자식을 잃은 뒤에도 오랜 기간 거리에서 고통의 나날을 겪은 이들의 심정을 과연 누가 알 수 있을까.
 
이날 11시 20분경 만장일치 탄핵 인용 결정이 발표되자, 헌재 인근에서 재판을 지켜보던 유가족들은 환호했고 동시에 눈물을 쏟았다. 서로를 부등켜 안고 울었다.
 
세월호 유가족인 ‘유민아빠’ 김영오씨는 탄핵 인용 직후 페이스북을 통해 “유민아! 유민아 보고 있니? 유민아 박근혜가 탄핵 되었단다. 이 순간을 사랑하는 우리 유민이를 안고 기뻐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라며 뭉클한 소감을 전했다.
 
그는 이어 “아빠가, 국민들이 해냈단다. 왜 이렇게 유민이가 보고싶을까. 유민아 아빠 좀 안아주렴”이라고 딸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전했다.
 
김씨는 “박근혜가 탄핵되는 순간 그동안 서럽고 힘겨웠던 것들이 하나씩 하나씩 뇌리를 스치고 지나갑니다. 고통스러웠던 광화문에서의 단식…나를 비하하고 조롱하던 일베와 보수단체…허위 사실을 폄훼하여 아빠 자격논란을 일삼았던 언론들…가슴을 후벼파는 여당의원들의 막말…그리고, 유가족충…종북 빨갱이…시체팔이…”라며 그동안의 고통스러운 시간을 회고했다.
 
그러면서도 “하지만, 이제 위안이 된다. 이 모든 서러움이 이제 눈물이 되어 흐른다”며 “국민 여러분!! 진심으로 고맙습니다. 국민 여러분이 우리를 믿고 함께 촛불을 밝혀 주셔서 박근혜 탄핵이 가능했던 일입니다.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라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김씨는 지난 2014년 여름 광화문 광장에서 제대로 된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46일간의 극한 단식을 벌인 바 있다.
▲ 세월호 유가족들이 ‘박근혜 파면’이 발표된 이후 환호하고 있다. ⓒ 뉴시스
당시 김씨 옆에서 함께 단식했던 정청래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탄핵 직후 트위터를 통해 “박근혜가 파면됐다. 촛불국민의 승리이고 민주주의의 승리다. 정의로운 대한민국, 새로운 대한민국의 출발을 자축한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나는 12월 9일 국회탄핵 예언해 적중했고, 3월 10일 8:0 전원일치 판정으로 박근헤가 파면된다고 예측했는데 정확히 적중했다”며 “나의 예언이 적중된 건 내 입이 아니라 촛불국민의 덕분이었음을 고백한다. 국민과 함께 자축한다”고 썼다.
 
◆ “대통령으로서의 박근혜 수준은…”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트위터에서 “무도 무능 무법의 표본이라 할 만한 역대 최악의 대통령이 파면되었다. 수개월간 주말마다 촛불을 든 국민의 승리”라며 “헌법적 제재는 마무리되었으니 이제 형법적 제재를 마무리해야 한다. 중대범죄 피의자 박근혜 씨에 대한 엄격한 수사를 기대한다”며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그는 “대통령으로서의 박근혜 수준은 최순실, 김기춘, 김평우, 서석구, 김문수, 김진태, 조갑제, 정규재, 정미홍, 변희재, 박사모, 일베 등의 수준과 같았다.”며 “국민과 헌법재판소는 민주공화국을 이들로부터 구해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역사학자 전우용 씨도 트위터에서 “탄핵 확정은 ‘헌정사의 비극’이 아니다. 한국 민주주의가 아직 살아있고 한 걸음 더 전진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헌정사의 새 이정표’”라고 강조하면서도 “탄핵확정은 한국 민주주의가 소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받은 일일 뿐이다. 살 수 있다는 판정을 받았다고 다 사는 건 아니다. ‘소생’을 위한 ‘수술’이 ‘진단’보다 훨씬 어려울 것”이라고 평했다.
 
그러면서 촛불집회를 이끌었던 주최 측을 향해 “내일은 태극기 집회로 바꾸면 어떨까요”라고 제안하며 “이 나라가 ‘주권자의 나라’라는 사실을 모두 함께 확인할 수 있도록 자기 국가의 상징물을 손에 쥐고 흔들 자격은 주권자에게만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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