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좋은 현대백화점 대규모 승진 신세계는 소폭 롯데는 안갯속

▲ 유통3사로 불리는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 그룹이 올해 엇갈린 성적표를 받아들면서 현대백화점그룹은 승진잔치가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신세계는 소폭에 그쳤고, 롯데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사진/시사포커스DB
[시사포커스/김용철 기자] 연말 인사철에 접어들면서 재계의 인사 단행이 속속히 이뤄져야 함에도 ‘최순실 게이트’ 여파가 각 그룹에 영향을 미치면서 조기 인사를 단행하거나 인사 날짜도 잡지 못하는 그룹들이 속출하고 있다.

유통업계도 ‘최순실 게이트’ 유탄을 맞은 기업은 언제 연말 인사를 단행할지 깜깜한 상황이다. 이 와중에 유통3사로 불리는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 그룹이 올해 엇갈린 성적표를 받아들면서 현대백화점그룹은 승진잔치가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신세계는 소폭에 그쳤고, 롯데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현대百 실적향상 대규모 승진
30일 업계에 따르면 유통 3사 중 좋은 실적을 거둔 현대백화점그룹은 당초 예상한 12월 중순에 임원인사 관행을 깨고 이른 시기인 11월 28일 부회장 1명 사장 6명 승진의 사장단 인사를 전격 단행 발표했다.
▲ 업계는 이번 현대백화점그룹 인사는 자신감의 표현이라는 분석이 많다. 유통 3사 중 가장 실적이 좋아 선제적으로 사장단 인사를 단행 자신감을 표출했다는 해석이다. 사진/시사포커스DB

현대백화점그룹의 이번 사장단 인사는 지난해 사장 승진자가 없는 것과 비교하면 승진자가 대폭 늘었다. 2014년 사장 승진자가 1명인 것과 비교해도 5명이 늘어난 수치다. 성장 활로 모색을 위해 2014년과 2015년 인사에 사장과 부사장 승진이 많아 2016년 인사에 사장 승진자가 없었다면 2017년 이번 인사는 사장 승진자를 대폭 늘려 불확실한 경영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경영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게 현대백화점측의 설명이다.

업계는 이번 현대백화점그룹 인사는 자신감의 표현이라는 분석이 많다. 유통 3사 중 가장 실적이 좋아 선제적으로 사장단 인사를 단행 자신감을 표출했다는 해석이다. 올 3분기까지 현대백화점의 누적영업이익률은 6.7%로 롯데백화점(4.7%), 신세계백화점(3.7%)보다 높다.

이번 인사를 보면 정지선 회장의 ‘선(先)안정 후(後)성장'과 조직문화 혁신 등 경영철학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는 인사들로 전방에 나선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올해 SK네트웍스 패션부문 인수합병 추진, 아울렛 사업 확장 등 광폭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올 초 정지선 회장은 “어느 정도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중장기 성장전략을 사업환경과 트렌드의 변화에 따라 보완·추진 해야한다”며 “경쟁자가 쉽게 모방할 수 없는 차별화된 핵심역량을 강화해야 한다”고 신 성장동력 육성을 강조한 바 있다. 때문에 이 같은 정 회장의 경영철학을 바탕으로 내년도 경영방향이 이번 인사에 녹아 있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정 회장은 면세점 사업 진출에 그룹의 핵심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이번 인사에 기업 인수합병 전문가이자 재무통으로 통하는 이동호 기획조정본부 사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한 것도 지난해 서울시내 면세점 특허심사에 고배를 마신 이후 올해 면세점 특허전을 지휘하고 있는 점과  SK네트웍스 패션부문 인수합병 건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롯데, 연말 인사 ‘깜깜’
▲ 유통업계 1위인 롯데는 롯데그룹 검찰 수사와 연이어 ‘최순실 게이트’연루 의혹으로 연말 인사를 언제 할지 시점도 잡지 못하고 있다. 신세계 연말 인사는 정용진 부회장 1인 체제 강화로 신세계그룹의 장악력이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사진/시사포커스DB
유통업계 1위인 롯데는 롯데그룹 검찰 수사와 연이어 ‘최순실 게이트’연루 의혹으로 연말 인사를 언제 할지 시점도 잡지 못하고 있다. 더군다나 최순실 국정조사에 신동빈 회장이 증인으로 출석해야 할 상황이라 이에 대한 대비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또 특검 수사 출범으로 특검 조사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올 연말 임원 인사가 내년으로 연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롯데 연말 임원인사는 통상적으로 12월 말에 진행됐다. 롯데는 검찰 수사 이후 그룹 2인자 부재로 인해 조기 인사설이 흘러나왔다. 그러나 ‘최순실 게이트’ 유탄에 맞으면서 연말 임원인사 시기가 불투명해졌다. 연말까지는 최순실 국정조사와 특검 조사로 그룹 분위기가 뒤숭숭해 연기 가능성과 더불어 조직을 추스르기 위해 임원인사를 단행해도 소폭에 그칠 것이란 게 재계의 시각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최순실 게이트 연루 의혹에 최근 면세점 사업 특허 관련 검찰이 롯데를 재차 압수수색 하고 특검에서도 압수수색이 이어진다면 조직 자체가 흔들릴 수 있어 연말 임원인사 시기가 언제 정해질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30일 열린 롯데그룹 사장단 회의에서 연말 임원인사 관련 논의는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연말 임원인사는 ‘안갯속’ 형국이다. 이날 신동빈 회장은 “변화만이 생존을 위한 유일한 답이며 선도적으로 변화를 주도해 자신이 맡고 있는 회사의 생존 가치를 증명해 달라”며 80여명의 계열사 대표들에게 당부했다.

이날 발언을 비추어 볼 때 그룹 내실을 위한 안정에 초점을 맞춰 대규모 임원인사 단행보단 소폭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올해는 검찰 수사와 ‘최순실 게이트’ 등 돌발 악재로 인해 제대로 경영능력을 보여주지 못한 점에서 대부분 사장단들의 유임 가능성 큰 가운데 내년 역량에 따라 대대적인 인사 개편도 조심스럽게 점쳐진다.

◆신세계, 정용진 체제 강화
신세계는 정용진 부회장 1인 체제로 신세계그룹의 장악력이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30일 열린 임원인사는 소폭에 그쳤다.

지난해 정용진, 정유경 남매 분리경영을 실시하면서 큰 폭의 임원인사를 단행한 것과 비교하면 사장 승진 1명 신규 대표이사 내정자 3명 등 77명의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정유경 총괄사장이 이끄는 백화점 부문 사장 승진자는 한명도 없었다. 이날 신세계그룹의 임원인사는 능력과 성과중의 인사에 초점을 맞췄다는 점에서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이 경쟁사보다 낮아 백화점 부문 인사에 영향을 미쳤다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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