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SK·신라·현대百·신세계, 절대 밀리면 안돼!

▲ 롯데와 SK가 잃었던 면세점을 되찾을 것인지와 면세점 진출로 숙원을 이룰 현대백화점의 가능성 여부, 그리고 신라와 신세계의 자존심 싸움이 관심가는 대목이다. 사진/시사포커스DB
[시사포커스/김용철 기자] 대기업으로 할당된 면세점 특허권 3장을 놓고 롯데·SK·신라·현대百·신세계가 총성 없는 전쟁에 돌입한다.

주목할 점은 롯데와 SK가 잃었던 면세점을 되찾을 것인지와 면세점 진출로 숙원을 이룰 현대백화점의 가능성 여부, 그리고 신라와 신세계의 자존심 싸움이 관심가는 대목이다.

10월 4일 입찰 제안서 마감일을 앞두고 이들 기업들은 서로 눈치작전을 펼치며 곧 다가올 혈투를 대비하고 있다. 면세점 특허 기간이 5년에서 10년으로 연장하는 방안의 법안이 의원입법으로 제출돼 있어 이번 특허권을 따내지 못하면 향후 길게는 10년 동안 면세점을 할 수 없다는 점에서 마지막 치열한 수 싸움이 예상되고 있다.

서울 시내면세점 특허권은 3장, 일단 면세점 특허권을 따내는데 강력한 후보군인 이들 4개 기업은 저마다의 장점과 논리를 내세워 특허권을 얻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해 서울시내 면세점 특허권 신규 업체 선정 당시 입찰에 참여한 적이 있던 HDC신라면세점은 이번 특허권에도 참여해 사업 확장에 나서며 롯데와 SK는 면세점을 올해 잃었던 만큼 부활을 노리고 있다. 그리고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탈락의 고배를 씻기 위해 이번에는 반드시 면세점 특허권을 따낸다는 각오로 임한다.

서울 시내면세점 특허권이 3장으로 할당된 것에 대해 이번 국감에서 면세점 특허권을 잃었던 기업을 부활시키려 관세청이 관광객 수를 부풀렸다는 ‘꼼수’라는 비판이 제기된 바 있어 올해 상반기 특허권을 잃었던 롯데 월드타워 면세점과 SK워커힐면세점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하지만 해당 그룹 오너들이 부활에 강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어 면세점 3장의 향방이 누구의 손으로 갈지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롯데와 SK 면세점 되찾나
롯데 월드타워점은 27년간 면세점을 운영한 노하우를 갖고 있어 이번 면세점 특허 입찰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6천억원대 매출로 면세점 업계 3위 매장이다. 월 평균 외국인 방문객만 13만여 명으로 관광유치에 상당한 영업 노하우를 갖고 있다. 또한 올 연말이면 롯데월드타워가 개장하면 시너지 효과도 예상된다. 하지만 롯데 월드타워점 특허에 발목은 잡는 것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구속여부 향방이다.
▲ 롯데와 SK는 면세점을 올해 잃었던 만큼 부활을 노리고 있다. 사진/시사포커스DB

검찰이 신 회장에게 구속영장을 신청하면서 구속될 경우 경영공백 차질로 인한 롯데 월드타워점 재개장의 동력을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외에도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이 면세점 입점 로비 비리혐의로 구속되는 등 악재로 인해 면세점 특허를 허가해 줄지 불투명한 상황이다. 또한 면세점을 잃었던 SK워커힐면세점도 부활을 노리고 있어 관세청이 롯데와 SK에 면세점 특허를 동시에 주는 것도 부담으로 작용한다.

이번 국감에서 비판이 잇따르듯 특혜 시비에 휘말릴 수 있어서다. 때문에 여러 상황을 종합해 볼 때 롯데가 이번 면세점 신규 특허 전쟁에서 불리한 상황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업계 관계자는 “입찰에 뛰어들 예상되는 기업 중 롯데가 현 상황에서 불리한 측면이 다른 기업보다 많은 게 사실이다”며 “그래도 면세점 노하우 등 영업력 그리고 면세점 업계 3위 매장을 쉽게 버릴 없다는 측면에서 특허 허가에 대한 고심이 깊어질 것이다”고 전망했다.

