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폄훼 방송’ 장성민 입당, 민주 윤상현 시장에 입당요구...

▲ 광주광역시의회에서 20일 최고위원회의를 개최한 국민의당이 호남민심잡기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5·18 광주정신’계승에서부터 호남차별 등 지역이기주의를 부추기는 발언까지 이날은 국민의당이 광주에 ‘올인’한 날이었다. ⓒ국민의당
[시사포커스 / 오종호 기자] 20일 광주광역시의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개최한 국민의당이 호남민심잡기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5·18 광주정신’계승에서부터 호남차별 등 지역이기주의를 부추기는 발언까지 이날은 국민의당이 광주에 ‘올인’한 날이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들에 대한 비판으로 민주당과 호남민심 사이의 갈라치기 시도 또한 계속됐다.
 
이에 더해 ‘5·18 폄훼 방송’의 장성민 전 의원의 입당에 5·18 관련단체들이 반발했고 문병호 최고위원은 민주당 소속인 윤상현 광주시장에게 국민의 당 입당을 요구하는 등 어수선하고 곤혹스러운 하루였다.

 
◆최고위원회의, 광주시와 정책협의회, 5.18 3단체 간담회 이어가며 숨 가쁜 ‘구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참석자들은 광주와 호남의 어려운 실상을 밝히고, 이를 해결하는데 국민의당이 앞장서겠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했다.
 
박지원 대표는 최고회의 모두발언에서 “5.18의 광주정신을 우리 국민의당이 이어 받겠다”며 “광주 등 호남의 미래를 우리 국민의당이 책임지겠다”고 장담했다.
 
이어 손학규 전 대표는 “새로이 탄생되는 정부에 호남이 주역이 되어야 한다”며 “호남이 받아야 할 마땅한 권리와 보상이 따라야 한다. 그동안 광주·전남은 지역발전의 사각지대가 되었다. 이번 대통령 선거를 계기로 해서 개혁공동정부를 통해 호남경제의 재건에 기회를 맞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손 전 대표는 또 “호남은 천혜의 자연환경을 갖고 있고, 풍부한 인적자원을 갖고 있다”며 “예술과 문화의 도시 호남에서 새로운 4차 산업혁명이 꽃피울 것을 우리 국민의당의 새로운 정부가 약속할 것”이라고 장밋빛 전망을 내놓았다.
 
천정배 전 대표도 “호남의 열정을 깨워 개혁정권을 창출하고 호남이 정당하게 대우 받는 지역평등을 실현시키자”며 “호남사람들은 대한민국 온 국민을 위해 좋은 정부를 만드는데 앞장서면서도 호남의 정당한 권리와 이익을 지켜낼 수 있는 정부를 만들어가자”고 호남을 위한 정부를 내세웠다.
 
권은희 광주시당위원장은 “광주지역의 총생산 규모가 전체의 2.1%에 불과해서 제주에 이어서 두 번째로 낮다. 1인당 개인소득을 보면 광주가 전국 평균보다 낮아서 광주의 어려움을 느낄 수 있다”며 “광주의 두 가지 목표는 새로운 일거리를 창출하고 기존의 일거리를 집중일자리로 개선하는 사업이다. 새로운 일자리 창출과 관련해서는 4차 산업혁명시대에 ‘친환경 자동차, 에너지, 문화’라는 사업 분야에서 꾸준히 노력해왔다. 이제 중앙당에서 이러한 4차 산업혁명시대에 광주가 추진하는 사업 분야에 대해서 특별법들이 통과되어서 광주의 4차 산업혁명이 보다 안정적으로 기반을 조성할 수 있도록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일자리 문제 해결을 강조했다.
 
 
◆“문재인, 참여정부 부동산 폭등 반성하라” “안희정, 최순실도 순수했다는 뜻이냐?”
이렇게 호남을 위한 정책으로 호남민심잡기에 주력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민주당과 문재인 전 대표, 안희정 지사에 대한 비판으로 호남민심 떼어놓기에도 주력했다.
 
문병호 최고위원은 “광주 시민, 전남 도민들은 도탄에 빠진 국민을 구해달라는 뜻에서 낡은 기득권 정치 질타와 구체제의 청산을 기대하는 뜻에서 호남을 배신하고 홀대한 친노, 친문 패권주의의 대표자인 문재인을 심판하라는 뜻에서, 안철수 대표를 필두로 정권교체를 하라는 뜻에서 지난 총선에서, 또 최근까지 국민의당을 압도적으로 지지해주셨다”고 포문을 열었다.
 
