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금 늘릴수록 총수 일가 배만 불려

▲ 이건희 회장 일가의 배당금액은 해마다 증가했다. 상장사의 지분율이 상승한 효과로 삼성전자 주주환원 정책이 총수 일가에 큰 수혜로 다가왔다는 분석이다. 사진 / 시사포커스 DB]
[시사포커스 / 김용철 기자] 주주총회 시즌이 다가오면서 총수 일가에 대한 배당금 수령액에 대한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세간의 관심이 쏠리는 이유는 국내 총수 일가들이 받는 배당금액이 일반 ‘개미’가 받는 배당금액과는 엄청난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일명 ‘억’소리 난다는 말처럼 기본이 수백억으로 적게는 수십억 많게는 수천억원에 이른다.

이를 바라보는 세간의 시선은 부러움도 있지만 대부분 ‘그들만의 파티’라는 곱지 않은 눈초리는 여전하다. 

◆경제활동 없어도 꼬박 챙겨
2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지난 23일까지 공시된 상장사 결산배당(보통주 기준)을 분석한 결과 재계 총수 일가 중 가장 많은 배당금액을 받는 총수 일가로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일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건희 회장 일가가 받을 배당금액은 무려 2800억원대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다음달 주총을 앞둔 가운데서 그룹 총수 일가의 천문학적 배당금 수령에 대한 세간의 시선이 곱지 않음에도 총수 일가가 상장사 주식을 보유한 만큼 배당금액이 책정되기 때문에 문제될 것은 없다는 의견도 있다.

하지만 이건희 회장이 와병 중으로 전혀 경영에 간섭할 수 없는 상황에서도 배당금액을 수령하는 것에 비판의 시각이 많다.

3.5%의 지분을 보유한 이 회장은 삼성전자에서 주당 배당금(2만7500원)에 따라 1371억원의 배당금을 받는다. 20.8%의 지분을 보유한 삼성생명에서 498억원, 2.9%의 지분을 보유한 삼성물산에서 30억원을 수령하게 된다. 이 회장의 배당금액은 국내 재계 총수 중에서 압도적이다. 배당금액 2위인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2.5배에 달하는 액수다.

이건희 회장 일가의 배당금액은 해마다 증가했다. 상장사의 지분율이 상승한 효과로 삼성전자 주주환원 정책이 총수 일가에 큰 수혜로 다가왔다는 분석이다. 또 세수확보를 위해 정부가 배당확대 정책 추진한 것이 기대와는 달리 총수 일가의 부의 쏠림현상만 심화시켰다.

대신경제연구소의 ‘삼성전자 주주환원정책 이행 현황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총수 일가의 지난해 삼성전자로부터 받을 배당금액은 이건희 회장 1424억원, 홍라희 리움미술관장 308억원, 이재용 부회장 239억원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1월24일, 보통주 1주당 27,500원(지난해의 경우 보통주 1주당 27,000원)의 현금 배당과 금년도 중에 9조3천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해 소각하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대신경제연구소는 “이와 같은 자사주 매입 후 소각과 현금배당 확대는 주주로서 향유할 수 있는 자본이득 이라는 두 가지 큰 부분에서의 수익 창출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해석했다.
▲ 3.5%의 지분을 보유한 이 회장은 삼성전자에서 주당 배당금(2만7500원)에 따라 1371억원의 배당금을 받는다. [사진 / 시사포커스 DB]

◆승계 작업 실탄, 부의 대물림
한편, 그룹 총수 일가의 배당금에 대한 배당소득 감세정책으로 해마다 늘어난 배당금이 쌓이면서 업계서는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과정에서 실탄으로 쓰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배당소득은 대표적인 금융소득으로 주식소유 불평등을 그대로 반영하며, 최근 기업의 주주자본주의 경영 확대에 따라 늘어나고 있다. 상위1%로 주식소유 집중이 고착화 된 상태에서, 금융위기 등 급격한 주가하락이 발생하지 않는 한 배당소득 쏠림현상은 더 심해지고 있다.

특히 2015년부터 고배당 주식에 대한 배당소득 감세정책이 실시되면서 배당소득은 더욱 늘어났을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배당소득이 신고된 843만 명은 경제활동인구(2752만 명)의 30.6%에 불과하다. 배당소득 신고인원 상위1%(8만4천여명)는 전체 경제활동인구의 0.3%에 해당한다.

이들이 전체 배당소득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셈이다. 배당소득 감세정책은 상위0.3% 주식부자들에게 혜택이 집중될 수밖에 없다. 배당확대라는 과실이 주로 총수 일가와 외국인들에게 돌아가고 소액주주에는 큰 영향이 없다는 분석이다.

기업이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주주에게 이익을 분배하는 것은 기업활동의 일환이고, 배당 규모에 대한 결정도 기업들이 내려야 할 판단의 영역이지만 경영권 승계 작업의 일환으로 배당금을 늘리고 지분을 사들이며 그룹 총수 일가의 배만 불리는 비판에 자유로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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