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외식업중앙회 소영철 마포구지회장의 자영업 상황 진단

▲ 한국외식업중앙회 마포구지회 소영철 지회장은 <시사포커스>와의 인터뷰에서 마포구 지역 내의 자영업자들이 겪고 있는 고충을 고스란히 전했다. ⓒ한국외식업중앙회 마포구지회
내수 침체에 따른 경기 불황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자영업자들의 곡소리가 날로 높아지고 있다. 가로수길 같은 서울 시내 주요 상권이 흥망성쇠를 거듭하는 과정에서 프랜차이즈 업체의 골목상권 침해나 건물주들의 임대료 인상이 자영업자들에게 주는 파급효과가 재조명되면서, 세들어 장사하는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이 얼마나 큰지 그 실상이 고스란히 노출되기도 한다.
 
젊은층에게 오랜 기간 핫플레이스로 사랑받고 있는 홍대 상권이나 ‘트리플 역세권’의 공덕 상권 등이 위치한 마포구의 수 많은 자영업자들 역시 오늘도 갖은 악재 속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다. 한국외식업중앙회 마포구지회 소영철 지회장은 <시사포커스>와의 인터뷰에서 마포구 지역 내의 자영업자들이 겪고 있는 고충을 고스란히 전했다.
 
◆“일할 사람이 없는 어려움…무료직업소개소 널리 알릴 것”
소영철 지회장은 “우리 마포구지회의 외식업 업주들께서 제일 우려하고 있는 것은 경기가 너무 좋지 않다는 점”이라며 “지난해에는 세월호, 올해는 메르스의 여파로 경기가 안좋은 것이 가장 어려운 부분”이라고 토로했다.
 
소영철 지회장은 여기에 많은 외식업자들이 구인난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도 전했다. 그는 “업주들에 제일 어려운 것 중에 하나가 또 일할 사람이 없다는 것”이라며 “사업이 잘 되는 사람도 사람을 못 구해서 사업을 내려놓는 경우까지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음식업이 3D업종으로 인식되는 측면이 부각되면서 일반인들이 잘 일을 안 하려고 한다”면서 “외국인 노동자가 없으면 아예 가게를 운영하기가 어려운 실정”이라고 밝혔다.
 
소영철 지회장은 “이 같은 점을 해소하기 위해 마포구지회장에 출마했을 때 회원들이 이용할 수 있는 무료직업소개소를 운영해 설치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웠고, 당선 후 꾸준히 이 사업을 발전시켜 현재 하루에 100여곳 정도를 수수료없이 소개해 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소영철 지회장에 따르면 이 사업은 회원들의 회비를 바탕으로 관리비, 인건비 등 연 5000만원 가량의 예산이 투입되는 마포구지회의 자체 사업이다.
 
하지만 그는 이 사업이 더욱 활성화돼야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이 완화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밝혔다. 소영철 지회장은 “현재 여러 채널을 통해 무료직업소개소가 운영되고 있음을 알리고 있지만 이 같이 좋은 사업을 알지 못해 이용하지 못하는 구직자와 구인자가 많은 상황”이라면서 “아직도 사람이 부족해서 업주분들이 원하는 대로 다 연결시켜주지 못하는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무료직업소개소를 통해 양질의 일자리로 끌어들일 대상으로 주부층을 꼽았다. 소영철 지회장은 “특히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고 남는 시간에 일을 할 수 있는 주부들은 풀타임으로 근무할 수 없더라도 4~5시간 정도 일하고 4만원 가량을 받을 수 있어 경제적으로도 좋은 면이 있고, 집에만 있는 것보다 일을 함으로써 얻게 되는 자아실현 및 성취감 등의 효과도 기대할 수 있어 주부층에게 어떻게 이걸 알리고 홍보할지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그는 “현재 일부 아파트 관리소장들에게 협조를 구해서 수수료 없이 구직자와 구인자를 연결시켜준다는 내용을 홍보하고 있으며 더욱 다양한 방법을 찾고 있다”고 덧붙였다. 소영철 지회장은 “가끔 어떤 업주가 수수료를 받지 않고 일할 사람을 연결시켜준다는 얘기를 듣고 소개시켜달라고 연락을 해와서 봤더니 비회원이더라”면서 “그래서 이 분이 회원으로 가입하기까지 했던 일도 있다”는 일화를 소개하기도 했다.
 
