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 사장에 박창민 전 현대산업개발 사장이 내정된 가운데 이날 대우건설 이사회가 시장 선임 안건을 통과된 것을 두고 대우건설 노조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박 전 사장 철회 1인 시위 등 가능한 수단을 동원해 철회 움직임을 본격화 하고 있는 중이다.

이 같이 박 전 사장이 대우건설에 둥지를 틀기도 전에 논란의 중심에 선 것은 대우건설 사장 인선 과정에서 현 정권의 실세 정치인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의혹이 터지면서다. 낙하산 가능성이 대두되자 대우건설 노조가 크게 반발하며 철회 움직임까지 불사할 각오다.

임시주총 절차가 남아있지만 박창민 신임사장 내정자가 이 관문을 뚫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다. 하나의 절차 과정일 뿐 대우건설 사장은 박창민 전 현대산업개발 사장이 확정됐다고 봐도 무방하다.

논란은 대우건설 사장 공모 당시 사추위에서 사내 인사 2명을 후보로 압축하자 산업은행이 절차를 중단하고 대상자를 외부인까지 확대하면서 잡음이 일었다. 박 전 사장이 이때 대상자에 들어갔고 최종 후보까지 올라 대우건설 사장 내정자로 확정됐다. 박 전 사장은 주택협회장을 맡으면서 현 정권의 유력인사와 가깝게 지냈다. 때문에 갑자기 산은이 대상자 범위를 확대하고 박 전 사장이 응모했고 최종 내정까지의 과정이 의혹을 살만 했다.

상반기 대우건설은 국내 및 해외 매출 합계 5조5463억 원, 영업이익 1683억 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17.8%, 영업이익은 7.7% 늘었다. 수주는 해외수주 규모가 지난해보다 2배 늘은 반면 국내 수주는 전년 상반기보다 27.4%감소했다. 대우건설은 국내보단 해외수주 비중이 큰 만큼 해외수주 경험이 부족한 박 전 사장이 대우건설 사장에 내정된 것 자체가 잘못된 인사라고 노조측이 강하게 반발하는 이유다.

더욱 큰 문제는 대우건설 사추위가 사내후보 2명을 압축하자 산은이 제동을 건 상황이다. 낙하산 논란의 단초를 제공한 행동으로 대우조선해양을 부실기업으로 만든 산은이 이번에는 대우건설마저 부실기업으로 만든다는 비판이 여기저기서 터졌다.

지금까지 낙하산 인사가 비판을 받은 이유는 능력보단 정치권 입김 등 친분, 학연, 지연 등을 이유로 사장 자리에 내정되기 때문이다. 낙하산 인사라 할지라도 조직을 살릴만한 능력이 있는 검증된 자가 사장자리에 온다면 조직원들이 마다할 이유가 없다. 이 같은 이유 때문이라도 해외수주 실적 경험이 부족한 박 전 사장이 대우건설 사장에 온다는 것에 노조원들의 반발은 예상된 수순이다.

일단 낙하산 논란에 자유로울 수 없는 박 전 사장은 해외수주 경험이 부족하다는 꼬리표를 떼려고 해외수주에 모든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관측된다.

한편 산은은 낙하산 논란이 확산되자 박창민 대우건설 사장 내정자와 대우건설 경영전반에 대해 사전협의를 의무화하는 내용의 양해각서를 맺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산은이 대우건설 경영에 간섭한다는 내용의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 대우조선해양을 부실기업으로 만든 산은의 부실책임론이 커지는 상황에서 대우건설마저 부실기업이 될까 안팎의 비판이 거세다.

낙하산 논란과 산은의 무리수를 잠재우기 위한 단 하나는 박 전 사장이 사장에 오른 다음 자신의 부족한 능력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대우건설의 앞날은 위태로울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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