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하락 및 ‘1조 클럽’ 제외… 올해 재도약 주목

▲ 한미약품은 지난해 리스크가 확대되는 가운데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감소하며 실적이 크게 하락했다. 사진 / 시사포커스 DB
[시사포커스 / 박현 기자] 한동안 제약업계의 ‘블루칩’으로 불렸던 한미약품(대표 이관순)은 지난해 상당한 부침을 겪었다. 신약 기술수출 계약 해지와 늑장공시 파문 등 악재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이는 지난해 실적에도 반영됐다. 공시된 바에 따르면 한미약품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 8,827억원을 기록해 전년대비 33% 감소했으며, 영업이익은 268억원으로 무려 87%나 줄었다. 당기순이익 역시 303억원으로 81% 감소했다.

이로써 한미약품은 제약업계 연간 매출 ‘1조 클럽’에서도 제외됐다. 지난 2015년 잇따른 신약 라이센스 계약에 따른 성과로 미래성장 육성기업이란 찬사를 받는 가운데 1조3,000억원의 매출을 달성, 창사 이래 처음으로 ‘1조 클럽’에 이름을 올린 지 1년만이다.

◆ 지난해 하반기 연이은 악재
당초 지난해 한미약품은 2015년의 성과를 바탕으로 신약 개발, 영업 및 수출 실적, 기업 가치 등에서 국내 제약업계의 확고한 리딩 컴퍼니로 자리매김하려는 전략을 꾀했다. 그러나 하반기 연이은 악재로 기대했던 바에 미치지 못하는 결과를 낳았다.

한미약품이 2015년 7월 총 8500억원 규모로 독일 베링거인겔하임에 기술수출한 폐암 신약 ‘올무티닙’이 지난해 국내 임상시험 단계에서 부작용으로 사망자 2명을 낸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의약 전문가와 소비자 단체 등에 의약품 안전성 서한을 배포하는 가운데 지난해 9월 베링거인겔하임이 올무티닙 개발 중단을 선언하면서 기술수출 계약이 해지됐다.

뒤이어 이에 대한 늑장공시 논란에도 휩싸이며 주식시장 미공개정보이용 등 불공정거래 의혹 파장까지 초래됐다.

12월에는 프랑스 사노피와 체결한 지속형 당뇨 신약(퀀텀프로젝트) 기술수출 계약의 일부 해지·수정으로 이익이 크게 감소했다. 당시 계약을 수정하면서 ‘사노피’사로부터 받은 계약금의 절반 상당인 2,500억원을 반환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또한, 해당 계약이 일부 해지됐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하루에만 주가가 10% 넘게 떨어져 주주들의 원성을 샀다. 지난해 한미약품 주가는 장 마감 기준으로 연초 대비 58%가량 하락한 30만5,500원을 기록했다.

이에 한미약품은 지난해 12월 30일 신약 기술수출 계약 해지와 늑장공시 파문 등에 대해 임직원 명의의 사과문을 발표했다. 한미약품은 “미숙하고 부족했던 2016년을 깊이 반성한다”며 “연구개발(R&D) 노력에 병행되어야 할 사회적 책임에 소홀했으며, 기술수출 계약 후 장기간 단계적으로 창출되는 기술료(마일스톤)의 의미와 신약 개발의 위험에 관해 설명하지 않은 것도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 올해 인적쇄신 단행하며 재도약 다짐 
한미약품은 올해 2월 최고재무책임자 김재식 부사장과 신약개발본부장 손지웅 부사장의 퇴사를 결정하는 등 주요 임원을 물갈이하며 인적쇄신에 나섰다. 이는 지난해 벌어진 폐암 신약 ‘올무티닙’ 기술수출 계약 해지와 늑장공시 논란에 대해 책임을 물은 것으로 관측된다. 이어 미국변호사 출신인 조강희 셀트리온 전 부사장을 신임 부사장으로 영입, 수출·계약과 관련한 법률 업무를 담당하도록 했다.

올해 재도약을 위한 한미약품의 행보도 점차 구체화하고 있다. 지난달 미국에서 열린 ‘제35회 JP모건 컨퍼런스’에서 면역 항암치료와 표적 항암치료가 동시에 가능한 이중항체기술 ‘펜탐바디’를 공개해 주목을 끌었다. 또한, 각 분야에서 골다공증치료제, 과민성방광치료제, 고지혈증치료제 등 시장성과 경쟁력을 확보한 신제품들을 출시할 계획이다. 특히, 고혈압 치료제 분야에서 대표 품목인 아모잘탄에 스타틴이나 이뇨제를 복합한 3제 복합제도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그밖에 완제품 수출도 역량 있는 글로벌 다국적기업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한미약품은 아모잘탄을 ‘코자XQ’라는 브랜드로 50여개국에 수출하고 있는 미국 MSD와 최근 고지혈증치료 복합제인 ‘로수젯’을 20여개국에 수출하기로 계약을 맺었다.

한미약품이 지난해의 악재와 부침을 딛고 올해 신약 개발, 제품 및 기술 수출, 영업활동 등에서 얼마만한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인지 주목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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