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블스도어 추가 오픈…“트렌드 소개만” 일축 후 은근슬쩍 확장

▲ 데블스도어는 지난 2014년 11월 1호점인 반포 센트럴시티점을 오픈한지 1년여 만에 점포 확장에 나섰다. ⓒ뉴시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야심작 ‘데블스도어’가 부산 해운대와 경기 하남 등에 추가 점포를 오픈한다는 소식에 눈총이 따갑다. 수제맥주 전문점 데블스도어를 운영하는 신세계푸드가 “새로운 트렌드를 소개하기 위한 매장 정도로 생각해 달라”며 당시 일었던 대기업의 골목상권 침해 논란을 일축한 지 1년여 만에 얼굴을 고쳤기 때문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푸드는 오는 4월 부산 해운대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 8월 이후에는 경기 하남시 유니온스퀘어에 각각 ‘데블스도어’ 센텀점, 하남점을 오픈한다. 지난 2014년 11월 데블스도어 1호점인 반포 센트럴시티점을 오픈한지 1년여 만에 점포 확장에 나선 것이다.
 
데블스도어는 매장 내에 양조설비를 설치하고 직접 제조해 판매하는 수제맥주 전문점으로, 국내·외 수제맥주까지 총 20여종 주류를 판매한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브랜드 론칭부터 매장 콘셉트, 메뉴 구성까지 직접 챙긴 것으로 알려져 ‘정용진 맥주’로 불리기도 한다.
 
신세계푸드에 따르면 반포 데블스도어는 개장 이후 약 30만명이 방문할 정도로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하루 평균 600여명, 월평균 2만여명이 매장을 찾아 1년 만에 사업성을 확인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맥주 맛 검증만 한다더니…
 
그런데 데블스도어의 추가 출점 소식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이 쏠린다. 먼저 사업성이 있는지를 판단하고 일부 점포를 오픈해 소비자들의 반응을 살핀 후, 점차 매장을 확대하면서 거대 자본과 유통망을 이용해 사업을 확대하는 게 대기업의 사업 방식이기 때문이다.
 
업계는 올게 왔다는 반응이다. 일부에서는 신세계푸드의 데블스도어가 결국 프랜차이즈화 될 것이며, 신세계가 향후 주류사업에도 뛰어들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신세계그룹이 주류계열사인 신세계L&B를 통해 와인 유통업을 강화하고 있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 한다. 신세계L&B는 지난해 초 파주·여주 프리미엄 아울렛에 각각 주류 전문 매장인 ‘와인앤모어’ 1·2호점을 개장했다.
 
문제는 신세계푸드의 논란에 대한 대응이다. 신세계푸드는 골목상권 진출 논란이 발생 당시 “전혀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혔지만, 시간이 지나 논란이 사그라들자 슬쩍 점포 확대를 추진하는 모양새다.
 
외식업계의 한 관계자는 “신세계푸드는 데블스도어의 골목상권 침해 논란이 일자 ‘자사 외식업체에 선보이기 전 고객들에게 먼저 맥주를 선보이고 맛을 검증하기 위한 것일 뿐이다. 새로운 트렌드를 소개하기 위한 매장 정도로 생각해 달라’고 일축했다”면서 “마치 사업 확장을 하지 않겠다는 듯 안심시켰지만, 결국 1년여 만에 말을 바꿨다”고 비판했다.
 
▲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야심작 ‘데블스도어’가 부산 해운대와 경기 하남 등에 추가 점포를 오픈한다. ⓒ신세계

◆아이스크림 ‘오슬로’, 사업 확장 가능성도
 
그동안 신세계푸드는 골목상권 침해 논란의 단골손님이었다. 신세계푸드의 한식뷔페 브랜드인 ‘올반’의 경우, 이랜드의 자연별곡과 CJ푸드빌의 계절밥상 등과 더불어 강도 높은 비판을 받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장 수는 급속도로 확대됐다. 상생을 외치던 신세계의 올반은 지난 2014년 10월 1호점을 오픈한 이후 현재 13개 매장(지난해 12월 기준)을 운영하고 있다. 한식이 동반성장위원회의 권고에 따라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됐음에도,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매장 수 확대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이다.
 
신세계푸드는 한식뷔페 뿐 아니라 아이스크림 전문점으로 외식 사업 영역을 확대하면서 지적을 받기도 했다. 신세계푸드는 지난해 일본의 아이스크림 브랜드 시로이치와 기술 제휴 계약을 맺고 ‘오슬로’를 론칭했다. 오슬로는 우유를 기본으로 한 소프트 아이스크림 브랜드로,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 처음으로 임시매장 형태로 오픈했다.
 
신세계는 오슬로를 백화점뿐 아니라 로드숍으로까지 진출시킬 계획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골목상권 진출이라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됐다.
 
당시에도 신세계푸드는 “오슬로의 경우 팝업스토어를 열고 가능성을 알아보고 있는 단계다. 브랜드를 확장할 지 여부에 대해서는 결정된 바가 없다”고 일축했다. 데블스도어의 이번 점포 추가 출점처럼 사업 확장 가능성은 얼마든지 열려있다는 지적이다.
 
<시사포커스>는 이같은 지적에 대한 신세계푸드의 입장 등을 묻기 위해 수차례 전화통화를 시도했지만 연결이 되지 않았다. [시사포커스 / 신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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