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경제살리기에 미칠 부정적 영향 우려

논란이 많았던 정치인들은 다수 포함된 반면 재벌총수를 비롯한 경제인들은 대부분 제외된 8.15 사면복권 대상자 결정에 대해 재계는 큰 아쉬움을 나타내면서 향후 경제살리기에 미칠 부정적 영향을 우려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관계자는 11일 사면.복권 대상자 명단이 발표된 후 "실질적으로 기업활동에 종사하고 투자에 영향을 미칠만한 경제인은 사실상 단 한명도 포함되지 않았다"면서 "기업들의 투자의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기업인들에게 투자의욕을 불러 일으켜 경제를 활성화하고 일자리를 늘리는 것이 당면한 최대의 과제라는 점에서 이번 사면에 경제인들이 포함됐더라면 매우 의미있고 중요한 정책 시그널이 됐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그는 "그동안 기업인들이 투자에 적극 나서지 못한 것은 법적, 행정적 규제 탓도 있지만 반기업정서나 분위기가 더 크게 작용했다고 본다"면서 "사면결정을 지켜보면서 정부가 기업들의 기 살리기에 큰 우선순위를 두지 않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갖게 됐다"고 밝혔다. 대한상공회의소는 공식 논평을 통해 "대한상의 등 경제5단체가 건의한 기업인들이 이번 광복절 사면에 충분히 반영되지 못한 점을 아쉽게 생각한다"며 "특히 그동안 경제성장과 기업경영에 공이 큰 기업인들이 거의 포함되지 않은 점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다"고 말했다. 대한상의는 "이번 조치에 포함되지 않은 기업인들이 국민대화합과 경제활성화를 위해 다시 헌신할 수 있도록 조속한 시일내에 대폭적인 사면조치가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재벌그룹의 한 관계자는 "그렇지 않아도 정부.여당 또는 당내 노선 갈등으로 인해 여당이 제안한 이른바 '뉴딜'의 실현가능성에 회의가 일고 있는데 첫번째 시금석이라고 할만한 사면.복권이 받아들여지지 않아 '뉴딜'의 추진동력이 약화될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비슷하게 논란의 소지가 있는 사안인데도 정치인에 대한 사면은 강행하면서 기업인들은 제외했다는 것이 시사하는 바가 무엇인지 정부가 깊이 생각해봤는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한국경영자총협회 관계자는 "여당이 서민경제 회복을 위해 투자활성화를 하고 기업에 힘을 보태겠다면서 '경제인 사면'도 적극 말했었고, 특히나 이는 경제를 살리는 분위기 조성 차원에서 필요했던 것이었는데 반영이 미흡한 것 같아 아쉽다"고 말했다. 회사 소유주 또는 경영인의 사면을 희망했던 그룹들도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비자금 조성 등으로 유죄를 선고받은 소유주 형제의 사면복권을 기대했던 두산그룹은 "이번 사면을 통해 박용성 전 회장이 IOC 위원으로 동계올림픽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는 기회였는데 아쉽다"고 말했다. 한화는 계열사 주식매수 등으로 회사에 손해를 끼친 업무상 배임과 대한생명 인수와 관련해 뇌물을 전달하려 한 점 등이 유죄로 인정돼 징역 1년6개월을 선고받았던 김연배 전 한화증권 부회장이 제외된데 대해 아쉬움을 나타냈다. 한화 관계자는 "김 전부회장이 개인적인 비리가 없었던데다 고령이고 건강이 안좋은 상태여서 이번에 사면되길 기대했었다"며 "사면 대상에서 제외돼 안타깝다"고 말했다. 재판중인 총수가 경제단체들의 선처 건의대상에 올랐던 현대자동차, SK 등은 "재판중인 사안에 대해 언급하기는 어렵다"고 말을 아끼면서도 기업인들에게 냉엄한 기류가 수사나 판결에 미칠 영향에 대해 우려하는 모습을 보였다.
저작권자 © 시사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