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출혈 경쟁에 ‘단가 후려치기’ 우려

▲ 대형마트와 소셜커머스의 역마진 전쟁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뉴시스
대형마트와 소셜커머스의 역마진 전쟁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이마트 측은 소셜커머스 업체를 겨냥해 최저가 제품군을 늘리고 있다. 배송을 강화해 30~40대 주부로 대표되는 고객층을 되찾아온다는 전략이다.
 
이마트는 지난 18일 기저귀 제품에 대해 ‘유통 전 채널 최저가’를 선언했다. 이마트가 언급한 유통 전 채널은 온라인 쇼핑몰 등 소셜커머스 업체로, 온·오프라인 대표 유통업체 가격 조사를 통해 최저가 제품을 내놓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일별 가격 조사를 통해 주단위 최저가격을 유지할 방침이다.
 
이어 지난 23일에는 남양, 매일, 일동, 롯데푸드 등 국내 분유업계 주요 4개사의 1위 브랜드 15개 제품을 선정, 기존 판매가 대비 35% 가량 할인 판매했다.
 
임페리얼 XO는 1~4단계·3개 기준으로 6만7800원, 6만8900원, 5만4600원, 5만5600원에 판매됐다. 엡솔루트 명작은 1~4단계·3개 기준으로 6만3800원, 6만3800원, 5만1800원, 5만1800원 등에 판매됐다.
 
이마트는 분유 가격을 대형마트 업계 대비 최대 39%, 온라인몰과 소셜 커머스 대비 최대 35% 저렴한 수준으로 낮췄다고 설명했다. 업계에 따르면 롯데마트도 지난 18일부터 남양 임페리얼XO 최저가 판매에 들어갔으며, 오는 25일 추가로 가격을 내릴 예정이다.
 
◆소셜커머스, 공세에 대응 나서
 
이마트의 공세에 맞서 소셜커머스 업체들도 이날부터 즉각적인 대응전에 나섰다. 쿠팡은 지난 18일 기저귀 제품에 대해서는 가격 최저가를 즉시 반영하지 않고 관망하는 모습을 먼저 보였지만 분유값은 20~30 주부들이 민감하다는 점을 고려해 즉각 가격을 조정했다.
 
현재 쿠팡에서도 임페리얼 XO를 1~4단계·3개 기준으로 6만7800원, 6만8900원, 5만4600원, 5만5600원에 판매한다. 엡솔루트 명작은 1~4단계·3개 기준으로 6만3800원, 6만3800원, 5만1800원, 5만1800원 등에 판매된다.
 
기저귀 역시 이마트 측에서 제시하고 있는 가격을 맞추거나 향후 최저가로 고객에게 내놓는다는 방침이다.
 
이마트 측에서 가격을 내린다고 대응할 생각은 전혀 없으며, 원래 업계 최저가를 지향했기 때문에 기존 관행대로 가격을 낮췄을 뿐이라는 게 쿠팡의 설명이다.
 
▲ 대형마트와 소셜커머스 등 온라인쇼핑몰들이 최저가 경쟁을 벌이자 납품업체들 사이에서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쿠팡

롯데마트는 최저가 가격 전쟁에서 한 발 물러나 롯데그룹 유통망을 활용해 고객에게 최저 가격으로 해당 제품을 공급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롯데마트, 롯데슈퍼에서만 판매된 제품들을 오는 25일부터는 롯데닷컴, 롯데아이몰에서도 구입할 수 있다. 여기에 L포인트, 롯데카드 등의 할인 혜택을 더하면 업계 최저가 수준으로 물품을 구입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산이다. 역마진 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입을 수 있는 손해를 최소화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납품업체 긴장 왜?
 
대형마트와 소셜커머스 등 온라인쇼핑몰들이 최저가 경쟁을 벌이자 납품업체들 사이에서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가격 인하로 인한 판매 증대로 당장은 매출 상승에 영향을 미치겠지만, 멀리 보면 납품가 하락이 불가피할 것이란 우려 때문이다.
 
현재 대형마트들은 자체 이윤을 축소하면서 할인율을 높이고 있는 상황이다. 제조업체들 역시 현재까지 공급 조건에는 변화가 없어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납품업체들의 표정이 달갑지 않은 이유는 대형마트와 온라인 쇼핑몰의 가격 경쟁 과열로 정상적인 가격에 납품을 못하게 될까 우려되기 때문이다. 극심한 경쟁 탓에 이른바 ‘단가 후려치기’가 예상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최근 롯데마트의 ‘삼겹살 갑질’ 논란으로 치열한 할인판매 경쟁의 문제점이 도마에 오르기도 했다. 당시 삼겹살을 롯데마트에 납품하던 업체는 지난 3년간 단가 후려치기에 100억원의 손해를 봤다고 주장했다. 반면 롯데마트는 이같은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는 이유로 공정거래위원회 조사결과를 기다리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시장 자체가 커진 영향으로 매출이 오른 것이 아니기 때문에 업체로서는 마냥 좋아할 수 없다는 반응도 나온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가격인하는 매출 상승을 기대할 수 있는 전략 중 하나”라면서도 “그러나 저가 경쟁이 심해질 경우 대형마트가 일방적으로 납품가 인하를 요구하면 납품업체는 큰 부담을 지게 된다. 치열한 가격 전쟁이 달갑지만은 않은 이유”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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