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와 건강’은 최고 ‘나눔·투명’엔 소홀 지적도

▲ 국내 화장품 업계 1위 아모레퍼시픽. ‘아시아 美’의 대명사로 불리기를 꿈꾸는 기업. 요커들이 좋아하는 화장품 브랜드 설화수로 중국 여심을 파고들고 있는 아모레퍼시픽. 사진/시사포커스DB
[시사포커스/ 김용철 기자] 국내 화장품 업계 1위 아모레퍼시픽. ‘아시아 美’의 대명사로 불리기를 꿈꾸는 기업. 요커들이 좋아하는 화장품 브랜드 설화수로 중국 여심을 파고들고 있는 아모레퍼시픽이 때 아닌 구설수에 올랐다. 조세회피처 페이퍼컴퍼니 설립에 아모레퍼시픽 창업주 자녀들의 이름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인터넷언론 뉴스타파는 파나마 로펌 ‘모색 폰세카’ 내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아모레퍼시픽 창업주인 故 서성환 회장의 장남 서영배 태평양개발 회장과 딸 서미숙씨의 명의로 된 페이퍼컴퍼니 2곳을 발견했다고 지난 21일 보도했다.

아모레퍼시픽그룹과는 직접적인 상관이 없지만 창업주의 자녀라는 점에서 아모레퍼시픽은 난처한 기색이 역력하다. 아모레퍼시픽은 ‘나눔·투명’경영을 강조해온 터라 이번 사건이 자칫 그룹 브랜드 이미지 손상을 입지 않을까 노심초사 하고 있다.

◆나눔·투명 경영 논란 왜
▲ 서경배 회장의 아모레퍼시픽은 ‘K-뷰티’ 시장의 중심에 서면서 아시아를 대표하는 미의 기준으로 우뚝 서고 있다. ⓒ아모레퍼시픽그룹

투명경영을 강조해온 아모레퍼시픽은 올해 주주총회에서 사외이사 선임 건 논란으로 기업 성장과 반대로 가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바 있다.

당시 내부자 출신으로 사외이사를 지난해에 이어 또 다시 선임하는 것에 대해 주주들의 불만이 터졌고, 특히 감사위원회까지 내부자 출신들로 채워질 예정이어서 논란의 중심에 선 바 있다.

그룹은 “법적으로 문제될 것은 없다”고 해명했지만 당시 모든 기업들의 주주총회 사외이사 선임 논란이 ‘뜨거운 감자’여서 투명경영이 후퇴하는 것 아니냐는 따가운 눈총을 받았다. 게다가 나눔 경영도 기부금 논란이 도마에 올라 그룹이 곤란에 처한 적도 있다.

국내 화장품 1위 업계인 아모레퍼시픽이 비약적인 성장에도 기부금을 줄인 것이 확인 되면서 논란거리가 됐다. 2014년 당시 기부금은 177억 원 것에 비해 지난해는 138억원으로 39억원이 감소했다. 서경배 회장의 현금배당은 257억원. “책임 있는 기업시민으로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고 밝혀온 서 회장의 헌금배당보다 적은 액수다. 2위 기업인 LG생활건강의 지난해 기부금 262억원 보다 적어 사회공헌 활동에 인색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 바 있다. 

그런데 조세회피처 페이퍼컴퍼니 설립에 창업주 자녀들 이름이 거론되면서 아모레퍼시픽그룹 입장에선 다시 논란의 중심에 서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화장품 브랜드는 소비자 입소문 여부에 따라 시장점유율 승패가 갈리는 게 많았다. 그룹 입장에선 이번 사건이 화장품 브랜드 이미지 타격을 입을까 염려하는 부분이다.

◆잘나가는 브랜드 그러나 에뛰드
▲ 서경배 회장의 최근 고민거리는 에뛰드로 모아지고 있다. 메이크업 브랜드 에뛰드의 실적 부진에 그룹의 고민도 깊다. 에뛰드는 서 회장의 장녀인 서민정씨가 최대주주로 이름을 올리고 있어서다. ⓒ에뛰드하우스
잘나가는 기업에는 항상 논란거리가 있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고 볼 수 있다. 그만큼 관심이 간 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전신인 태평양그룹에서 화장품으로 다시 회생한 기업이다.

태평양그룹은 화장품 외엔 총체적 부실로 그룹이 무너질 때 당시 35세 나이에 지금의 서경배 회장이 대표이사 사장에 취임하면서 그룹에 매스를 대기 시작했다. 조직 ‘군살빼기’에 돌입하면서 ‘미와 건강’ 중심 사업으로 재편하고 그 외는 과감히 정리했다.

그 결과 지금의 ‘K-뷰티’ 시장의 중심에 서면서 아시아를 대표하는 미의 기준으로 우뚝 서고 있다. 글로벌 기업으로 가기 위한 브랜드 화장품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5대 브랜드인 라네즈, 에뛰드, 이니스프리, 마몽드, 설화수는 아모레퍼시픽의 주력품으로 글로벌 시장 개척에 당당히 이름을 올리고 있다.

지난해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지난해 매출이 5조6612억 원을 달성, 전년 동기 대비 20.1% 성장했다. 영업이익은 9136억원을 기록 38.6% 증가했다. 핵심 계열사인 아모레퍼시픽 화장품 사업이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

이 같은 성장세에도 서경배 회장의 최근 고민거리는 에뛰드로 모아지고 있다. 지난해 매출이 전년에 비해 8.2%줄고 영업이익은 78%나 급감했다. 메이크업 브랜드 에뛰드의 실적 부진에 그룹의 고민도 깊다. 에뛰드는 서 회장의 장녀인 서민정씨가 최대주주로 이름을 올리고 있어서다.

올해는 지난해와는 다르다는 증권가의 전망이 나오면서 에뛰드가 그간의 실적 부진을 딛고 날아오를지 주목된다. 에뛰드 관계자에 따르면 10~20대 고객 층을 대상으로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고 젊은층이 몰리는 핵심 상권에 플래그십 스토어를 운영해 매출 증대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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