◆“탁상공론식 정책에 골목상권 침범까지”
 
▲ 소영철 지회장은 여기에 많은 외식업자들이 구인난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도 전했다. 소영철 지회장은 “이 같은 점을 해소하기 위해 꾸준히 무료직업소개소를 통해 하루에 100여곳 정도를 수수료없이 소개해 주고 있지만 아직도 사람이 부족해 다 연결시켜주지 못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한국외식업중앙회 마포구지회
그는 지회 차원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현재 정부의 정책이나 대기업들의 골목상권 침범이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진단했다.
 
소영철 지회장은 “지난해 정부가 내놓은 8월 나온 세제 개편안 중 특히 의제매입세공제율 한도 부분은 자영업자들의 고충을 심화시키고 있다”면서 “농수축산물에 대한 부가가치세를 신고할 때 세제 혜택을 주던 것에 한도를 설정함으로써 일반적으로 전보다 60% 가량 세금이 더 나왔다”고 설명했다.
 
한국외식업중앙회는 과거 부가세 신고시 세금계산서의 공제가 10%인 반면 농·수·축산물의 공제율이 2.9%밖에 되지 않아 나머지 7.1%가 고스란히 세금으로 됐던 상황에서 농·수·축산물의 공제율을 7.4%로 끌어올리는 소기의 성과를 달성한 바 있다. 하지만 정부가 이 공제에 대해 연간 매출 기준으로 일정한 한도(45~60%)를 부여해 이 한도의 철폐가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그는 이에 대해 “경기도 어려운데 이러한 세제개편안 같은 탁상공론식의 정책으로 현장의 어려움이 가중돼 폐지를 주장하고 있는 형편”이라고 덧붙였다.

소영철 지회장은 대기업 자본의 골목상권 침해로 인한 피해를 전달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그는 “대기업의 자본이 막강한 자본력과 조직력 등을 가지고 진출하게 되면 인근 1~2km 내의 자영업자들은 핵폭탄을 맞은 것과 같은 피해를 직접 당하게 된다”면서 “결국은 견디다 못해 폐업까지도 이르는 것이 부지기수”라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대기업 자본이 진출하면 매출 면에서도 그렇지만 인근 주변의 임대료가 일제히 모두 상승하는 효과가 생긴다”고 토로했다. 소영철 지회장은 “대기업들은 건물주가 요구하는 임대료를 모두 맞춰주거나 그 이상을 주고 들어오고 소문이 나면 그 주변 임대료가 일제히 모두 오른다”면서 “업주로서는 열심히 하고 있는 데도 이런 일을 겪게 되면 의욕이 크게 상실되기 마련”이라고 전했다.
 
소영철 지회장은 “이렇게 되면 자영업자들이 다 빠져나가게 되고 거리 자체가 침체되는 악순환이 생기기 마련”이라면서 “특히 예전에 임대료가 매우 비싸던 이대나 연대 앞이 그런 경우인데 지금은 임대료를 낮춰서 내놔도 들어오려는 업주가 없다더라”고 설명했다. 그는 “홍대 역시 이대와 신촌이 걸었던 길을 따라가는 것 아니냐는 전조 증상이 일부 감지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업주들도 보람을 얻기 위해 개미처럼 죽기살기로 고생하는데, 고생은 신나게 하고 결과는 다 건물주한테 가버리는가 하면 각종 세금들마저 어려움을 가중시키니 의욕이 상실되고 열정이 떨어지지 않겠느냐”면서 “대기업들의 잇단 외식업 골목상권 진출이 이 같은 과정을 부추기고 있다”고 진단했다.
 
