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관·재계 인사 지난해 보다 참석자 줄어

▲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과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이 참석자들과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앞줄 왼쪽부터 심재철 국회 부의장, 김인호 무역협회 회장,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 김동철 국민의당 국회의원,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손경식 CJ그룹 회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 ⓒ대한상공회의소
[시사포커스/김용철 기자] 대한상공회의소가 4일 주최한 2017년 경제계 신년인사회는 경제계 대표 경영진들이 대거 불참하면서 초라했다. 2016년 경제계 신년인사회는 박근혜 대통령을 비롯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등 정·관·재계 인사 1300여명이 참석한 바 있다.

올해는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소추로 직무정지 상태여서 참석치 못한 가운데 황교안 대통령 권한 대행이 대신 참석했다. 신동빈 회장은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신년인사회 시작 몇 시간 전에 불참을 통보한 데 이어 지난해 참석한 조양호 회장, 권오준 포스코 회장, 허창수 전경련 회장도 불참했다.

전경련이 미르·K스포츠재단의 창구 역할을 했던 것으로 드러나면서 지난달 6일에 열렸던 청문회에 참석한 그룹 총수들 및 회원단체 그룹 CEO들이 여론을 의식 참석하는데 불편함을 느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정·관·재계 참석자도 지난해 비해 300여명이 줄어든 1천여명 안팎이 참석한 것으로 주최측은 밝혔다. 최근 ‘최순실 게이트’에 연루된 일부 그룹 총수들이 검찰 수사와 특검조사를 앞두고 있고 미국 트럼프 대통령 당선과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로 대내외적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경제계 분위기가 침체된 것도 참석자가 줄어든 것에 한몫했다. 게다가 지난해 박대통령이 참석해 경제계 인사들도 덕담을 나눴다면 올해는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참석하면서 신년인사회 의미가 많이 퇴색됐다.   

이날 행사에는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을 비롯해 유일호 경제부총리, 주형환 산업부 장관,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 등 정부각료와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 허진수 GS칼텍스 회장, 손경식 CJ그룹 회장, 구자열 LS그룹 회장,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등이 참석했다.

정계에서는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 김동철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 심재철 국회 부의장, 심상정 정의당 상임대표, 정우택 새누리당 원내대표, 장병완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장, 김무성 개혁보수신당(가칭) 의원 등이, 주한 외교사절로는 마크 리퍼트 주한미국대사, 롤프 마파엘 주한독일대사 등이 참석했다.

◆박용만 회장, 국가경제 근본 변화해야
▲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은 “올 한해 비장한 각오와 준비로 국가경제에 근본 변화를 일으켜야 한다”며 “비장한 각오와 준비가 필요한 시점으로 성장의 틀을 함께 만들어갈 것”을 제안했다. ⓒ대한상공회의소
이날 2017년 경제계 신년인사회 첫 테이프를 끊은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은 “올 한해 비장한 각오와 준비로 국가경제에 근본 변화를 일으켜야 한다”며 “비장한 각오와 준비가 필요한 시점으로 성장의 틀을 함께 만들어갈 것”을 제안했다.

박용만 회장은 올해 기업인들이 느끼는 경제 체감은 드러난 수치보다 위기감이 훨씬 크다는 우려를 나타냈다. 박용만 회장은 “1년 전만 해도 3% 중후반으로 예상됐던 올해 성장률이 최근 2% 초중반까지 내려갈 것으로 이야기되고 있다”며 “선진국은 보호무역 장벽을 높이고, 중국 등 신흥국은 우리의 강력한 경쟁자로 탈바꿈하면서 외부에서 돌파구를 찾기도 쉽지 않은 실정이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기업인들이 다시 신뢰를 받기 위해 솔선수범을 강조한 동시에 기업의 발목을 잡고 있는 규제 및 진입장벽을 낮춰야 한다는 점도 덧붙였다.

그는 “기업의 ‘자율과 책임’은 최대로 살리고 공정이라는 틀을 지키는 테두리(boundary) 내에서 규제와 조정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개혁의 실마리를 찾아가야 한다”며 “기업들부터 솔선수범해 기업들 스스로 한층 성숙한 모습으로 변해서, 다시 신뢰받고 사랑 받을 수 있게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마지막으로 박용만 회장은 최순실 게이트에 연루 의혹을 받고 있는 일부 그룹 총수들과 검찰 조사 및 특검조사를 앞두고 있는 경제인들로 인해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된 것에 경제단체장으로 머리를 숙였다.

◆정부와 야당, 경제 해법 시각 차 
이날 박 대통령을 대신해 참석한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은 경제활성화를 위해 정부와 국회 경제계의 단합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국민체감도가 높은 사업을 중심으로 최대한 조기 예산 집행도 하겠다고 밝혔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김동철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촛불 민심을 동력삼아 경제를 살려야 한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사진 시사포커스/김용철 기자

황 권한대행은 “많은 근로자들이 현장에서 경제를 살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충분한 지원이 뜻대로 되지 않는 게 안타깝게 생각하지만 최선을 다해 우리 경제인들과 국회와 정부 힘을 합쳐 경제 활로를 개척하는데 더욱 힘쓰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올 한해 정부는 경제 활성화와 민생안정, 미래 대비 구조개혁 등에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황 권한대행이 이날 신년인사회에서 정부의 방침을 밝혔지만 조기대선 실현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정부 정책이 제대로 실현될지는 미지수다. 조기대선 여부에 따라 황 권한대행이 밝힌 예산 집행 실행이 결정될 것으로 관측된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김동철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촛불 민심을 동력삼아 경제를 살려야 한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먼저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촛불 민심을 언급한 뒤 한국 경제가 어려움을 극복하고 재도약하기 위해 경제의 선순환이 이뤄져야한다고 강조했다. 추미애 대표는 탄핵정국 앞에서 경제가 많이 염려된다고 운을 땐 뒤 “시장경제의 큰 적은 권력층의 부정부패다”며 “공정하고 정의가 살아 숨쉬는 시장경제가 되기 위해선 부정부패가 사라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

추 대표는 또 “기업인들이 땀 흘려 일한 대가가 근로자에게 돌아가고 기업의 이익으로 돌아가는 경제로 선순환이 이뤄져 재도약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동철 국민의당 비대위원장은 “국회도 여야 없이 경제문제 해결을 위해 이날 신년인사회에 참석했다. 촛불 시민들의 평화적 촛불집회 기적을 경제를 회생시키는 기적으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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