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카드를 인수하더라도 구조조정 않겠다는 원칙 천명

LG카드 본입찰에 참가한 농협과 신한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가 LG카드를 인수하더라도 구조조정을 하지 않겠다는 원칙을 천명하는 등 LG카드 인수 경쟁이 `명분전'으로 변모하고 있다. 이들이 제시한 LG카드 인수 가격이 비슷할 경우 인수의 명분이 비가격 요소에 영향을 미쳐 결국 인수 경쟁의 승부처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농협 고위관계자는 11일 연합뉴스와 가진 통화에서 "LG카드를 인수하더라도 구조조정은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농협은 농협-비씨카드를 관리하는 최소한의 인원을 제외하고 카드 관련 직원이 없기 때문에 LG카드를 인수한 후 구조조정을 하려고 해도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올초에 인수한 NH투자증권도 마찬가지 이유로 구조조정을 한 적이 없으며 앞으로도 구조조정 계획이 없다"고 강조했다. 농협은 우리은행과 미래에셋 등으로부터 자금을 조달해 `완전 토종자본'이라는 점, 하나로클럽 등 경제부문 유통망과 시너지 효과를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신한금융지주 관계자는 "조흥은행 인수 과정에서도 사실상 구조조정은 없었다"는 말로 LG카드 인수 시 구조조정을 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이 관계자는 "다른 인수 후보가 점차 여론 조성에 나서는 것으로 보이지만 이같은 명분전에는 말려들지 않겠다"며 "신한지주는 지금까지 경험을 통해 시장에 지속적으로 신뢰를 줬다고 생각한다"고 우회적으로 답변했다. 신한금융은 조흥은행 등의 인수를 통해 인수.합병(M&A) 능력을 이미 검증받았다는 점, 가장 안정적인 구조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는 점 등을 강점으로 꼽고 있다. 하나금융지주도 LG카드를 인수하면 구조조정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하나지주는 하나카드 인원이 총 100여명에 불과하며, 신한지주나 농협에 비해 중복 고객도 적어 인수 후 시너지 효과도 크다고 강조했다. 하나지주 윤교중 사장도 이날 오찬 기자간담회를 통해 "적정가격은 얼마나 많은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느냐에 따라 달라진다"며 "LG카드 인수로 인한 시너지는 하나금융이 가장 크다"고 말했다. 시너지 효과가 상대적으로 높다고 판단한 만큼 적정가격을 높은 수준으로 보고 과감하게 가격을 써냈다는 것이다. LG카드 매각에 정통한 관계자는 "인수 제시 가격이 비슷할 경우 비가격요소가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의 주요 결정 요인이 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각사가 구조조정이 없다는 원칙을 미리 천명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산업은행은 본입찰 마감 후 입찰 금액 등 가격요소와 향후 경영계획 등 비가격요소를 종합적으로 평가해 가능한 한 빠른 시일 안에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예정이라고 밝혔으나 금융가는 빠르면 다음주 말에 결과가 나올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산업은행은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이후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이후 최종매매 계약을 하는 방식으로 일정을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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