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투자는 정상적인 경영 활동의 일환”

▲ 현대차그룹이 미국에 5년 간 31억달러(약 3조6000억원) 규모의 투자에 나섰다. 반면 멕시코에서 생산한 제품에 대해 35% 징벌적 관세를 매기겠다고 한 트럼프 당선인의 선거 공약이 현실화 되면 멕시코공장은 경쟁력을 잃게 돼 ‘애물단지’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사진/시사포커스DB
[시사포커스/김용철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미국에서 물건을 팔고 싶으면 미국에서 고용해 생산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불이익을 주겠다”고 미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압박에 어쩔 수 없이 5년 간 31억달러(약 3조6000억원) 규모의 투자에 나섰다. 반면 지난해 9월 완공한 멕시코공장이 ‘애물단지’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트럼프가 멕시코에서 생산한 제품에 대해 35% 징벌적 관세를 매기겠다고 한 선거 공약이 현실화 되면 멕시코공장은 경쟁력을 잃게 된다. 때문에 현대차그룹에서 미국에 31억달러(약 3조6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밝히며 선제적 대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5일 트럼프 당선인은 “미국서 파는 자동차는 미국에서 생산해야. 아니면 막대한 국경세를 내야”한다며 일본 도요타를 압박했다. 이에 도요타는 5년간 미국에 100억달러 투자하기로 해 사실상 백기 투항했다.

이같은 세계 주요 완성차 업체들이 트럼프 당선인에 백기를 드는 가운데 정진행 사장은 “미국 투자는 정상적인 경영 활동의 일환으로 검토된 것으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의 보호무역주의와는 무관하다”며 “투자금은 친환경·자율주행차 등의 신기술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 투자 확대와 기존 생산시설에서 신차종 생산, 환경 개선을 위한 투자 등에 쓰일 것”이라고 밝혔다.

주요 세계 완성차 업체들이 트럼프 당선인이 압박에 굴복해 투자에 나서고 있는 시점에서 현대기아차에 대한 압박이 나오기 전에 투자의사를 드러내 멕시코 공장 타격을 줄이기 위한 포석으로 보여진다. 트럼프 당선인은 “멕시코서 만든 제품을 미국에 수출할 때 세금 한푼 안낸다. 세금 왕창 물어야”한다며 멕시코 제품에 대한 반감을 드러낸 바 있다. 미국 투자를 유도한 발언이라는 해석이 나오면서 완성차 업체들이 줄줄이 미국 투자에 나선 점을 비춰보면 현대차그룹의 미국 투자는 이같은 시각에서 볼 수 있다는 게 설득력을 얻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북미에 현대차 엘라베마 공장, 기아차 미국 조지아 공장이 들어서 있다. 미국 시장은 중국시장에 이어 두번째로 큰 시장으로 미국 판매량은 142만2603대로 전 세계 판매량의 17%를 차지하고 있다.

한편 트럼프 공약이 현실화 될 경우 기아차공장은 큰 타격을 받게 된다. 지난해 9월  여의도 면적의 1.7배에 달하는 151만평 부지에 멕시코공장을 완성하고 북미에 현대차 엘라베마 공장, 현대차 브라질 공장, 기아차 미국 조지아 공장, 기아차 멕시코 공장 체제를 북미와 중남미를 아우르는 벨트를 형성 글로벌 시장 점유율 확대 전략에 차질을 빚게 된다. 당시 정몽구 회장은 준공식에 참석해 정몽구 회장은 기아자동차 멕시코공장을 기반으로 글로벌 자동차산업 내 전략 거점으로 급부상 중인 멕시코는 물론 북미 및 중남미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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