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정권 말기 설립된 은행권청년창업재단에 4천억원 각출

▲ 은행연합회 소속 은행들과 금융공기업들 총 20곳은 MB정권 말기 설립된 은행권청년창업재단에 현재까지 4천억원을 각출했다. ⓒ은행권청년창업재단
[시사포커스/ 고승은 기자] 농협은행·신한은행·우리은행·국민은행 등 은행연합회 소속 은행들과 산업은행·수출입은행 등 금융공기업들 총 20곳이 4천억원을 각출해 만든 재단이 일부 기금을 MB와 박근혜 대통령의 친인척 관련 회사에 간접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금융판 ‘미르재단’ ‘K스포츠재단’ 이나 ‘노동부판 미르재단’이라고 불리는 ‘청년희망재단’과 유사하다는 목소리가 이어질 전망이다.
 
13일 김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은행권청년창업재단(이하 은청단)은 MB정권 말기인 2012년 5월 23일, 청년창업 및 일자리 창출을 목적으로 설립된 비영리재단이다.
 
이달 기준으로 은청단에는 농협은행이 342억, 신한은행이 449억, 우리은행이 425억, 국민은행이 478억, 하나은행이 374억원 등을 각출했다. 또 산업은행이 281억원, 수출입은행도 70억원을 각출하는 등, 총 20곳이 4천억원의 기금을 각출했다. 김해영 의원에 따르면, 오는 2020년까지 1천억을 추가 조성해 최종 5천억원 규모의 출연금 배정 계획을 세워둔 상태다.
 
은청단은 출연금 4천억원 가운데 1천903억원(올해 9월 기준)을 간접투자로 운용하고 있는데, 간접투자 금액의 약 70%(1천324억원)는 정부가 벤처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만든 성장사다리펀드에 투자됐다.
 
성장사다리펀드에 집행된 돈 중 일부는 MB와 박 대통령의 친인척 기업에 투자가 됐다.
 
김해영 의원은 이중 93억이 박 대통령의 이종사촌 아들 J씨가 대주주로 있는 ‘컴퍼니케이파트너스’에 투자됐고, 24억은 MB의 조카사위인 K씨가 대표로 있는 ‘LB인베스트먼트’에 흘러갔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은행권청년창업재단 또한 기업들에게 준조세 부담을 지웠다는 점에서 미르·K스포츠·청년희망재단 등과 일맥상통하는 점이 있고, 4천억이라는 모금금액은 상상을 초월하는 단위”라고 지적했다.
 
또 김해영 의원은 은청단의 간접투자 운용사 중 지분이 가장 높은 3개 운용사가 기관 및 대기업과 연결고리가 있음을 지적하기도 했다. 김 의원은 지식경제부(현 산업통상자원부) 주도로 설립된 회사의 100% 자회사, 국책은행인 기업은행이 100% 지분을 가진 자회사, 대기업의 창업투자회사 등을 지목했다. 이를 통해 영업수익을 늘리거나, 일부 금액을 페이백 받았다는 의혹이 나온다.
 
특히 대기업 창업투자회사의 365억 규모 영화사업 투자 비중을 보면, 투자금의 대다수인 300억 가량을 대형배급사가 배급을 담당하는 영화에 주로 투자하고 있어 ‘자금조달이 곤란한 청년세대의 창업지원’과는 무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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