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이재용에 “승마 지원 소홀하다” 불만 토로하면서도, “삼성 지배구조 문제 해결됐으면”

▲ 박근혜 대통령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정유라씨에 대한 거액 지원을 노골적으로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특검팀은 박 대통령에 대한 ‘뇌물죄’ 수사에 더욱 속도를 낼 전망이다.ⓒJTBC
[시사포커스/고승은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정유라씨에 대한 거액 지원을 노골적으로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은 지난 1일 청와대 ‘돌발’ 기자간담회에서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지원 의혹에 대해 “완전히 엮은 것“이라고 강변했지만, 실은 정반대였던 셈이다.
 
2일 <JTBC>에 따르면, 복수의 삼성 측 인사와 특검팀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한 결과, 2014년 9월 15일 열린 대구 창조경제혁신센터 출범식에서 박 대통령은 이 부회장을 따로 불러 “승마협회 회장사를 맡아 달라”고 요구한다. 그러면서 “2020년 도쿄 올림픽에서의 좋은 성적을 위해 좋은 말도 사주고 훈련도 지원해달라”고 요구했다.
 
장충기 미래전략실 사장, 박상진 삼성전자 사장 등 삼성 고위인사들도 모두 특검 조사에서 같은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삼성은 이듬해 3월 승마협회 회장사가 됐고, 그해 8월에는 사실상 최순실씨 딸 정유라씨만을 위해 200억여원을 지원하는 계약을 최씨의 개인 회사와 맺는다.
 
또 박 대통령은 대구에서의 발언 이후 10개월이 지난 2015년 7월 이재용 부회장을 다시 만나서 “승마선수 육성 지원이 소홀하다. 말도 사주고, 전지훈련 지원도 당부했는데 진행된 게 전혀 없다”고 쏘아붙였다.
 
그러면서 최순실씨 조카 장시호 씨가 기획한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도 10억원 정도를 지원하라는 요청을 이 부회장에게 했다고 <JTBC>는 전했다.
 
그러면서도 “자신의 임기 내에 삼성 지배구조 문제가 해결됐으면 좋겠다”는 발언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유라-장시호씨를 지원하는 조건으로 이 부회장의 경영 승계문제를 해결해주겠다는 이른바 ‘대가성’ 발언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특검팀은 박 대통령에 대한 ‘뇌물죄’ 수사에 더욱 속도를 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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