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인 통해 사직서 제출, 따가운 여론에 사퇴한 듯

▲ 박영수 특검팀의 ‘구속 1호’인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결국 국민연금 공단이사장직에서 물러나기로 했다. 특검팀에 긴급체포 된 지 55일만이다. ⓒ 뉴시스
[ 시사포커스 / 고승은 기자 ] 박영수 특검팀의 ‘구속 1호’인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결국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직에서 물러나기로 했다.
 
문 전 장관은 21일 변호인에게 이사장직 사퇴 의사를 전했으며, 곧 보건복지부에 사직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특검팀에 긴급체포된 지 55일만의 일이다.
 
그는 보건복지부 장관 재임 시절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 국민연금이 찬성표를 던지도록 압력을 가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지난해 12월 27일 특검팀에 출석해 조사를 받다 다음날 새벽 긴급체포됐다. 그리고 사흘 뒤인 31일 구속됐다. 
 
그는 이렇게 쇠고랑을 찼지만 이사장 자리에서는 버티고 있었다. 그는 특검팀 소환 이후 지난달 31일까지 공가와 연차를 써왔다. 그러면서 구속 중에도 약 1천만원의 월급을 수령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었다,
 
그의 버티기가 계속될수록, 국민의 노후연금 540조를 담당하는 ‘컨트롤타워’ 부재가 계속될 수밖에 없었다. 그러면서 비판 여론이 이어졌다. 국회에서도 문 이사장의 자진 사퇴 및 국민연금공단 이사회의 해임건의안 의결이 촉구되기도 했다. 이같은 여론의 따가운 시선에 결국 자진사퇴한 것으로 보인다.
 
문 전 장관은 이날 ‘사퇴의 변’을 통해 “저는 보건복지부 장관 재직 당시 삼성물산 합병과 관련하여 청와대로부터 어떠한 지시를 받거나 해당 기업으로부터도 어떠한 요청을 받은 바 없었으며, 국민연금공단으로 하여금 합병에 찬성토록 구체적·명시적으로 지시한 바도 결단코 없다”며 자신의 혐의를 완강하게 부인했다.
 
그는 “그동안 진실을 밝히려고 최선을 다했으나, 예기치 못한 소용돌이 속에서 진실은 외면받고 묻혀 버렸으며, 오로지 '국민연금이 삼성물산 합병 과정에서 찬성했다'는 결과만 부각되어 있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고 항변하며 “그런 상황에서 계속 이사장직을 유지하는 것은 오히려 국민연금공단과 임직원 모두에게 부담을 가중시킬 뿐인바, 이제 자리에서 물러나 그 짐을 덜어드리는 것이 마땅한 도리라는 생각에 이르렀다”며 사퇴 의사를 전했다.
 
그러면서 “저는 앞으로 재판에 최선을 다하겠다. 사필귀정, 모든 것이 올바른 자리로 돌아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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