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당기순손실 1조1,000억, 부채비율 529% 달해

▲ 경영난에 허덕이고 있는 한국석유공사가 올해 어떻게 유동성을 확보하고 경영정상화 기반을 마련할 것인지 주목되고 있다. 사진 / 시사포커스 DB
[시사포커스 / 박현 기자] 경영난에 허덕이고 있는 한국석유공사(사장 김정래․이하 석유공사)가 올해 어떻게 유동성을 확보하고 경영정상화 기반을 마련할 것인지 주목되고 있다. 지난해 당기순손실 1조1,000억원, 부채비율 529%라는 심각한 상황에 놓인 만큼 위기 탈출 방안에 초점이 집중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김정래 사장은 지난달 28일 울산 본사에서 열린 공사 창립 38주년 기념식에서 “석유공사는 2014년 이후 어느 때보다 커다란 위기에 직면하고 있으며 생존마저 위협받고 있다”며 “지난해 경영정상화를 위한 각고의 노력으로 적지 않은 개선이 이뤄졌음에도 올해 더욱더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그만큼 석유공사가 당면한 현실을 타개하는 일이 무엇보다 시급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 해외자원개발 실패, 저유가 장기화로 실적 악화
석유공사는 이명박정부 시절 해외자원개발사업 실패로 인해 최근 수년간 지속적으로 영업실적과 재무건전성이 악화돼 왔다. 지난 2011년 1,527억원을 시작으로 2012년 9,040억원, 2013년 7,158억원, 2014년에는 무려 1조6,111억원의 당기순손실이 발생했다.

특히, 2014년에는 석유공사가 2010년 인수한 영국 다나社에서만 6,098억원의 손실이 발생했다. 이는 유가 하락으로 인한 영업권 가치 하락으로 4,570억원에 달하는 손상차손이 인식됐기 때문이다.
 
그밖에도 캐나다 하베스트社 4,342억원, 미국 앵커 934억원, 카자흐스탄 종속법인 351억원 등 종속기업 대부분이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인수 후 2014년 8월 매각하기까지 2조원 이상의 국부유출을 발생하게 한 캐나다 날(NARL) 정유공장 매각 손실도 일정부분 반영됐다.
 
석유공사는 2015년에도 경영적자를 이어간 결과 2016년 6월 발표된 공공기관평가에서 최하 등급인 ‘E등급’을 받았다. 이처럼 해외자원개발 실패와 유가 하락 등에 기인한 석유공사의 실적 악화는 우려할 상황에까지 놓이게 된 것이다.
▲ 김정래 사장이 지난달 28일 울산 본사에서 열린 창립 38주년 기념식에서 경영정상화 기반 확충을 다짐했다. ⓒ한국석유공사


◆ 구조조정 및 사옥 매각 이어져
석유공사는 지난해 2월 김정래 사장이 취임한 후 같은해 3월 ‘경영정상화 방안’을 수립하고
1년간 투자조정, 8,000억원 규모의 자산 합리화 등 자구 노력을 추진했다. 또한, 원(原) 단위 원가관리, 자산 포트폴리오 체계 정비, 기술 감리 등 투자관리 강화, 마케팅 노력을 통한 판매수익성 제고 등 업무 방식과 사업관리 프로세스 개선을 도모했다.
 
이와 함께 대규모 구조조정을 펼쳐 2개 본부와 5개 처 및 해외사무소를 폐지해 조직 규모를 축소했으며, 임직원은 총연봉의 10%를 반납했다. 또, 해외수당 30%를 삭감하고 투자비 긴축 조정 등을 통해 4,652억원을 절감했다.
 
또한, 석유공사는 경영위기 극복의 일환으로 지난 2014년 완공된 울산 본사 사옥 매각을 추진, 올해 1월 종합부동산금융회사 ‘코람코자산신탁’과 ‘사옥 매각 및 임차(Sale & Leaseback)’ 계약을 체결했다. 매각 금액은 2,200억원이며, 임차보증금은 약 220억원, 연간 임차료는 85억2,700만원으로 알려졌다.
 
사옥 매각이 이뤄짐에 따라 석유공사는 1,980억원의 자금 유동성을 확보한 가운데 부채비율이 13.8%포인트 감소하는 등 재무구조 개선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석유공사 측은 사옥 매각으로 확보된 자금과 추가적인 비핵심 자산 매각을 통해 그간 유동성 부족으로 어려웠던 광구의 추가 개발 투자와 신규 지분 확보에 나서 수익성을 개선해 나갈 계획임을 밝혔다.
 
◆ 올해 경영난 탈출을 위한 전략 강화
그동안 해외자원개발사업 실패로 인한 과도한 부채 및 그에 따른 금융비용 누적과 저유가 상황 지속에 따라 심각한 적자난에 빠진 석유공사가 올해 경영난 탈출을 위한 전략 강화에 나섰다.
 
우선 지난해부터 추진해온 구조조정 노력과 프로세스 혁신을 계속 추진하는 가운데 원가 절감, 수익성과 자산가치 제고, 순이자마진 증가를 위한 실행 계획을 이행할 것으로 관측된다.
 
또한, 정부의 출자 지원을 성사시키기 위해 자구 노력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기술과 사업관리 역량을 배양하고, 양질의 신규 투자기회 발굴에 적극 나설 것으로 점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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