소영철 지회장은 “결국 적지 않은 대기업들은 국민들의 혈세를 바탕으로 여기까지 온 것 아니냐”면서 “우리 자영업자들의 숨통을 조일 것이 아니라 브랜드 가치를 키워서 글로벌 시장에 진출해 국가 경쟁 발전에 이바지해야 하는 것이지 골목상권까지 침투해서 자영업 기반을 초토화시키는 것은 국민 정서상으로도 기업의 윤라상으로도 맞지 않는다”고 일침을 날렸다. 그는 “이 문제에 대해서는 정부와 정치권에서도 각별한 관리가 필요하고 한국외식업중앙회와 마포구지회에서도 아주 강력하게 투쟁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음식은 이제 문화 산업…행정 규제 완화 수반돼야”
소영철 지회장은 먹거리 산업의 새로운 위상을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음식업에 대한 행정규제도 어느 정도 완화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가 관광을 가면 무얼 먼저 생각하느냐. 먹거리다. 그 만큼 이제 먹거리는 허기를 채우는 수준을 넘어 하나의 관광 문화 사업이 된 지 오래”라면서 “그만큼 큰 틀에서 방향을 잡고 문화로서의 발전 방안을 고민해야 하는데 아직도 너무 규제가 많고 제도가 미비한 부분들이 없지 않아 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예를 들어 사유지 안에 공터가 있을 경우 영업장을 설치해서 간편하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면 외국인들이든 다른 지역 사람들이든 와서 마포의 먹거리에 대해 직접 체험하고 다양한 스토리를 만들어 갈 수 있다”면서 “이처럼 음식과 문화가 같이 공존하는 소비를 만들어야 하는데 우리 구 의원이 발의를 했음에도 집행부 측에서 부정적으로 보는 의견이 있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소영철 지회장은 “인도나 도로도 아니고 사유지 내에서 하겠다는 것마저 막을 것이 아니라 가이드라인을 정해서 어느 테두리 안에서는 운영할 수 있도록 해 주면 다양한 환경과 분위기 등이 새로운 음식 문화를 개척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본다”는 생각을 밝혔다.
 