동양매직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된 SK네트웍스는 내친김에 면세점 특허를 재취득해 내년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것으로 여겨진다.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은 “어떤 사업자보다도 경쟁력 있고 미래를 선도할 수 있는 면세점이다. 이런 장점을 통해 특허 획득에 나설 계획이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워커힐 면세점 역시 24년의 경영 노하우를 갖춰 있어 특허를 재취득해도 경영에 무리가 없을 정도로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무엇보다 최 회장이 SK네트웍스 회장에 취임하면서 ‘공격 경영’을 펼치고 있다는 점도 면세점 특허 재취득에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최 회장은 “지난 24년간 국가관광산업 발전의 선봉에 선다는 자신감과 사명감을 갖고 노력을 다한다면 워커힐면세점을 반드시 되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워커힐 면세점은 지난해 3천억원의 매출을 올린바 있고 1천억원을 투자해 리모델링을 단행 한바 있다. SK네트웍스는 기존 월커힐면세점 사업부 조직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고, 면세점 담당 인력도 그대로 유지하고 있어 재개장에 대한 준비 작업을 마친 상태다.

◆현대백화점 면세점 숙원 푸나 ‘재도전’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첫 도전에서 경쟁업체에 밀리면서 면세점사업의 ‘숙원의 한’을 풀지 못해 이번엔 사력을 다해 특허 전쟁에 임한다는 각오다.
▲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첫 도전에서 경쟁업체에 밀리면서 면세점사업의 ‘숙원의 한’을 풀지 못해 이번엔 사력을 다해 특허 전쟁에 임한다는 각오다. 사진/시사포커스DB

현대백화점은 도심공항과 교통 편리성을 내세워 강남지역의 면세점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을 후보지로 정하고 지난달 말에는 현대백화점면세점이라는 별도법인을 세워 면세점 특허전에 뛰어든다.

다른 경쟁사에 비해 현대백화점의 단점은 처음 면세점 진출이라는 점이다. 특허 허가를 받는다 하더라도 면세점사업을 통해 실적 개선에 나서기 까지 시간이 필요할 것이란 전망이다. 하지만 지난해 관세청이 신규 사업자에 특허권을 준 것처럼 이번 특허에도 신규 사업자에게 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에서 가능성은 높다.

다만 HDC신라 면세점이 강남구 현대아이파크타워에 면세점 입점 후보지로 정하고 있어 같은 지역에 신규 면세점 특허를 줄 수 없다는 규정에 의해 경쟁이 불가피하다.

◆신라와 신세계 자존심 싸움
▲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사장과의 자존심 대결이 관전 포인트다. 사진/시사포커스DB

HDC신라면세점과 신세계DF 역시 서울 시내면세점 신규 특허권을 신청하기로 결정하면서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사장과의 자존심 대결이 관전 포인트다.

호텔신라는 지난해 현대산업개발과 손잡고 용산 HDC신라면세점 사업권을 따낸 바 있어 이번에도 현대산업개발과 손잡고 삼성동 아이파크쪽에 면세점 후보지로 선정했다. 면세점을 따내면 강북과 강남을 잇는 ‘면세점 벨트’를 형성 사업 확대에 나선다.

이길한·양창훈 HDC신라면세점 공동 대표는 “HDC신라면세점 2호점은 국산·중소중견기업 브랜드가 주인공인 매장으로 쇼핑 뿐 아니라 대한민국의 역사·문화·음식 등 다양한 관광자원이 공유되는 체류형 여행의 거점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HDC신라면세점은 ‘K-디스커버리관’, ‘상생협력관’이 들어선 용산 1호점 성공사례를 적극 활용해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신세계DF역시 신규 특허권을 신청하기로 결정하고 신청서를 제출한다. 입지는 서울 고속버스터미널 부지의 센트럴시티다. 이곳은 주변에 경부·호남고속버스터미널, 파미에스테이션, JW메리어트호텔서울 등 인프라를 갖추고 있고 유동인구가 많다는 점이 장점이다. 이들 두 기업은 강남 일대를 놓고 지난해에 이어 또 한 차례 맞붙는다는 것과 범 삼성家의 대결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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