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교육의 진실된 직분은 '지식습득'이 다가 아냐

▲ 공교육이 완벽해진다면 사교육은 사라질까? 사진 / 시사포커스DB
사교육비용이 그렇지 않아도 어려운 서민가정들의 지갑을 가볍게 하고 있다. 최근 통계청은 ‘2015 가계동향조사’ 자료를 내놓으며 각 가정의 실 주거비(월세 기준)는 작년 보다 약 20% 상승한 한 달 평균 74,227원으로 나타났고 또한 2015년 기준 학생 자녀를 둔 40대 연령층 가구의 교육비(공교육포함)는 544,614원으로 2014년보다 32,198원 늘어난 것으로 발표했다. 그리고 약 54만원 중 74%가 사교육비용인 것으로 드러나 교육에 관련된 지출이 국민들의 만만치 않은 부담이면서도 중요시되는 지출 항목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맞서 지난 24일 경북교육청은 교육부 전략을 앞세워 34개의 사교육비 줄이기 과제를 설정, 예산 5백억여 원을 투입하여 사교육비 경감에 적극 나섰고 정부와 정치권에서도 사교육비 경감을 통해서 서민 가정에 직·간접적으로 도움을 줘야한다는 취지에 적극 공감하는 입장이다.
 
 
◆ 사교육 받는 원인은? 결론부터 말하자면 ‘경쟁’
하연섭 교수(연세대 행정학과)에 따르면 사교육을 받는 본질적 이유는 ‘경쟁’이라고 말하고 있다. 공교육이 좋고 나쁘고 상관없이 더 좋은 대학에 들어가기 위해서 사교육을 받는 것이라는 의미다. 좋은 대학에 들어가야만 좋은 직장에 갈수 있고 높은 보수를 받을 수 있는 사회적 구조가 사교육을 받는 근본적 주범이라고 꼬집은 것이다.
 
 
◆ 문제... ‘노후의 빈곤’ 그리고 ‘빈부격차 대물림’

작년 7월 기획재정부 중장기전략위원회와 대통령자문 국민경제자문회의가 개최한 '중장기 경제발전전략' 정책세미나에서 우천식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인적자원 고도화를 위한 정책 방향과 과제'를 테마로 한 발표에서 2015년 기준 한해 총 사교육비용이 32조9천억원에 이르렀고 끊임없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고, 이러한 중·장년층 가구의 교육비에 대한 부담이 장차 이들이 노인계층으로 진입했을 때에 빈곤 문제로 나타날 수 있다는 점과 교육비에 대한 부담으로 인해 사회지위이동의 유연성이 경직돼 버릴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한 바 있다.
 
그리고 지난 3월 25일 서울중앙지방법원이 올해 기준 1∼2월 파선선고를 받은 1727명 중 60대 이상의 사람이 428명이라고 발표한 것은 이러한 문제와 전혀 무관하지는 않아 보인다.
 
 
◆ 사교육은 없어지지 않는다 ‘뫼비우스의 띠’
 
신중섭 강원대 교수는 어떤 정책이 나와도 사교육은 줄지 않는다고 말한다. 공교육이 부실해서 사교육이 비대화되는 것이 아니라 대학입시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해 좀 더 좋은 대학에 들어가려는 열망이 사라지지 않기 때문에 사교육이 사라지지 않는 것이라는 것이다. 역시 하연섭 교수와 일맥상통한 견해다. 또한 우리 사회의 인식 또한 바뀌어야 함을 주장한다. 이는 우리 사회에 거의 획일적으로 머리속에 박힌 ‘좋은 대학 = 좋은 직장’ 이라는 생각에 대한 인식 전환을 요구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는 좋은 대학에 들어가 ‘좋은 직장’을 얻는 것도 중요하지만 ‘스스로에게 행복한 직업’을 얻는 것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다는 것이다.
 
한편 구리시의 한 초등학교 교사는 “공립학교는 지식습득 측면에서마저 완벽할 수 없다. 사립 학원처럼 공부테크닉·지식만을 습득하는 곳이 아니기 때문"이라면서 "수년간 선생님 및 또래 학생들과 부대끼며 생활하며 성인이 되어가는 과정을 제공하는 곳”이라는 의미심장한 말을 던졌다. [시사포커스 / 강민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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