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현안 난제 풀지 경영능력 또 다른 시험대 올라

▲ 이재용(좌) 부회장, 정의선(중) 부회장, 정용진(우) 부회장의 3세 경영이 본격화 되고 있는 가운데 난해한 현안들이 앞에 놓여 있어 경영능력을 어떻게 보여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사진/시사포커스DB
[시사포커스/김용철 기자] 삼성·현대차뿐만 아니라 각 그룹들의 수출 실적이 좋지 못하면서 한국 경제에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때문에 재계는 그룹 전면에 나서고 있는 2세 및 3세 경영인들에 대한 위기관리 능력의 시험대로 4분기를 바라보고 있다.

특히 삼성과 현대차는 3세 경영인이 전면에 나서고 있는 상황에서 더욱 그렇다. 유일호 경제 부총리가 19일 제16차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갤럭시노트7 생산 중단과 현대차 파업 여파로 우리 경제의 버팀목이 되어 온 휴대폰과 자동차 생산·수출에 부정적 영향이 우려된다”고 언급한 발언도 현 재계를 이끌고 있는 기업들의 악재로 인한 국내 경제의 리스크 부담이 커지고 있음을 암시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현 상황을 위기로 판단하고 CEO세미나 및 경영진 회의를 열고 경영전반에 대한 변화와 혁신을 주문하고 있는 게 요즘 재계의 흐름이다. 때문에 올 연말 대대적인 인사 태풍이 예고 될 것이란 전망과 함께 그룹 전면에 누가 나설 것인지도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정부당국이 밝힌대로 경제 성장의 동력이 특별히 없다는 점에서 각 기업들이 어떤 경영 방식으로 최근의 악재를 딛고 일어설지 그룹 수장들이 어떤 비전을 선포할지 여부도 이목이 집중될 전망이다. 이와 함께 주목되는 것은 2세 경영 시대에서 3세대로 넘어가기 위한 경영승계 작업도 본격화 되고 있어 이들이 야심차게 내놓은 신사업에 대한 평가다. 자신의 역량을 입증해야 하는 상황에서 경영 환경이 갈수록 어려워지는 가운데 어떤 능력을 보여주느냐에 따라 향후 그룹의 미래도 결정되기 때문이다.

◆이재용식 실용주의 노트7 사태로 ‘삐걱’
우선 3세 경영인의 대표적인 주자는 68년생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두 살 아래인 70년생 정의선 현대차그룹 부회장, 그리고 이 부회장과 동갑내기고 삼성一家인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다.
▲ ‘선택과 집중’을 통한 이재용식 실용주의가 빛을 발하고 있다는 재계의 평가와 함께 매각과정에서 8000여명에 달하는 직원들이 회사를 떠나면서 남아 있는 직원들도 언제 회사를 떠나게 될지 모르는 불안감 때문에 그룹 경쟁력이 약화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사진/시사포커스DB

우선 재계 1위 삼성그룹은 이재용 시대로 완벽히 전환된다. 이재용 부회장은 이건희 회장 와병으로 경영공백이 발생한 가운데 차근차근 공백에 대한 우려를 말끔히 씻고 있다.

이 회장 와병 이후 최근 2년간 인수합병 및 매각으로 그룹 군살빼기에 나선 것은 물론 신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신사업을 발굴 투자도 단행하고 있다. ‘선택과 집중’을 통한 이재용식 실용주의가 빛을 발하고 있다는 재계의 평가와 함께 매각과정에서 8000여명에 달하는 직원들이 회사를 떠나면서 남아 있는 직원들도 언제 회사를 떠나게 될지 모르는 불안감 때문에 그룹 경쟁력이 약화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런 결정판으로 갤럭시노트7 사태가 터지면서 삼성에 위기가 닥쳤다. 갤럭시노트7 리콜에 이어 단종 결정까지 이재용식 경영에 의문부호가 달린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현 사태를 위기로 간주하고 수습에 만전을 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19일 열린 사장단회의에 갤럭시노트7 사태와 관련된 신종균 IT·모바일(IM) 부문 사장과 고동진 무선사업부 사장, 갤럭시노트7 배터리를 생산했던 삼성SDI의 조남성 사장이 참석하지 않은 걸 볼때 글로벌 주요 파트너사 면담 및 발화 원인 분석 등 사태 수습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이번 사태로 4조원대 이르는 막대한 비용 지불과 삼성 브랜드 이미지 타격 등 유·무형 손실이 불가피하게 됐다. 이재용 부회장은 오는 27일 임시주총에서 등기이사로 선임될 예정이다. 재계는 이번 사태가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 성적표’라는 시각도 존재한다. 따라서 등기이사로 선임되면 책임경영을 본격화 한다는 측면에서 이번 사태에 대한 어떤 수습책을 내놓을지, 조기 인사설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인사 시기가 빨라질지 이재용 부회장의 입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정의선 부회장, 품질 및 신뢰 회복 어떻게
한편 이재용 부회장과 항상 비교되는 경영3세로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부회장이 거론된다. 이 부회장 보다 두 살 아래인 정 부회장은 정몽구 회장의 장남으로 1999년 현대차에 입사해 경영 승계 수업을 받아왔다.
▲ 정 부회장이 차세대 그룹의 리더로서 현대차그룹 앞에 놓인 현안에 대해 수습하는 모습을 보여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사진/시사포커스DB

