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G6 운명에 MC사업부 존폐 기로 설 듯

▲ LG전자는 MC사업부에서 감소한 다른 사업부로 인력을 재배치하고 있어 내년 MC사업부가 G6을 통해 실적 회복을 못하면 존폐 기로에 서게 된다. 당연히 조준호 사장 역시 MC사업부 수장 자리도 위태로워 질 수 있다. ⓒLG전자
[시사포커스/김용철 기자] 조준호 MC사업부문 사장이 유임되면서 내년 LG스마트폰이 기사회생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 1일 임원인사 및 조직개편을 실시한 LG그룹의 최대 화두는 조성진 사장의 부회장 승진과 조순호 MC사업부문 사장의 거취였다. LG전자 조직이 조성진 부회장 1인 체제로 개편될지 아니면 3인 대표체제를 유지하느냐에 따라 내년 LG전자의 경영 밑그림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뚜껑을 연 결과 조성진  H&A사업본부장은 부회장으로 승진 LG전자 1인체제 시대를 열었다. 그리고 조준호 MC사업부문 사장은 유임됐다.

LG전자는 “2005년(총 60명) 이후 최대 규모의 승진 인사를 통해 젊고 유연한 조직으로의 변화를 추진한다”며 “철저한 성과주의를 기반으로 단기적인 성과뿐 아니라 본원적인 사업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인재를 선발했다”고 밝혔다. 또 “조직에 새로운 변화를 불어넣기 위해 혁신과 변화를 주도할 수 있는 실력 있는 인재를 발탁했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인사 기조로 볼 때 조준호 사장의 유임은 뜻밖의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유임된 조준호 사장 내년도 녹록치 않아
올 3분기까지 지난해에 이어 6분기 연속 적자행진을 이어온 터라 성과주의 기반으로 한 인사로 볼 때는 교체설은 당연할 수 있다. 하지만 내부에서 사장에 취임한지 2년도 되지 않아 성과를 따지기엔 이르다는 분위기 외에도 G5 출시 당시 시장에서 혁신 제품으로 호평이 쏟아졌다는 점도 유임 배경에 무게가 실린다.

그렇다고 해서 면죄부가 주어진 것은 아니다. G5 출시 이후 수율 문제와 모듈 유격 현상이 일어나는 등 대응 마련에 어려움을 겪었고 갤럭시S7과 비슷한 시기에 출시한 것도 악재로 작용해 흥행에 실패하면서 3분기까지 누적 적자가 7천억원 중반대, 4분기 까지 더해지면 1조원에 육박할 것이란 관측이다. 때문에 내년에 G6 출시로 스마트폰 적자폭을 줄이고 흑자 전환에 성공해야 하는 임무가 부여된 셈이다.
▲ 올해 G5 부진으로 LG전자 실적을 갉아먹었기에 조 사장은 내년에 G6 출시로 스마트폰 적자폭을 줄이고 흑자 전환에 성공해야 한다.       ⓒLG전자

조준호 사장의 어깨가 올해 보다 내년에 더 무거워졌다는 점에서 조성진 부회장의 역할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조성진 부회장이 가전사업 성공신화를 MC사업부에 녹아 들인다면 불가능하리란 법은 없지만 사업영역이 달랐던 만큼 MC사업부 부활은 아직 장담하기 이르다.

LG전자는 가전사업에서 견고한 실적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MC사업부의 부활이 절실하다. 가전사업에서 낸 영업이익을 고스란히 MC사업부가 갉아먹으면서 전제 LG전자 성장에 발목을 잡고 있어서다. 때문에 내년 조준호 사장의 MC사업부가 올해처럼 적자 행진을 이어간다면 MC사업부 및 조 사장의 거취에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올해 MC사업부는 인력 감축으로 조직이 점차 축소되고 있다. 지난해 G4의 부진으로 개발 방식을 ‘핸드오버 방식’에서 ‘테스크 조직 방식’으로 바꿨지만 G5에서도 흥행 실패가 이어지자 ‘PMO(Program Management Office)’ 조직을 신설하고, 담당 임원들을 대거 교체하는 등 MC사업본부의 수시 조직개편을 전격 단행한 바 있다. 지난달 14일 공시한 3분기 보고서에 인원은 5714명으로 2분기 7016명 보다 1302명 감소했다.

MC사업부 인력은車전장사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는 LG전자는 MC사업부에서 감소한 다른 사업부로 인력을 재배치하고 있어 내년 MC사업부가 G6을 통해 실적 회복을 못하면 존폐 기로에 서게 된다. 당연히 조준호 사정 역시 MC사업부 수장 자리도 위태로워 질 수 있다.

◆MC사업부 운명 가를 G6  
조준호 사장은 내년 MC사업부의 모든 역량을 G6과 V30에 쏟아 부어 흥행몰이에 나서야 한다. 그러나 대외 여건 상황이 녹록치 않아 부진을 털어낼지 미지수다.

스마트폰 시장이 예전만큼 성장세가 꺾었고, 후발주자인 중국 업체들의 거센 도전에 수익 내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리고 애플과 삼성전자가 올해 부진을 만회하고자 내년 대대적인 혁신에 나설 것이 분명해 보여 스마트폰 양강구도에서 LG전자 스마트폰의 탈출구가 보이지 않다는 게 걱정거리다.

내년 G6에는 갤럭시노트7에 선보였던 홍채인식 기술, LG페이, 무선충천 등 신기술이 적용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모듈형 디자인은 적용되지 않을 전망이 높은 가운데 안정성과 수율문제를 피하기 위해 탈착식 배터리 탑재 전망이 나오고 있다.

LG전자는 지난 10월에 열린 ‘한국전자전’에서 홍채인식 카메라 일체형 모듈 ‘아이리스 스캔 올인원’을 공개하고 신규 스마트폰에 탑재할 계획을 밝혔다.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에 홍채인식 기술을 처음 공개해 뜨거운 시장 반응을 이끌었지만 단종 사태 여파로 빛을 보지 못하고 사라졌기에 LG전자가 이 기술을 G6에 적용해 모바일 금융 생태계 조성에 나설 수 도 있다. 

신기술 장착이 유력한 G6 흥행 여부에 조준호 사장 거취도 함께 결정될 것으로 보여 유임된 조 사장이 내년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자존심 회복에 나설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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