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시장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

이달 말 분양하는 판교신도시 중대형 아파트의 평당 분양가가 높게 책정됨에 따라 부동산시장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부동산업계에서는 고분양가로 인해 자금력이 부족한 서민들의 청약기회가 제한되는 한편 앞으로 인근 지역에서 분양되는 아파트의 분양가와 매매가가 오르는 부작용이 생길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서민들 청약기회는 멀어져 판교 중대형 아파트의 실질 분양가가 당초 예상보다 높아짐에 따라 사실상 서민에게는 '그림의 떡'이 될 전망이다. 실분양가가 높은 것은 과도한 시세차익을 환수해 임대아파트 건설 등에 활용한다는 취지로만 놓고 보면 바람직하지만 사실상 서민들에게서 청약기회를 뺏어버렸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40평형대를 청약할 경우 초기부담금이 2억원을 넘는데다 투기지역이어서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정을 적용받기 때문에 소득수준이 낮은 사람이 대출받을 수 있는 금액도 작다. RE멤버스 고종완 대표는 "당초 예상보다 분양가가 높아졌기 때문에 초기 부담이 커졌다"면서 "현금을 많이 보유하지 못한 경우에는 당첨되더라도 계약이 어려워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유엔알컨설팅 박상언 대표도 "이번 판교 분양은 현금을 충분하게 보유한 부자들을 위한 잔치로 끝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분양때 청약하기 위해 계속 준비해 온 회사원 정모씨(39)씨는 "당첨을 장담하기도 어려운 상황에서도 준비를 차근차근 해 왔는데 분양가가 높아짐에 따라 자금 부담이 늘어나게 돼 난감하다"고 말했다. 집값 다시 불안해지나 판교 중대형 평형 분양가가 높게 나옴에 따라 5월이후 안정세를 보이고 있는 주택가격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정부가 8.31대책의 후속조치로 3.30대책을 마련한 데 이어 5월에는 '버블세븐'을 거론하면서 거품붕괴 가능성을 경고한 뒤 3개월여동안 주택가격은 안정됐다. 특히 버블세븐으로 지목됐던 강남구, 서초구, 송파구 등과 판교 인근에 있는 신도시 분당 등은 일부 지역에서는 값이 떨어지기도 하는 양상이었다. 나아가 내년부터 중과되는 양도소득세를 피하기 위한 매물과 금리인상에 따른 이자부담을 줄이기 위한 매물까지 늘어갈 경우 내년 상반기까지는 안정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시장의 전망이었다. 그러나 이번 판교중대형 아파트의 실분양가가 높게 나옴에 따라 집값이 다시 상승세로 돌아설 빌미가 생겼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즉 이번 실분양가는 주변 시세의 90%선에서 정해진 것으로 실분양가에 10%를 더할 경우 실제 부동산중개업소에 매물로 나와 있는 호가와 별 차이가 없어 인근 지역의 시세를 인정해 준 결과다. 거품이 있다면서 소비자들에게 거품을 경고했던 정부가 거품이 낀 가격을 기준으로 분양가를 결정하는 모순을 저지른 셈이다. 스피드뱅크 박원갑 부사장은 "지금 약보합세를 보이고 있는 분당과 용인 등의 중대형 아파트값이 들썩일 가능성이 있다"면서 "다만 그동안 너무 많이 올라 상승폭은 크지 않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내집마련정보사 함영진 팀장은 "최근 분당의 시세는 약보합이어서 판교 분양가가 1천800만원 밑으로 내려갈 수도 있겠다는 관측도 나왔다"면서 "이번에 발표된 실분양가는 이런 시장의 예상과 거꾸로 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판교의 실거래가 발표는 주변 시세를 인정해 주는 꼴이 된다"면서 "집값이 진정돼 가고 있는 와중에 악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민간 분양아파트 분양가도 오를 듯 판교 분양에 이어 용인 등에서 분양되는 아파트의 분양가도 높아질 것으로 우려된다. 용인 공세지구에서 현재 분양중인 대주 피오레의 평당 분양가가 45평 1천244만원, 48평 1천291만원, 54평형이 1천314만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판교의 분양가가 평당 600만원 가량 비싼 것이다. 공세지구의 입지가 판교에는 다소 미치지 못하지만 평당 600만원이나 차이날 정도는 아니라는 게 부동산업계의 지적이다. 판교 분양이후 판교 인근 지역에서 분양을 계획하고 있는 업체들도 대체로 평당 1천400만원선을 고려했지만 이를 올릴 수 있는 빌미가 생겼다. 실제로 판교의 평당 분양가가 1천800만원선에서 결정날 것으로 알려지자 용인에서 분양을 준비중인 민간 업체들이 평당 분양가를 1천600만원 정도로 올릴 것이라는 이야기가 부동산업계에 퍼졌다. 부동산뱅크 김용진 부장은 "판교 분양가는 광교 등 미니신도시와 용인 등지에서 분양될 아파트의 분양가를 올려놓는 작용을 할 것"이라면서 "용인 성복지구, 신봉지구 등 민간지구에서 분양할 업체들은 평당 1천300만-1천400만원을 적정 분양가로 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는데 100만원 이상 올라 갈 것이 불보듯 뻔하다"고 말했다. 함영진 팀장도 "판교 분양가는 단순히 판교에서만 끝나는 것이 아니다"면서 "주변 분양가를 결정하는 데 바로미터가 돼 분양가를 상승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당첨되면 그래도 수억원대 차익 고분양가에도 불구하고 당첨되면 수억원대의 차익을 거둘 수 있을 전망이다. 분양가는 분당 시세의 90%선에서 정해졌지만 판교의 입지나 주거환경 등을 고려하면 분당보다 나아 시세도 더 높을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실제로 분당 정자동 파크뷰 48평형의 시세는 13억5천만원-17억원으로 판교 47평형의 분양가가 8억5천500만원인 것과 비교하면 5억원가량 높다. 내집마련정보사 함영진 티장은 "판교는 뛰어난 입지와 사용될 마감재 등을 고려하면 주거를 선도하는 지역과 비교해야 한다"면서 "당첨만 되면 충분한 시세 차익을 거둘 수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시사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