문 최고위원은 문재인 전 대표가 김수현 전 청와대 비서관을 정책참모로 영입한데 대해 “참여정부 시절 역대 유례없는 부동산값 폭등에 대하여 반성하지 않으신가? 김수현 씨가 참여정부 때는 실패하였지만 지금은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라고 의문을 표하면서 “참여정부의 정책실패로 인한 부동산 폭등에 대하여 진솔한 반성을 하고 과오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그것이 국민을 진정으로 위하는 정치지도자의 자세일 것”이라고 꼬집었다.
 
운 최고위원은 또 “문 전 대표는 국가를 운영하기에는 너무나 안이하고 무책임하다. 통찰력이 부족하다”며 “문 전 대표는 국정원을 개혁하자니까 착한 국정원이 되었으니 지금 그대로 잘 활용하자는 안이하고 무책임한 생각을 바꿔야 한다”고 지적하며 김수현 씨의 영입 취소를 요구했다.
 
김영환 최고위원은 “2002년에 노무현 정부가 탄생하고 난 뒤에 ‘호남이 좋아서 찍었는가, 이회창이 싫어서 찍었다’하는 말을 들었다. ‘대통령을 만들어준 민주당은 개혁해야 할 정당이다, 지역주의 정당이다’ 이렇게 폄훼하는 소리를 들었다”며 “이분들이 지금 친노의 깃발을 나부끼면서 적자논쟁을 하고 있다. 이들이 집권하면 참여정부 시즌2가 될 것이 분명한 상황 속에 있다”고 ‘친노 친문 패권’을 비판했다.
 
손금주 최고위원은 안희정 지사를 향해 “서울에서 촛불집회에 참석해 탄핵을 외치고 일요일에는 부산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선한 의지를 언급하고 있다. 이곳과 저곳에서 말이 달라지거나 그른 것을 모른 척하고 대충 넘어가서는 안 된다”며 “안희정 후보와 민주당에 촉구한다. 더 이상 탄핵을 촛불집회를 당리당략적으로 이용하지 말길 바란다”라고 비판의 날을 세웠다.
 
이용호 원내대변인도 이날 오전 논평을 통해 “안희정 지사는 사실상 박 대통령을 옹호했다”며 “박 대통령이 선한 의도로 K스포츠·미르재단을 설립했다면 그 뒤에 있었던 최순실도 순수했다는 뜻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꼬집었다.
 
이 대변인은 또 “‘그때그때 달라지는’ 안 지사의 정체는 도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표를 얻기 위한 변신은 무죄란 말인가?”라며 대통령 후보의 자리는 때마다 가면을 바꿔 쓰는 자리가 아니다“라고 지도부의 안희정 때리기에 지원사격을 가했다.
 
장진영 대변인도 “안희정 지사는 신문방송에서는 보수의 얼굴을 했다가 SNS에서는 진보의 얼굴로 바꾸는 아수라 백작처럼 행동하고 있다”며 “안희정 지사에 대한 지지율은 문재인 전 대표의 오락가락 말 바꾸기에 대한 불신의 표현인데, 안 지사마저 문 전 대표 따라가기를 한다면 국민들의 현기증만 심해질 것”이라고 안 지사와 문 전 대표를 싸잡아서 비꼬았다.
 
 
▲ 문병호 최고위원이 광주시와의 정책협의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의 윤상현 광주시장에게 “윤 시장의 정치적 뿌리는 국민의당이다. 대선 전 입당해 줄 것을 요청한다”고 직설적으로 요구하자, 윤 시장은 언급을 피했고, 박 대표는 "오늘 자리는 정책협의회니만큼 정책 협의에 집중해 달라"고 진화에 나섰다. ⓒ국민의당
◆“손학규 입당 컨벤션 효과 없어” “사드배치 당론에 불협화음” 지적에 곤혹
국민의당 지도부와 광주시의회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는 당의 지지율 정체, 사드배치에 대한 당내 불협화음 등 뼈아픈 지적들로 관란을 겪었으며, 5·18 폄훼 발언을했던 장성민 전 의원의 입당으로 해명에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박지원 대표는 손학규 대표와의 합당에도 컨벤션 효과가 없고 지지율이 오르지 않는다는 지적에 대해 “우리가 리베이트, 촛불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타격을 받았다. 이러한 문제가 해결되고 보니까 반기문, 안희정의 쇼크가 또 우리를 강타했다”며 “한 자리 숫자에 머물던 국민의당의 지지율이 이제 두 자리 숫자로 회복됐고, 안철수 전 대표가 꾸준히 3~4위를 유지하고 있는 것은 그만큼 국민의당에게 희망이 있다. 여기에 손학규 전 대표의 입당으로 이제 활기를 띄기 시작했다. 천정배 전 대표도 굉장히 열심히 활동을 하기 때문에 경쟁 속에서 좋은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3자 대결의 흥행 가능성을 예상했다.

