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병 전 주가 밑도는 ‘제자리걸음’…불만 높아져

▲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이 주주총회에서 의결된 지 4개월여가 지난 가운데 삼성물산 주가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어 주주가치 제고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사진 / 시사포커스DB
재계를 뒤흔든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이 주주총회에서 의결된 지 4개월여가 지난 가운데 삼성물산 주가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어 주주가치 제고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전날보다 2500원(1.6%) 하락한 15만35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특히 합병 논의가 공개되던 당시 삼성물산이 향후 야심찬 비전을 밝히고 결국 임시 주주총회에서 합병안이 의결됐지만 정작 주가는 하락세를 타고 있어 눈길을 끈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은 지난 7월 17일 임시 주주총회에서 합병안을 통과시켰다. 전날인 같은 달 16일 삼성물산 주가는 지속적인 상승세 끝에 7만원에 근접한 6만93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하지만 통과일로부터 삼성물산 주가는 하락세로 돌아서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마감일에는 청구권 행사 기준 가격인 5만7234원을 밑돈 5만7000원대로 내려갔다.
 
8월 26일 통합 전 거래 정지를 하루 앞두고 이뤄진 마지막 거래에서 삼성물산 주가는 4만8100원까지 주저앉었다. 삼성물산의 거래 정지일이 다가올수록 신저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7월 16일 19만4000원이던 제일모직 주가도 13만원대까지 떨어지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하다가 삼성물산의 거래정지 직전 14만7000원을 기록했다.
 
9월 1일자로 통합 법인이 출범한 이후 9월 15일 재상장이 이뤄지면서 제일모직 주식으로부터 변경상장된 삼성물산 주식은 재상장 첫 날 16만3000원에 거래됐지만 한 달 뒤인 지난달 15일에는 15만95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이튿날 1500원(0.92%) 오른 16만4500원으로 장을 마감했지만 이후 꾸준히 하락해 단 한 번도 이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11월 4일에는 15만3500원으로 장을 마감해 꾸준히 하락세를 타고 있다.
 
아무래도 주가가 합병 이전보다 하락했기 때문에 주주들이 주주가치 제고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삼성물산은 삼성증권·삼성화재·삼성생명·삼성전자 등 다른 계열사들이 실적을 발표하면서 잇따라 자사주 매입이나 소각안 등의 주주가치 제고 방안을 내놓은 것과 달리 실적 발표일이었던 지난달 29일에도 별다른 방안을 내놓지 않았다.
 
다만 삼성물산은 합병 논의 과정에서 꾸준하게 제기됐던 주주 무시 논란을 해소하기 위해 주주 권익보호를 위한 거버넌스 위원회 구성을 마무리짓고 지난달 30일 첫 회의를 시작으로 본격적 활동에 들어간 상태다. 삼성물산은 거버넌스 위원회를 통해 주주권익 보호와 소통 강화, 실질적인 주주가치 제고 등의 주주친화 추진방안을 내놓는다는 방침이다. [ 시사포커스 / 김종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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