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청년들에게 우리사회는 이미 스태그플레이션일지도

▲ 가슴'아픈' 청년실업 그리고 안개 속 경제상황. 사진은 면접장의 한 풍경. 사진 / 시사포커스DB
[시사포커스 / 강민욱 기자] 지난 25일 STX조선해양의 법정관리(법원에서 지정된 자가 기업전반활동을 관리, 일명 회생절차)가 사실상 확정된 가운데 한국은행은 26일 ‘2016년 5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를 내놓았다. 한은 관계자는 “조선·해운업에 관한 구조조정 이슈가 부각되며 소비자들의 경기 인식이 나빠졌다”라고 말했다.
 
또한 같은 날(26일) 유일호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고용률 70%를 달성하기는 솔직히 조금 어렵지 않나 생각한다"라고 언급했다. 유 부총리는 “박근혜 정부가 고용률을 매우 중요한 정책 목표로 삼았고, 실제 고용률을 지속적으로 늘린 덕분에 사상 최고”라 밝히기도 했지만 사실상 목표치 달성은 쉽지 않을 것으로 ‘관측’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지난 25일 국회 예산정책처 장인성 경제분석관이 펴낸 ‘소비자물가지수와 체감물가의 괴리 원인 및 보완 방향’ 보고서에 의하면 최근 3년간의 소비자물가는 월평균 1.1%상승하는데 그쳤고 반면 한은이 매달 설문조사하는 수치인 소비자 ‘물가인식’인 체감물가는 2.7% 상승한 것으로 나타난 상황이다.
 
 
실업률과 물가상승(인플레이션), 두 마리의 토끼
어느 나라이던지 간에 실업자도 없게 하고 물가상승률도 낮추길 원하지 않는 정부는 없을 것이다. 그래서 이 두 가지를 동시에 낮추는 것이 가능한지 연구한 학자가 있는데 바로 영국의 경제학자 필립스(Alban William Pillips)다.
 
결론부터 말하면 그는 1958년, 영국경제학술지 Economica에 발표한 논문을 통해서 실업률과 물가상승률을 동시 잡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사실상 증명했다. 즉 실업률이 낮아지면 물가상승률이 높아지고 실업률이 높아지면 물가상승률이 낮아진다는 것이다. 또한 옛말에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없다’는 너무나 유명한 속담도 있다.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없는 이유는 명확하다. 실업자가 늘어나면 전체적으로 소득이 감소하고 소비가 위축된다. 이러한 경기가 나빠지는 상황에서 기업이 상품가격을 올릴 수 있는가? 반대로 고용활성화로 실업자가 줄어들면 근로로 얻은 소득으로 어떤 식이든 소비를 하게 됨은 자명하다. 이렇게 경기가 활성화되는 상황에서 기업이 상품의 가격을 내릴 이유가 있을까?
 
 
한국청년들이 겪고 있을지도 모르는 ‘스태그플레이션’
우리나라의 최근 실업률은 어떤가. 지난 4월 15일 통계청이 내놓은 3월 고용동향을 보면 전체 실업률은 4.3%로 지난해에 비해서 ‘0.3%증가’했다. 전체 실업자는 115만5000명이었으며 전년 같은 달과 비교해 7만9000명이 늘어난 수치다. 중요한 점은 작은 수치이지만 실업자가 ‘증가’했다는 점이다.
 
앞서 글 초반에 언급된 ‘소비자물가지수와 체감물가의 괴리 원인 및 보완 방향’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3년간의 소비자물가는 월평균 1.1% '상승'하는데 그쳤다. 하지만 중요한 사실은 ‘물가가 상승’하는데 ‘실업자가 늘어났다’는 점에 있다.
 
이는 과거 1970년대에 석유파동이 경기를 침체(실업자 증가 및 소비심리 위축)시키면서 그럼에도 물가는 눈치없이(?) 상승하는 저 유명한 ‘스태그플레이션’과 유사하다. 물론 현재의 상황이 진정한 의미의 스태그플레이션 이라고는 결코 말할 순 없지만, 통계상으로는 유사함이 묻어 나온다.
 
한편 더욱 문제는 청년들이다. 유일호 부총리가 오늘 언급했듯이 가장 가슴아픈 부분은 청년층 실업률이 높다는 점이다. 

결국 이같은 통계와 경제정황상 국가 전체적으로 통찰했을 때는 스태그플레이션이 아닐지 몰라도 '3포세대' 그리고 '헬조선'이라는 냉소적 단어로 대변되는 우리 청년들에게 우리나라는 이미 ‘스태그플레이션’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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