그는 “특히 마포구만의 홍대 문화 같은 경우 이 내용과 깊이를 외식업과 연계해 외국인 및 관광객들이 왔을 때 독특한 음식·문화 등을 공유할 수 있는 방법이 제도적으로 필요한 시점”이라면서 “그것이 결국은 앞으로 자영업 및 외식업과 지역 경제를 활성화시키고 발전시키는 아주 중요한 하나의 방향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소영철 지회장은 마포구가 외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명소로서 자리매김함에 따라 함께 새어나오는 일부 업주들의 행태의 심각성에도 공감을 표했다. 그는 “우리가 어디 여행을 갔는데 유명하다고 해서 기대하고 갔더니 음식의 질이 너무 떨어지면 지역에 대한 이미지 전체가 나빠지기 마련”이라면서 “이제는 그런 것을 탈피하고 적정 가격에 적정 음식 내지는 그 이상의 퀄리티를 지닌 음식을 제공해야 마포지역의 외식업 및 관광에 대한 평가가 좋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마포 지역 지회장으로서 나 또한 일부 책임을 느끼고 있다”면서 “이런 부분들은 반드시 좀 계도되고 발전돼야 한다는 것이 내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 역할은 유관 기관이나 단체들, 업주들이 공청회 및 커뮤니티 등을 통해 정확하게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점진적으로 반드시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 소영철 지회장은 어려움 속에서도 가장 보람있었던 순간으로 최근 카드 수수료 인하 방안이 발표됐을 때를 꼽았다. 또한 공약사항이었던 무료직업소개소가 일정 부분 자리를 잡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보람을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외식업중앙회 마포구지회
◆“지역경제 활성화에 관공서도 동참해줬으면...”
소영철 지회장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자영업자들을 위해 마포구 내 공공기관의 배려도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다른 지역들에서는 구청이나 시청 등의 구내식당들이 지역 경제 활성화 차원에서 한 달에 한 번 또는 일주일에 한 번 정도 휴무를 하고 용인시 같은 경우는 아예 구내식당을 없앴다”면서 “이는 매출의 많고 적음 차원 문제가 아니라 어려운 마음을 함께 공유하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소영철 지회장은 “마포구 관공서들에도 구내식당이 몇 군데 있는데 한 달에 한 번 정도는 지역 인근업소에 가서 점심식사라도 하는 것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구내식당은 공무원들만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싸다는 이유로 인근주민들까지 다 이용하고 있는 것이 현실인데 사실 구내식당들은 대부분 대기업들이 운영하고 있는 것 아니냐”면서 “대기업들은 우리들의 세금으로 공간, 시설, 에너지 등을 다 제공받고 있는데 자영업자들도 하루에 천 명씩 온다고 하면 단가 맞춰서 싸게 제공해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소영철 지회장은 “이처럼 막대한 자본을 들인 대기업들이 사실은 우리들의 세금으로 혜택을 받고 있는 불합리한 현실이 있다”면서 “구내식당을 없애면 제일 좋겠지만 그렇게까지 가기가 어렵다면 일주일에 한 번 정도라도 지역 경제 활성화와 상생 차원에서 고려해볼 수 있는 부분이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카드 수수료 인하 보람…무료직업소개소 정착도 성과”
소영철 지회장은 어려움 속에서도 가장 보람있었던 순간으로 최근 카드 수수료 인하 방안이 발표됐을 때를 꼽았다. 그는 “가장 보람있었던 성과는 내년부터 시행될 카드 수수료 인하가 결정됐던 것”이라면서 “내가 이를 위해 수 없이 국회와 경제 부처, 금융당국, 청와대 등을 다니면서 수수료 인하를 부르짖고 다녔는데 거대 자본의 로비를 받은 각 단체와 기관들이 꿈쩍도 하지 않다가 이번 발표가 났을 때 정말 너무 보람있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또한 공약사항이었던 무료직업소개소가 일정 부분 자리를 잡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보람을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소영철 지회장은 “최근 무료직업소개소가 조금씩 자리잡았는데 한 회원사에서 ‘소개비 하나도 받지 않고 구하기 힘든 사람을 보내줘서 너무 고마우니 밥 한 번 대접하고 싶다’는 전화가 왔을 때 많은 보람을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회원사들이 무료직업소개소와 관련된 정보를 비회원들에게 전하고 비회원이 회원으로 가입하게 되는 과정을 보면서 우리 단체의 어려운 점들을 작지만 하나하나 해소해가고 있구나 하는 자부심이 있다”고 덧붙였다.
 
소영철 지회장은 “우리 단체가 발기된 지가 어느덧 50주년”이라면서 “반세기라는 적지 않은 시간 동안 우리 지회에서 했던 가장 큰 일이 88올림픽 때 올림픽 성공을 위해 식문화사업은 물론 지역 청결과 환경 미화 등에서까지 불철주야 노력했던 것”이라고 술회했다. 그는 “2002년 마포구에서 열렀던 월드컵을 찾았던 수 많은 외국인 관광객들과 관중들에게도 마포구지회에서 음식의 양과 질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청결한 서비스 제공에 총력을 다했다”면서 “이렇게 마포구지회는 중요한 국가 행사에서 우리 마포의 외식산업을 널리 홍보한 발자취를 남겨 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처럼 우리 단체가 남겨 온 발자취를 볼 때 지회장으로서 앞으로 50년, 100년 그 이후에도 마포구의 외식산업이 더욱 발전될 수 있도록, 또한 우리 후손들이 외식업으로서의 자긍심을 가질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내가 가야할 길”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 시사포커스 / 김종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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