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 피해자 4천4백명, 사망자 900명…어처구니없는 일”

▲ 국민연금공단이 가습기 살균제를 제조하거나 유통시킨 옥시 등의 기업에 3조원 넘게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습기 살균제 사건은 ‘안방의 세월호’라 불릴 정도로 심각한 사회 문제디. 사진은 7일 국회 앞에서 열린 4단계 가습기살균제 피해사망자 김명천, 김연숙 추모식 및 기자회견중 ⓒ뉴시스
[시사포커스 / 고승은 기자] 국민연금공단이 가습기 살균제를 제조하거나 유통시킨 옥시 등의 기업에 3조원 넘게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가 총 4천400명에 이르고 사망자가 900명이 넘고 있는 만큼, 가습기 살균제 문제는 ‘안방의 세월호’라고 불릴 정도로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는 상태다.
 
10일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민연금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가습기 살균제로 가장 많은 사망자를 낳은 기업인 영국의 옥시레킷벤키저 주식을 1천450억원(평가금액 기준, 지분 0.18%)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국민연금은 이들 기업을 포함해 SK케미칼, 이마트, GS리테일, 롯데쇼핑, 홈플러스 등 가습기 살균제 관련 기업들에 주식과 채권, 대체투자 등으로 총 3조1천142억원을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연금은 이들 기업 중 홈플러스를 제외하곤 각각 2~3천억대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었다.
 
또 국민연금은 일본의 전범 기업에 대한 투자도 꾸준히 늘려오고 있었다. 2013년 말 51개 기업 6천8억원에 달하던 평가금액은 2014년말 74개 기업 7천646억원으로 늘었고, 2015년말에는 77개 기업 9천315억으로 확대됐다. 올해는 다소 줄었지만, 72개기업 8천800억을 투자하고 있었다.
 
국민연금공단은 수익성 등을 고려해서 투자한다는 입장을 냈으나, 남인순 의원은 도요타, 고마쓰제작소, 파나소닉 등의 기업들의 평가손실이 심각한 수준임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실제로 수익이 마이너스인 경우는 40개 기업으로 투자한 전범기업중 절반(55%) 이상이라고 설명했다.
 
남인순 의원은 이같은 전범기업에 대한 투자와 관련 “평가 손익이 클 뿐 아니라, 우리나라에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주었고, 평화헌법 개정을 추진하며 한반도에 위협적인 일본 전범 기업에 국민연금이 투자해온 것은 지탄받아 마땅하다"며 ”사회적 책임투자 원칙에 기반하여 보다 엄격한 투자라이드라인을 마련하고, 가습기 살균제 관련 기업과 같이 사회적 위해를 끼친 기업과 전범 기업에는 투자를 엄격히 제한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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