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점·베트남·PB상품·간편결제 등 사업 분야별 격돌 예고

▲ 유통가의 맞수로 불리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자존심 대결이 올해 각 사업부문별로 한바탕 격돌을 벌일 전망이다. ⓒ신세계
유통가의 맞수로 불리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자존심 대결이 올해 각 사업부문별로 한바탕 격돌을 벌일 전망이다. 숙원사업이던 서울 시내면세점 입성에 성공한 정 부회장은 롯데와 명동 상권을 두고 ‘총성 없는 전쟁’에 들어간다. 해외에서는 대형마트 베트남 시장을, 온라인에서는 간편결제 시장을 놓고 치열한 경쟁이 예고돼 있다.

신동빈 회장과 정용진 부회장의 자존심 대결 가운데 가장 큰 주목을 받는 건 명동 면세점 전쟁이다. 올 상반기 서울 명동에서 두 사람의 면세점 혈투가 예고돼 있다.
 
그간 명동을 방문하는 유커는 사실상 롯데면세점 본점(소공점)이 장악해왔는데,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 지난해 11월 신세계가 서울 시내 면세점 사업권을 획득하면서다.
 
정 부회장과 동생 정유경 사장과의 분리경영으로 사실상 면세점 사업을 정 사장이 진두지휘하게 됐지만, 사업권 획득에서 지대한 역할을 한 정 부회장의 영향력이 전혀 없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면세점 부문에서 롯데는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었다. 롯데는 유커들이 가장 선호하는 쇼핑장소인 명동상권의 영향력을 중심으로 면세점 사업에서 몸집을 불려왔다.
 
신세계는 늦어도 5월 중으로 시내 면세점을 오픈할 계획이다. 최대한 빨리 오픈해야 경제효과 및 고용 창출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현재 브랜드 유치, 매장 리뉴얼 등 면세점 구성을 위한 조직 구성을 서두르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번 명동 면세점 전쟁은 유통 맞수인 두 사람의 자존심 대결이 될 것으로 보여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며 “올해 중국 중추절을 전후로 해서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베트남 시장서 대형마트 사업 격돌
 
국내에서 면세점 전쟁을 벌인다면 해외에서는 대형마트 시장을 놓고 두 사람이 경쟁을 벌인다.
 
이마트는 지난해 말 베트남 호치민시에 베트남 1호 ‘고밥점’의 문을 열었다. 2개 층으로 이뤄졌으며 총 3200평 규모다. 이마트가 해외에 신규로 점포를 낸 건 지난 2011년 이후 4년만이다. 중국 진출에 사실상 실패한 후라는 점에서 정 부회장은 신중한 전략을 취하고 있다.
 
이마트는 베트남 진출을 향후 라오스·인도네시아·미얀마 등 동남아 신흥국 진출의 전략적 교두보로 삼을 계획이다. 이마트는 고밥점을 시작으로 향후 호치민 시내에 2호점을 여는 등 영토확장에도 나선다.
 
롯데마트는 이마트의 베트남 상륙에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게 됐다. 롯데마트는 베트남 시장을 지켜야 하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현재 롯데마트는 베트남에 11개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 2008년 12월 베트남 호찌민에 1호점 오픈을 시작으로 7년동안 11호점까지 늘렸다.
 
올해 말까지 1개점을 추가로 오픈, 총 12개의 매장을 운영할 계획인 롯데는 업계로부터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업계는 이르면 올 상반기 두 사람의 싸움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 신세계와 롯데는 명동 상권을 두고 ‘총성 없는 전쟁’에 들어간다. 해외에서는 대형마트 베트남 시장을, 온라인에서는 간편결제 시장을 놓고 치열한 경쟁이 예고돼 있다. 사진/시사포커스DB

◆PB 상품, 온라인 시장 경쟁도 ‘후끈’
 
자사브랜드(PB) 상품 경쟁도 치열하다. 지난 2009년 7170억원 규모였던 가정간편식 시장은 지난해 1조7000억원 규모로 커졌다.
 
이에 롯데마트와 이마트 등은 가정간편식 시장을 겨냥해 PB 상품을 잇따라 출시, 승부를 벌인다.
 
롯데마트는 지난해 말 식생활 해결책을 제안하는 밀 솔루션(Meal Solution) 브랜드 ‘요리하다’를 출시했다.
 
브랜드 이름처럼 채소를 다듬거나 볶는 등 간단하지만 별도의 요리과정이 반드시 필요한 반조리 상품의 비중을 확대했다. 타사 제품과의 차별화를 위해 고객들이 직접 자기만의 레시피대로 요리할 수 있도록 했다.
 
앞서 이마트는 2013년 초 가정간편식 브랜드 ‘피코크’를 선보였다. 대부분의 PB 상품들이 저렴한 가격에 초점을 뒀다면, 이마트는 맛으로 차별화에 나섰다.
 
성장면에서는 이마트 피코크가 가정간편식 브랜드에서 우위를 선점하고 있다는 평가다. 하지만 롯데마트의 진입으로 향후 판매 전략에 따라 최종 승자는 누가 될지 미지수다.
 
한편 오프라인을 넘어 온라인에서의 경쟁도 본격화된다. 신세계와 롯데는 각각 SSG페이, 엘페이 등 모바일 간편결제 시장을 놓고 경쟁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재계에서 두 사람은 ‘앙숙’, ‘숙적’ 등으로 표현된다”면서 “올해 여러 사업부문에서 경쟁을 예고하고 있는데, 선의의 경쟁을 벌여 소비자들로부터 응원을 받는 모습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시사포커스 / 신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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