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티도 안입고 알몸으로’ 빈번한 성추행에,회사도 ‘나몰라’

▲ 여성 도시가스 검침원들의 열악한 노동조건이 알려지고 있다. 장시간 노동에도 월급이 열악한데다 각종 성추행에도 시달리고 있는게 현실이다. ⓒ전국공공운수노조
[시사포커스/고승은 기자] 여성 도시가스 검침원들의 열악한 노동조건이 알려지고 있다. 밤낮없이 일해도 받는 월급이 120만원정도에 불과하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분명 노동의 사각지대에 놓여있음에도 사회적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다.
 
서울지역 5개 도시가스 공급업체 중 하나인 서울도시가스는 서울에서 고객센터 14곳을 운영하고 있다. 이 중 종로-은평-서대문구에 근무하는 도시가스 검침원 33명 중 20명이 지난 1일부터 파업에 돌입한 상태다. 이들은 사측이 서울시에서 제시한 임금 가이드라인을 지키지 않고 있으며, 식대·상여금 등 기타 처우도 행정직과 차별받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3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선 파업에 돌입한 가스 검침원(익명)이 출연해 열악한 실태를 폭로했다. 그는 은평구에서만 8년째 일하고 있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그는 “6개월안에 3천400가구를 다 돌아야 한다. 그러면 하루에 50~55집을 마쳐야하는데 빈집이 많아서 하루 150집을 돌아야 한다. 그래서 저녁에 주로 일을 많이 한다”고 밝혔다.
 
그는 “빌라같은 데는 5,6층 짜리가 많잖나. 엘리베이터가 없으니 걸어서 이동한다. 그러면 무릎도 많이 아프고 신발도 닳고, 다치고, 빙판길에 넘어지고, 검침하다 담벼락에서 떨어져서 다리 삐끗하고 그런다. 그런데 다치면 '얼마나 다쳤냐. 병원은 갔냐'고 물어보지 않고 ‘경위서를 써가지고 들어와라’고 한다”고 폭로했다.
 
그는 “(도시가스 계량기를 보려면) 담을 타고 넘어갈 때도 있고, 아니면 난간에 서서 봐야 할 때도 있고, 발이 한쪽발만 들어가는 경우도 있다”면서 다칠 가능성이 높다고 언급했다.
 
또 성추행 문제도 지적됐다. 그는 “요새는 집에 남자분들이 많이 있다. 그래서 가면 홀딱 벗고 나오는 사람도 있다. 가스점검하러 왔다고 해도, 홀딱 벗고 나온다. 팬티도 안 입고 알몸으로 나와 우리 직원이 그걸 보는 순간 그냥 도망나왔다”고 언급했다.
 
그는 그런 성추행 사건이 있음에도 회사 측 태도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런 (성추행이 있었다는)얘기를 하니까 사무실에서 그런다더라. ‘그거 처음 봤어, 남자 몸을 처음 봤냐고’ 물었다더라”고 언급했다. 2차 피해까지 당하는 것이다.
 
그는 성추행 사건이 일어나도 어떠한 사후 대책도 없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알몸사건이 났을 때 우리 대처할 수 있는 뭐를 해달라고 하니까, 호루라기를 하나 줬다. 그런데 호루라기 불 시간이 어디 있겠나. 그런데 (그런 대처조차) 있을 때뿐”이라고 질타했다.
 
또한 월급도 120만원대에 불과함을 언급한 뒤, 각종 추가 수당도 없다고 전했다. 그는 “저희는 주말에 일해도, 야간에 일해도 수당이 없다. 또 점검만 하는게 아니고 검침, 고지서 송달까지 3개 업무를 한다”고 밝히며 “우리도 인간답게 살고 싶다. 일하고 싶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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