2005년 기아차 사장에 취임하면서 만성 적자로 허덕이던 기아차를 흑자 전환해 성공해 경영능력을 인정받아 2009년 현대차로 둥지를 옮겨 부회장을 맡으며 본격적인 그룹 경영 전면에 나서고 있다. 아버지인 정몽구 회장과 함께 해외 현장을 누비며 그룹 전반에 걸친 현황을 점검 하는 등 회장직을 수행해도 부족하지 않을 정도로 경영수업을 받아왔다.

정 부회장의 경영 능력은 신차 발표를 통해 시장에서 판매호조를 이어가는 등 인정받고 있다. 지난해 야심작 제네시스 모델인 EQ900를 선보인데 이어 최근 G80까지 ‘럭셔리’ 모델로 고급 브랜드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정 부회장의 또 하나의 야심작으로 평가받고 있는 신형 i30와 프라이드는 유럽시장을 겨냥한 것으로 올해 1~8월 현대·기아차의 유럽 판매량은 전년 대비 각각 9.4%, 14.8%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체 현대차 실적 부진이 길어지면서 정 부회장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친환경차, 고성능, 고급차로 대표되는 차세대 사업 추진이 중국·북미 시장에서 성장세가 둔화되고 신흥국 시장의 경제상황이 호전되지 않으면서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또한 노조파업으로 생산 및 손실만 3조원에 달하는 등 현대차 실적에 발목을 잡고 있다. 더군다나 산타페 에어백 결함을 알고도 은폐한 의혹으로 검찰조사를 받는 등 소비자들의 신뢰도 악화 우려가 커져가고 있다.

그룹 총괄은 정몽구 회장이 맡고 있지만 정 부회장이 차세대 그룹의 리더로서  앞으로 이같은 일이 벌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사태를 수습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 경영능력의 시험대 성격으로 볼 수 있다.

◆정용진 부회장, 민원 및 특혜 의혹 풀지
▲ 스타필드 하남에 대한 특혜 의혹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정용진 부회장이 정 부회장이 이같은 현안들을 어떻게 풀어나갈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사진/시사포커스DB

또 하나의 3세 경영인으로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는 인물로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을 꼽는다. 27세 젊은 나이에 신세계백화점 이사에 오른뒤 2009년 총괄대표 부회장 자리에 오른다.

정용진 부회장은 새로운 쇼핑 패러다임을 제시해 유통채널의 구분을 허물고 있다. 이마트타운, 일렉트로마트 등 다양한 실험으로 다양한 콘텐츠와 재미를 누릴 수 있는 공간을 선보이는 것을 넘어 모든 경험을 한 번에 가능케 할 수 있는 복합쇼핑몰 스타필드 하남을 열고 새로운 테마파크 시대를 열었다. 개장 후 한달 만에 300만명을 돌파 월 평균 10만명 이상이 방문한 것으로 입소문을 타고 연착륙 하고 있다.

하지만 문제점도 노출되고 있다. 주말이 되면 수십만명이 방문하면서 하남 일대가 교통지옥으로 변해 민원이 빗발치고 있어서다. 불법 주·정차 및 대중교통 문제 등 지역 주민들의 불만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게다가 스타필드 하남에 대한 특혜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토지매매 정산금 연체 지연 이자 탕감 특혜’ 의혹이 불거졌다. 토지매매 시 정산금 납부기한을 넘겨 지연이자 59억이 연체된 상황이었지만 탕감 받은 사실이 알려졌는데 하남시도시개발공사의 뇌물 수수 건과 연결돼 검찰 조사가 진행 중이고 감사원에 감사청구까지 이어지면서 신세계는 곤혹스런 입장이다.

정 부회장이 이같은 현안들을 어떻게 풀어나갈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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