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은 '주지도 말고 받지도 말자'

[시사포커스 / 강민욱 기자] 15일은 35회 스승의 날이다. 그러나 교실 현장에서 ‘선생님’을 존중하고 모시는 분위기는 찾기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 물론 일요일이 겹친 것도 요인이지만 스승의 날은 교사끼리 ‘뭉치는’ 날이라는 냉소 섞인 말과 함께 스승의 날 선물 관련 논란을 피하기 위해 ‘주지도 말고 받지도 말자’라는 입장을 고수하는 것도 한 이유다.

게다가 교권이 바닥에 떨어졌음을 보여주는 사례가 점점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 3월 경상북도 어느 초등학교에서 초등생이 '같은반 친구와 화해‘를 요구하는 담임 여교사의 지시를 거부하고 교사의 얼굴을 때려 전학 조치된 사건은 바닥에 떨어진 교권을 보여주는 사례 중 하나다. 해당 여교사는 정신적 충격을 받아 병가를 썼다.
 
아직 어린 ‘아이들’이라고 볼 수 있는 초등학교는 그나마 양반이다. 문제는 의식 및 가치관이 어느 정도 성숙한 ‘준성인’이라 할 만한 고등학교에서도 비슷한 일이 발생한다.
 
2014년 9월경 영남지역 어느 고등학교 J(여·50대)교사는 수업 시간에 휴대폰을 사용한 C군에게 교실 밖으로 나가라고 주의를 줬다. 이에 C군은 돈을 내고 수업을 받는다는 것을 주지시키며 “왜 나가라고 하느냐? 빡치네" 라며 대들다 교사에게 의자를 던진 바 있다. 해당교사는 의자를 팔로 막다가 다쳐 수술까지 받았다. J교사는 충격을 이기지 못해 명예 퇴직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 대변인은 지난 13일 SBS 라디오에 출연, 최근 교총에서 실시한 교권침해 조사결과를 언급하며 ‘매 맞는 교사’를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에 따르면 매년 교총이 접수·처리한 교권 침해 사례 건수는 10년 전 2006년에 비해 약 3배 늘어났다고 전했다.
 
그밖에 이런 메마른 분위기의 스승의 날에 긍정적인 점을 ‘굳이’ 찾기 위해 필자는 현직 교사에게 질문도 했다. 이에 경기도 구리의 한 초등학교 교사 K씨는 “촌지는 거의 근절됐다고 보면 된다” 라고 짤막히 답변하기도 한다.
 
스승의 날 선물을 주고 받아야한다는 것이 아니다. 시대가 변함에 따라 교육현장의 공정성 등 ‘대의’를 위해 어쩔 수 없이 자제될 수도 있다.
 
또한 교원 사기진작 및 지위향상, 금전적 등의 측면은 정부 및 교육부에서 정책적으로 추진·성취해낼 수 있는 사안이다.
 
다만 필자가 전하고자 하는 것은 학생·학부모들이 교사를 진심으로 존중하고 신뢰하는 것, 교사들이 학생들을 사랑하고 ‘참교육’을 위해 열정을 쏟는 것 등의 '풍토'는 ‘돈’이나 ‘정책’으로 쉽게 이뤄지지 않음을 말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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