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결과제 산적 올해 경영능력이 좌우

▲ 아시아나항공이 1988년 설립되기 이전 항공사는 대한항공뿐이었다. 아시아나항공이 설립된 이후 28년간 두 회사는 항공기 도입, 서비스, 노선 등 다양한 분야에서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항공사의 역사를 써내려 갔다. 사진/시사포커스DB
요즘 항공사들이 서비스 경쟁력 강화에 나서면서 자연스럽게 항공업계 맞수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행보에 관심이 가지 않을 수 없다. 대한항공과 아시나아항공은 3세경영 시대를 준비하고 있으며, 직항 하늘길을 놓고 경쟁하는 등 항공업계 주도권 싸움을 벌이고 있다. 최근 저가항공사들이 경쟁적으로 항공기를 늘려 노선확대를 통해 사업규모를 키우면서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등 대형항공사들의 점유했던 노선들을 잠식하고 있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은 조직슬림화를 통한 몸집 줄이기에 나서는 한편, 저가항공사들과 제휴를 통해 생존모드에 들어갔다. 또한 이 두 항공사는 오너 3세들이 경영 전면에 뛰어들면서 그룹 안팎으로 산적한 해결과제를 어떻게 풀어나갈지도 주목되고 있다.
 
▲ 대한한공은 항공기의 품질 강화를 위해 2018년까지 차세대 항공기 50여대를 도입하고 2019년부터 보잉사의 ‘B737MAX-8’, 에어버스사의 ‘A321NEO’(확정구매 30대·옵션구매 20대씩) 기종을 각각 50대씩 순차적으로 들여온다. 사진/시사포커스DB

◆현재진행형 항공노선 혈투  
아시아나항공이 1988년 설립되기 이전 항공사는 대한항공뿐이었다. 아시아나항공이 설립된 이후 28년간 두 회사는 항공기 도입, 서비스, 노선 등 다양한 분야에서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항공사의 역사를 써내려 갔다.

대한항공이 독점한 노선들은 아시아나항공이 설립되면서 항공노선 혈투가 28년간 이어지고 있다. 두 항공사의 자존심 싸움으로 노선 쟁탈전에 사활을 거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다. 시장개척을 통해 시장 선점을 하는 타 업종과는 달리 항공사의 항공 노선은 항공사가 개척해서 노선을 확보할 수 없다.

각국 정부가 항공협정을 결정하면 정부는 결정된 운항 횟수를 항공사에 배분하는 구조다. 따라서 한 국가의 모든 노선을 확보할 수도 못할 수도 있다. 이에 수익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노선 쟁탈전에 항공사들이 정부 및 각국 정부와도 동반자적 관계를 가져야 하기에 일각에서 제기되는 로비설도 나오는 게 이상한 것이 아니다.

최근 두 항공사의 노선 혈투는 이란으로 가는 직항 하늘길을 놓고 경쟁했다. 일단은 대한항공이 이란 노선을 쟁취해 이란 화물기로 취항 후 여객기로 취항할 예정이다. 이란 노선은 1970년대 운영되다 중단한지 40년 만에 하늘길이 열리 게 된 셈이다. 직항노선을 운항한 적은 없으며, ‘테헤란~베이징~인천’ 노선을 주1회 운항한 게 이란 노선의 전부였다. 그것마저 이란의 경제제재 후 노선은 폐쇄되다 올해 다시 열리게 된 것이다.

이란 직항로 개설을 놓고 박삼구 금호아시아그룹 회장이 이란 테헤란을 직접 방문한 것은 아직 중동노선이 없는 아시아나항공이 중동 진출의 교두보로 활용할 계획으로 여겨 공을 들인 것으로 보고 있다. 중동 노선은 대한항공이 독점 지위를 누리고 있다. 일각에선 아시아나항공이 대한항공에 밀린 것을 두고 금호아시그룹이 경영정상화를 위해 구조조정이 진행 중인 게 영향을 미친 게 아니냐는 분석이다.  
▲ 항공기 품질경쟁력 강화로 고급화시장 수요 확보에도 나서고자 차세대 첨단 항공기 A350부터 프리미엄 이코노미석을 새로 도입한다. 사진/시사포커스DB

◆유니폼에 녹아든 이미지 실제로는   
한편, 두 항공사의 승무원 유니폼을 놓고도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면서 유니폼 제작에도 심혈을 기울여 왔다. 대한항공 유니폼은 창사 이래 11번이 바뀔 정도로 변신을 거듭해 왔다. 현재 착용하고 있는 유니폼은 2005년 이탈리아의 지안 후랑코 페레가 디자인한 것으로 한국적인 아름다움과 세계적 패션감각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자연히 승무원들도 한국적 아름다움을 갖춘 여성들이 많다는 것 또한 특징이다.

반면, 아시아나항공은 창사 이래 한 유니폼을 고집하고 있다. 2003년 디자이너 진태옥씨가 디자인한 것으로 고전미가 어우러져 고급스러움과 우아하고 단아한 여성미가 묻어나 있다. 아시아나항공 광고에서 우아하고 단아한 여성미를 갖춘 모델을 쓰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경쟁력 강화 노사 갈등 풀어야
지난해 두 항공사는 저가 항공사의 노선확대로 인한 수익성 악화 우려가 나옴에 따라 체질 개선 및 항공기 도입 등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대한한공은 항공기의 품질 강화를 위해 2018년까지 차세대 항공기 50여대를 도입하고 2019년부터 보잉사의 ‘B737MAX-8’, 에어버스사의 ‘A321NEO’(확정구매 30대·옵션구매 20대씩) 기종을 각각 50대씩 순차적으로 들여온다.

아시아나항공은 본부조직 및 임원수 축소와 희망퇴직 신청, 국내지점 7개를 기존 영업점과 통폐합을 실시하는 고강도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또한 수익성이 악화되는 노선에는 과감히 노선운행을 중단하는 동시에 동남아 심야노선과 일본 지선 등 11개 노선을 출범을 앞둔 에어서울에 순차적으로 이관한다는 계획이다.

이외에 아시아나항공, 에어부산에 이어 출범을 준비중인 ‘에어서울’ 취항으로 손익구조 개선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그러면서 항공기 품질경쟁력 강화로 고급화시장 수요 확보에도 나서고자 차세대 첨단 항공기 A350부터 프리미엄 이코노미석을 새로 도입한다.

이런 자구노력과 함께 이미지 쇄신도 필요하다. 대한항공은 조양호 회장의 장녀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땅콩회항’갑질 논란으로 국민의 공분을 샀다. 지난 2월에는 조종사노조가 쟁의행위에 돌입한 후 운항을 거부한 기장을 파면하는 등 갈등을 이어오다 조향호 회장의 SNS 댓글 논란으로 노사관계가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일각에선 감정적 대응보단 직원들의 근로환경을 개선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어 조 회장의 고민은 깊어질 것으로 점쳐진다.  

아시아나항공도 고강도 구조조정으로 인한 노사간 갈등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무기한 천막농성으로 고용확보와 임단협문제 해결을 요구하며 사측을 압박하고 있는 반면, 사측은 업무방해로 고소하는 등 첨예한 대립이 이어지고 있다. 노조와 사측이 서로의 목소리에 진심으로 귀를 기울이는 자세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시사포커스/김용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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