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형 확장에 따른 문제점 노출 대책 마련엔 원론적 입장 그쳐

▲ 지난해 9월 개장한 스타필드 하남 개장식에서 참석한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SNS를 활용 고객과의 활발한 소통에 나서고 있는 정용진 부회장이 최근 벌어진 안전사고와 관련해선 어떤 언급도 없어 의문이 들고 있다. ⓒ신세계그룹
[시사포커스/김용철 기자] 재계10위에 첫 진입한 신세계그룹이 연초부터 잇단 악재로 논란의 중심에 서고 있다.

신세계푸드의 ‘불법인력공급, 다단계인력공급’논란에 이어 지난해 문을 연 스타필드하남에선 영풍문구 키즈존 천장에 설치된 합판 소재 인테리어 소품이 떨어지는 사고로 영풍문고를 방문한 고객 이마 주위가 찢어지는 안전사고가 발생했다. 최근에는 신세계백화점대구점에서 점자블록에 양탄자 매트를 깔고 차단선을 설치해 장애인 통행을 방해한 논란과 화재오류방송에 초등생 골절사고 등 연이은 악재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불과 한달 사이에 벌어진 일들이다.

안전사고 불감증과 노동법사각지대 놓인 근로자들을 방치한 것에 대한 비판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이에 대한 신세계측은 원론적 입장만 밝히고 별다른 해법을 내놓지 못하고 있어 개선의식이 있는지 의문이 제기된다.

◆노동 착취(?) 뭇매
신세계푸드의 ‘불법인력공급, 다단계인력공급’논란은 신세계그룹 이미지에 큰 생채기를 남기고 있다. (주)신세계푸드는 정용진 부회장이 그룹 주력으로 담당하고 있는 사업분야로 단체급식 사업, 식품 제조가공 및 유통 사업, 외식 사업을 주요 사업으로 하고 있다.
▲ 신세계푸드의 ‘불법인력공급, 다단계인력공급’논란은 신세계그룹 이미지에 큰 생채기를 남기고 있다.ⓒ신세계푸드 홈페이지

지난해 공격적인 사업확장과 효율성을 내세워 신세계백화점에서 별도법인으로 독립한지 21년만에 매출 ‘1조클럽’을 달성했다. 그러나 사업확장 과정에서 신세계푸드 음성공장에서 ‘불법인력공급, 다단계인력공급’논란이 불거지면서 매출 ‘1조클럽’달성 빛이 바랬다.

300명에 이르는 노동자들을 신세계푸드가 직접 고용하지 않은 채 전부 삼구FS라는 인력도급업체에다 떠넘기며 임금체불 및 퇴직금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자 악성 일자리로 내몬 신세계푸드에 음성주민들이 들고 일어난 것. 고용노동부 충주지청은 현재 관련 서류 검토와 현지 실사를 통해 위법 사실을 밝혀낸다는 방침이다.

문제는 신세계푸드가 궁색한 해명만 내놓으며 관련 결과에 따라 조치하겠다는 원론적 입장만 밝히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2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신세계푸드는 인력운영 전문업체가 아니다보니 전문인력 업체에 도급계약을 맺고 인력공급을 맡겼다고 말한 바 있다. 신세계푸드 음성공장 건립에 음성군이 6억원을 지원한 것을 알고 있는 군민들은 안정된 일자리를 제공받는 것으로 알았지만 신세계푸드의 이같은 행태에 군민 전체를 무시한 처사라고 분노하고 있다.

◆안전사고 불감증 소통 아쉬워
노동법 사각지대 방치라는 논란 이외에도 안전사고 불감증도 연일 도마에 올랐다. 지난해 9월 개장한 스타필드 하남은 정용진 부회장이 미래 신성장 동력으로 삼고 있는 복합쇼핑몰의 축소판으로 개장 이후 100일만에 740만명을 넘어선데 이어 곧 1000만명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국내 인구의 20%가 방문할 정도로 국내 관광 쇼핑 명소로 확고히 자리 잡았다.

그러나 지난달 29일 ‘스타필드 하남’ 3층 임대매장인 영풍문고 키즈존 천장 장식용 합판이 추락해 A모씨(30대·여)의 이마가 3㎝가량 찢어져 20바늘 꿰매는 수술 등 5명의 고객이 부상을 입으면서 안전사고 논란이 터졌다. 사고 이후 신세계 관계자는 “도의적 책임을 통감하며 피해자 보상과 협의과정에 서점 측과 함께 배석해 재발 방지 등을 약속하는 등 성심성의껏 사고수습에 임하고 있다”고 밝혔다.
▲ 노동법 사각지대 방치라는 논란 이외에도 안전사고 불감증도 연일 도마에 올랐다. 스타필드하남에 입점한 영풍문고 합판 추락으로 인한 사고, 그리고 지난해 스타필드 고양에서 발생한 근로자의 사망사고 등이다. ⓒ트위터, 유족 커뮤니티

사고가 영풍문고 매장 내에서 발생한 만큼 피해보상에선 영풍문고 측에 있다며 한발 물러서 있는 상태지만 문제는 평일 5~6만명, 주말 10만~11만명으로 많은 관광객이 몰리는 것을 감안하면 안전사고에 대한 대비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자사 제품과 다양한 정보 제공을 위해 정용진 부회장이 SNS로 고객과 직접 소통에 나선 상황을 비춰볼 때 최근 벌어진 안전사고와 관련해선 어떤 언급도 없어 의문도 든다. 외형확장에만 치중한 나머지 안전사고에 대한 불감증이 화를 키웠다며 지금까지 보여준 좋은 기업 이미지에 찬물을 뿌릴 수 있어 SNS를 통한 자사 제품 홍보 외에 안전사고에 대한 문제점 지적에 대한 소통도 나서야 한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현재로선 그룹 홍보팀이 원론적 입장만 밝히고 있는 상태다. 이에 안전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는 것을 확인하기 위해 신세계그룹 홍보 관계자와 통화에서 “당시 3층에 병원시설이 마련돼 있어 이송하려 했으나 엠블런스가 도착해 다른 병원으로 이동했다”며 “당시 응급처치 시설이 구비돼 있지 않다는 것은 아니었다”고 억울한 입장을 내비쳤다. 그러면서 “이같은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매뉴얼 외에 입점업체에 대한 교육을 강화하기로 내부 방침을 정했다”며 “추후 세부적인 계획을 세워 진행할 것이다”고 밝혔다.

신세계그룹측의 해명에도 안전시설 점검이 부주의했던 비판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당시 피해자를 비롯한 많은 이들이 게시글에서 “안전직원 한명 보기 힘들다고 대응을 엉망으로 하다니. 아이들 데리고 가지 싫어지네요”라는 반응을 보이는 등 매뉴얼대로 진행했었는지 의문이 드는 이유다.

신세계 안전사고는 올해만 그치지 않았다. 경기도 고양시 삼송지구에서 건설 중인 복합쇼핑몰 ‘스타필드 고양’에서도 지난해 10월 6일 공사장 인부 C씨가 지하주차장 배관 공사 도중 무너진 배관에 깔려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었다. 근로자들은 당시 위험성을 알고 수차례 개선 건의를 지적했지만 공사일정을 핑계로 묵과했다는 증언도 나온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커진 바 있다.

연일 터진 악재에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직접 이와 관련 고객 소통에 나설지 정 부회장의 입이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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