사드배치에 대한 당론 결정시기와 현재의 불협화음에 대해 박 대표는 “주승용 원내대표와 제가 이 문제로 갈등이 있다. 또 안철수 전 대표와 저와 이 사드문제로 갈등이 있다 하는 것은 결코 아니라는 말씀을 드린다”면서 “당에서 논의를 하겠다는 말로 대신하겠다. 이 문제에 대해서 주승용 원내대표께서 추가로 답변하실 것이 있으면 하시겠다”고 주승용 원내대표에게 공을 넘겼다.
 
이에 주승용 원내대표는 “최근 들어와서 ICBM 중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김정남 피살 이런 여러 가지 상황변화가 있다 보니 ‘사드배치에 대해서 한번 의원총회를 열어서 재논의를 해볼 필요가 있지 않겠느냐’ 하는 여러 가지 요구가 있었다”며 “제가 참고하기 위해서 지난 주말동안 38분의 의원님들께 일일이 전화를 해서 이 사드문제에 대해서 입장을 들었다. 내일 의원총회 때 토의를 거쳐 우리 당의 확실한 입장을 정하도록 하겠다”며 의총에서 재논의와 재결정이 될 것을 알렸다.
 
지역현안인 광주 군공항 이전에 대해서는 “전라남도와 이견이 있고 특히 전라남도 도의회에서 상당한 이의를 제기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 광주 국회의원들은 물론, 전라남도 국회의원들도 아무래도 국민의당이 제일 많기 때문에 시장, 도지사과 논의를 해서 좋은 방향으로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원론적인 답변에 그쳤다.
 
 
▲ 옛 전남도청 보존을 위해 167일째 농성 중인 오월어머니회 어르신들과 인사하는 박지원 대표와 손학규 전 대표 등 지도부. ⓒ국민의당
◆‘5·18 폄훼 방송’ 장성민 입당, 윤상현 광주시장에 입당요구...어수선한 하루
장성민 전 의원의 입당에 대해서는 광주 시민단체의 의견이 찬반으로 갈렸는데, 5·18 구속부상자회 최운용 고문, 5·18항쟁 구속자동지회 박남선 회장, 김경천 전 국회의원 등 50여명은 국민의당 최고회의장 밖에서 "5·18 민주화정신을 지킨 것은 이 지역의 민초들이고, 망친 집단은 친노 패거리와 앞잡이들, 가짜 5·18 세력들"이라며 "국민의당은 장성민 입당을 즉각 허용하고 민주주의를 실행하라"고 시위를 벌였다.
 
한편 5·18기념재단과 5월 3단체(유족회·부상자회·구속부상자회)는 "5·18을 폄훼하는 방송을 진행하며 5·18 정신을 모욕한 장성민이 광주에서 대선 출마 기자회견을 했다는 소식을 듣고 경악하지 않을 수 없다"며 "국민의당에 입당한다면 가만있지 않을 것"이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박지원 대표는 이날 오후 5.18민주화운동 유관단체 간담회에서 “장성민 저랑 가장 가깝다. 국민의당에 입당해 출마하는 것은 정치적 자유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공직에 출마하려는 사람이 입당하려면 당원자격 심사를 거쳐야 한다”며 “공당으로서 당헌당규대로 처리하겠다. 국민의당은 5.18 정신을 훼손하고 부인하는, 광주를 모독하는 결정은 내리지 않겠다”고 거듭 해명했다.
 
곤혹스러운 장면은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문병호 최고위원이 광주시와의 정책협의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의 윤상현 광주시장에게 “윤 시장의 정치적 뿌리는 국민의당이다. 대선 전 입당해 줄 것을 요청한다”고 직설적으로 요구하자, 윤 시장은 언급을 피했고, 박 대표는 "오늘 자리는 정책협의회니만큼 정책 협의에 집중해 달라"고 진화에 나섰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민주당 광주시당은 "문 최고위원의 발언은 정당의 입당과 탈당을 강요할 수 없도록 한 현행 정당법을 명백히 위반한 것"이라며 "갈수록 떨어지는 정당 지지율과 대선후보 지지율에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은 이해가 가지만 정치에는 지켜야 할 금도가 있는 만큼 모욕을 당한 광주시민과 윤 시장에게 정중히 사과하라"고 즉각 성명을 내고 반발했다.
 
‘again 국민 속으로!’라는 슬로건으로 민생 속으로 찾아가는 최고회의의를 표방하는 국민의당의 광주지역 최고회의와 이어진 지도부의 광주일정은 호남에 대한 열띤 구애를 펼치면서도 민주당과 호남을 떼어놓으려는 데 집중했으며, 잡음과 해프닝이 계속되는 어수선한 ‘데이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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