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거리 탄도 미사일의 핵 기폭장치, 재진입 실험가능성에 주목

▲ 2012년 4월 15일 김일성 생일 100주년 열병식에 등장한, 노동 2호로 추정되는 탄도미사일. 사진 / 조선중앙통신

북한의 잇단 미사일 발사실험이 탄두에 필요한 핵심기술여부인지 군과 정보기관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합동참모본부는 18일 "북한이 오늘 새벽 5시 55분께 평안남도 숙천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이어 합참은 " 다시 6시 17분경 숙천에서 1발이 추가로 포착됐다" 고 발표했다.

합참은 "우리 군은 관련 상황을 면밀히 추적 감시하고 있으며 북한의 도발에 대한 만반의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군의 핵심 관계자는 "과거 북한의 미사일 도발 때에 비해 좀 더 신중하고 발사의도를 파악중이다"며 "미사일의 탄착 상공에서 상태, 탄두 낙하 상황을 분석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고 밝혔다.

문상균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의 연이은 탄도미사일 발사는 최근 김정은의 지시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김 제1위원장이 "빠른 시일 안에 핵탄두 폭발시험과 핵탄두 장착이 가능한 여러 종류의 탄도 로케트 시험발사를 단행하라"고 지시한 것에 따른 시험발사라는 것이다.

문 대변인은 김 제1위원장의 이런 발언을 적시하면서 "북한은 김정은의 지시로 핵능력 고도화를 위한 시험발사를 서두르고 있는 것으로 우리 군은 본다"고 설명했다.

▲ 북한 미사일에 대해 발표하는 문상균 국방부 대변인. 사진 / 원명국 기자

◆ 발사체의 분석

북한이 1차로 쏜 미사일은 비행거리가 약 800㎞를 날아간 것으로 파악됐다. 사거리를 고려할 때 노동미사일인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은 이동식 발사대(TEL)를 이용해 미사일을 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두 번째 발사한 미사일의 경우 고도 약 17km 쯤 레이다에서 사라져 확인이 어려웠다는게 군 당국의 설명이다. 군에서는 공중에서 폭발한 것으로 추정된다.

◆ 북한의 계속된 미사일 도발

지난 3일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핵탄두 소형화'를 직접 언급하면서 "빠른 시일 안에 핵탄두 폭발시험과 핵탄두 장착이 가능한 여러 종류의 탄도 로켓 시험발사를 시행할 것"을 지시한 데 따라 실제 행동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실제 북한은 지난 1월6일 제4차 핵실험 강행 이후 장거리 미사일 발사(2월7일)→핵탄두 실전배치 주장(3월3일)→핵탄두 소형화 주장(3월9일)→탄도미사일 탄두 재진입 모의시험(3월15일) 등 핵무기 개발과정을 실시간 선전하고 있다.

지난 9일에는 핵탄두에 들어가는 것으로 추정되는 기폭장치(핵폭발체)와 이동식 대륙간탄도미사일 'KN-08'로 추정되는 미사일 모형 및 핵탄두 설계도로 보이는 그림 등을 공개했으며, 15일에는 김정은 제1비서가 탄도 로켓의 탄두부의 재진입 모의시험을 직접 참관하고 지도했다고 전하면서 추가적인 '핵탄두 폭발시험'과 '여러 종류의 탄도 로켓 시험발사'를 예고했다.

▲ 지난 3일 핵탄두 소형화를 애기하는 북한의 김정은. 사진 / 조선중앙통신

◆ 군과 정보기관의 분석

군이나 정보기관에서는 이런 일련의 과정에 과연 실체의 연결고리가 있는지 여부와, 실전배치에 준하는 북한의 기술 상승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실제 18일 새벽에 발사한 노동미사일은 대기권인 고도 200여㎞를 유지한 채 목표 상공에서 해상으로 떨어졌다. 이 때문에 지난 15일 공개한 '재진입체'를 실제 적용했거나 지난 9일 공개한 기폭장치 실험을 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국방부의 한 관계자도 "비행고도로 봐서는 대기권을 비행했다가 낙하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며 " 재진입위한 실험을 했는지 여부는 좀 더 면밀히 두고 봐야 겠다" 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2년 전 발사된 노동미사일의 고도는 이번에 쏜 것보다 더 높았다"면서 "재진입체를 시험하려 했다면 노동미사일보다는 무수단이나 KN-08과 같은 미사일을 이용했어야 한다. 이번에는 핵탄도미시일의 수단인 장거리 비행 능력을 보여주려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군의 한 전문가는 "북한의 장거리 탐지레이더는 성능이 취약해 원거리 탄착지점의 상황 파악이 쉽지 않아 노동미사일의 사거리를 절반가량 줄여 발사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액체연료를 줄여 사거리를 축소한 다음 목표 상공에서 벌어지는 상황을 관측하려는 의도인 것 같다"고 말했다.

북한의 주장대로 핵탄두를 경량화했다면 이번에 쏜 노동미사일의 탄두 부분에 핵물질을 제거한 내폭형 기폭장치만 넣어 목표 상공에서 폭발시켰을 가능성도 커 보인다.

2년 전 사거리를 650여㎞로 줄여 발사했을 때 목표 상공에서 탄두를 폭발시키는 방법을 사용했기 때문에 이번에도 같은 방식을 적용한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노동미사일의 탄두 중량은 700여㎏이어서 핵탄두를 소형화한다면 핵무기 탑재가 가능한 미사일이다.

하지만 경량화나 소형화 여부는 북한의 주장일 뿐 실제 기술로 확인된 것이 없으며, 이를 두고 정보기관이나 군에서도 아직까지는 부정적인 견해가 많다. 다만, 일련의 과정을 분석하면, 북한이 핵탄두 미사일에 아주 중요한 핵심적인 기술을 제외하고는 총론에서는 상당한 기술적 접근에 가까이 간 것은 분명해 보인다.  [시사포커스 / 윤성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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