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거리 탄도 미사일의 핵 기폭장치, 재진입 실험가능성에 주목
북한의 잇단 미사일 발사실험이 탄두에 필요한 핵심기술여부인지 군과 정보기관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합동참모본부는 18일 "북한이 오늘 새벽 5시 55분께 평안남도 숙천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이어 합참은 " 다시 6시 17분경 숙천에서 1발이 추가로 포착됐다" 고 발표했다.
합참은 "우리 군은 관련 상황을 면밀히 추적 감시하고 있으며 북한의 도발에 대한 만반의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군의 핵심 관계자는 "과거 북한의 미사일 도발 때에 비해 좀 더 신중하고 발사의도를 파악중이다"며 "미사일의 탄착 상공에서 상태, 탄두 낙하 상황을 분석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고 밝혔다.
문상균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의 연이은 탄도미사일 발사는 최근 김정은의 지시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김 제1위원장이 "빠른 시일 안에 핵탄두 폭발시험과 핵탄두 장착이 가능한 여러 종류의 탄도 로케트 시험발사를 단행하라"고 지시한 것에 따른 시험발사라는 것이다.
문 대변인은 김 제1위원장의 이런 발언을 적시하면서 "북한은 김정은의 지시로 핵능력 고도화를 위한 시험발사를 서두르고 있는 것으로 우리 군은 본다"고 설명했다.
◆ 발사체의 분석
북한이 1차로 쏜 미사일은 비행거리가 약 800㎞를 날아간 것으로 파악됐다. 사거리를 고려할 때 노동미사일인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은 이동식 발사대(TEL)를 이용해 미사일을 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두 번째 발사한 미사일의 경우 고도 약 17km 쯤 레이다에서 사라져 확인이 어려웠다는게 군 당국의 설명이다. 군에서는 공중에서 폭발한 것으로 추정된다.
◆ 북한의 계속된 미사일 도발
지난 3일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핵탄두 소형화'를 직접 언급하면서 "빠른 시일 안에 핵탄두 폭발시험과 핵탄두 장착이 가능한 여러 종류의 탄도 로켓 시험발사를 시행할 것"을 지시한 데 따라 실제 행동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실제 북한은 지난 1월6일 제4차 핵실험 강행 이후 장거리 미사일 발사(2월7일)→핵탄두 실전배치 주장(3월3일)→핵탄두 소형화 주장(3월9일)→탄도미사일 탄두 재진입 모의시험(3월15일) 등 핵무기 개발과정을 실시간 선전하고 있다.
지난 9일에는 핵탄두에 들어가는 것으로 추정되는 기폭장치(핵폭발체)와 이동식 대륙간탄도미사일 'KN-08'로 추정되는 미사일 모형 및 핵탄두 설계도로 보이는 그림 등을 공개했으며, 15일에는 김정은 제1비서가 탄도 로켓의 탄두부의 재진입 모의시험을 직접 참관하고 지도했다고 전하면서 추가적인 '핵탄두 폭발시험'과 '여러 종류의 탄도 로켓 시험발사'를 예고했다.
◆ 군과 정보기관의 분석
군이나 정보기관에서는 이런 일련의 과정에 과연 실체의 연결고리가 있는지 여부와, 실전배치에 준하는 북한의 기술 상승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실제 18일 새벽에 발사한 노동미사일은 대기권인 고도 200여㎞를 유지한 채 목표 상공에서 해상으로 떨어졌다. 이 때문에 지난 15일 공개한 '재진입체'를 실제 적용했거나 지난 9일 공개한 기폭장치 실험을 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국방부의 한 관계자도 "비행고도로 봐서는 대기권을 비행했다가 낙하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며 " 재진입위한 실험을 했는지 여부는 좀 더 면밀히 두고 봐야 겠다" 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2년 전 발사된 노동미사일의 고도는 이번에 쏜 것보다 더 높았다"면서 "재진입체를 시험하려 했다면 노동미사일보다는 무수단이나 KN-08과 같은 미사일을 이용했어야 한다. 이번에는 핵탄도미시일의 수단인 장거리 비행 능력을 보여주려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군의 한 전문가는 "북한의 장거리 탐지레이더는 성능이 취약해 원거리 탄착지점의 상황 파악이 쉽지 않아 노동미사일의 사거리를 절반가량 줄여 발사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액체연료를 줄여 사거리를 축소한 다음 목표 상공에서 벌어지는 상황을 관측하려는 의도인 것 같다"고 말했다.
북한의 주장대로 핵탄두를 경량화했다면 이번에 쏜 노동미사일의 탄두 부분에 핵물질을 제거한 내폭형 기폭장치만 넣어 목표 상공에서 폭발시켰을 가능성도 커 보인다.
2년 전 사거리를 650여㎞로 줄여 발사했을 때 목표 상공에서 탄두를 폭발시키는 방법을 사용했기 때문에 이번에도 같은 방식을 적용한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노동미사일의 탄두 중량은 700여㎏이어서 핵탄두를 소형화한다면 핵무기 탑재가 가능한 미사일이다.
하지만 경량화나 소형화 여부는 북한의 주장일 뿐 실제 기술로 확인된 것이 없으며, 이를 두고 정보기관이나 군에서도 아직까지는 부정적인 견해가 많다. 다만, 일련의 과정을 분석하면, 북한이 핵탄두 미사일에 아주 중요한 핵심적인 기술을 제외하고는 총론에서는 상당한 기술적 접근에 가까이 간 것은 분명해 보인다. [시사포커스 / 윤성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