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부회장, 중국 행보 소비자 트랜드 파악 열중

▲ 현대·기아차가 중국시장에서 지난해에 이어 올해 1분기 까지 시장점유율이 10%이하로 밑돌면서 고전을 면치 못하자 중국을 향한 정 부회장의 발걸음이 바빠졌다는 관측이다. 사진/시사포커스DB
[시사포커스/ 김용철 기자] 지난 28일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김포공항을 통해 중국으로 출국한 사실이 알려졌다. 관계자는 정 부회장이 베이징모터쇼 현장 참석과 베이징 공장, 충칭5공장, 허베이4공장을 둘러본다고 전해졌다.

중국을 방문하는 정 부회장은 중국 시장에서 부진을 겪고 있는 현대 기아차의 판로 확대와 중국 자동차 시장의 트랜드 변화를 유심 있게 살펴볼 예정이다.

현대·기아차가 중국시장에서 지난해에 이어 올해 1분기 까지 시장점유율이 10%이하로 밑돌면서 고전을 면치 못하자 중국을 향한 정 부회장의 발걸음이 바빠졌다는 관측이다.

업계는 현대·기아차가 중국 시장에서 고전은 예상치 못한 결과라는 반응이다. 2012년부터 3년 연속 시장 점유율이 10%대를 웃돌면서 중국시장에 안착한 것이 아니냐는 시각이 많았지만 지난해 점유율이 8.9%로 한 자릿수로 떨어졌고, 올해 1분기는 7.2%에 그쳐 위기감이 고조된 상황이다.

◆브랜드 충성도↓ 중국점유율↓ 고민 깊어지나
현대차 관계자에 따르면 중국 4,5공장이 2018년에 본격적으로 가동되면 중국에서 생산능력이 165만대로 현재 105만대보다 60만대 이상 늘어난다. 다만 판매부진이 장기화 될 경우 수익성 악화가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에 정 부회장은 중국 방문에서 중국 공장 수익성 확보 방안 찾기에 골몰할 것으로 관측된다.

현대·기아차의 맏형격인 현대차가 전 분기 대비 1분기 매출이 뚜렷하게 감소했고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도 감소했다. 해외 판매에서 브라질, 중동, 러시아 등 신흥시장에서의 불안정 원가 및 판관비, 환율이 영향을 미쳤지만 중국시장에서 부진이 뼈아팠다.
▲ 다만 판매부진이 장기화 될 경우 수익성 악화가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에 정 부회장은 중국 방문에서 중국 공장 수익성 확보 방안 찾기에 골몰 할 것으로 관측된다. 사진/시사포커스DB
기아차 역시 전 분기 대비 올해 1분기 판매 대수가 하락했는데 중국에서 부진한 실적이 국내 및 미국 유럽 등에서 좋은 실적을 상쇄하면서 전체적으로 판매량이 하락했다.

28일 중국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자동차 판매량은 2115만대로 2014년 대비 7.3%증가했다. 중국 로컬 브랜드도 2014년 38.4%에서 2015년 41.3%까지 올랐다.

이같이 중국 자동차 시장이 상승세임은 분명하지만 현대·기아차가 중국시장에서 경쟁업체 및 중국내수업체에 밀리고 있는 형국이다. 이로 인해 시장 점유율이 하락한 것이 원인이지만 중국 소비자의 마음을 붙잡는데 실패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다.

29일 컨설팅업체 맥킨지의 중국 시장 관련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업체 차량을 보유한 사람 가운데 상위 브랜드로 갈아타겠다는 응답자가 43%로 높게 나왔다. 현대·기아차로선 당혹스런 결과다. 타 브랜드로 갈아탄다는 것은 현재 보유한 차량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가 낮다는 의미다.

현대·기아차로선 브랜드 마케팅을 펼쳤음에도 중국 소비자 마음을 얻는데 다소 시간이 필요한 상황임엔 분명해 보인다.

◆현대차그룹, 아반떼·친환경차 “너만 믿는다”
▲ 현대차는 신형 아반떼(사진, 링동)출격으로 중국시장 공략과 올해 하반기 신형 베르나를 중국 창저우 공장에서 본격 생산하고 판매에 나선다. 베르나는 올해 1분기 중국에서 파는 차종 중 가장 많은 판매량을 올렸다. ⓒ현대차그룹
또 다른 고민거리는 차량 공유 서비스 확대로 개인차량 판매가 줄어드는 상황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에서 밴과 픽업트럭 등을 제외한 승용차 판매는 2020년까지 증가율이 5%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앞으로 큰 문제는 전기차 판매의 급증이다. 전기차 구입에 관심 있는 소비자가 꾸준히 증가해 2011년 이후 3배로 늘었다. 따라서 소비자 트랜드에 맞는 신차 개발과 전기차 개발에 박차를 가해야 중국시장 점유율 반등을 이끌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의 경우 올해 1분기에 신흥국 리스크로 실적이 다소 부진했지만 다른 글로벌 완성차 업체와 비교해보면 선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기아차는 RV에 대한 전 세계적인 인기에 힘입어 좋은 실적이 눈에 띈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2월 출시한 신형 아반떼 출격으로 중국시장 공략과 올해 하반기 신형 베르나를 중국 창저우 공장에서 본격 생산하고 판매에 나선다. 베르나는 올해 1분기 중국에서 파는 차종 중 가장 많은 판매량을 올렸다. 현대차 관계자는 “신차와 SUV 모델을 출시해 중국에서 판매량을 늘릴 계획이다”고 밝혔다.

당장 문제는 2분기도 주요 선진국 경기회복 둔화와 신흥국 시장의 경기침체 등 글로벌 경기가 불확실해 시장 점유율 상승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전망이다.  

이에 따라 현대차 관계자는 “2분기부터 미국, 중국 등 주요 시장에서 신형 아반떼 판매가 본격화되므로 향후 판매 확대, 공장가동률 상승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기아차도 2분기부터 내실경영과 신차로 호조세를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기아차는 신형 스포티지가 2분기부터 글로벌 시장에서 본격적으로 판매되는 데 이어 신형 ‘K7’과 ‘니로’ 등 신차들이 내수 판매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 5월부터 가동되는 기아차 멕시코 공장도 북미와 중남미 시장의 판매를 늘릴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도 친환경차 개발로 수익성 개선에 나선다는 계획도 세웠다. 일단은 신차로 단기적으로 실적 극대화를 꽤하는 한편, 중장기적 관점에서 친환경 개발에 몰두하면서 시장지배력을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현대차그룹은 이같은 투트랙 전략으로 수익성 확대 기반을 넓혀간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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