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후 세 번째 예산안 시정연설

▲ 박근혜 대통령은 27일 국회를 찾아 진행한 예산안 시정연설에서 역사교과서 국정화 논란에 대해 “역사교육 정상화는 당연한 과제이자 우리 세대의 사명”이라면서 “일부에서 국정화로 역사왜곡이나 미화가 있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지만 그런 교과서가 나오는 것은 저부터 절대 과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시스
박근혜 대통령은 27일 국회를 찾아 새해 예산안에 대한 설명과 함께 협조를 당부했다. 특히, 박 대통령은 역사교과서 국정화 논란에 대해 “역사교육 정상화는 당연한 과제이자 우리 세대의 사명”이라면서 “일부에서 국정화로 역사왜곡이나 미화가 있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지만 그런 교과서가 나오는 것은 저부터 절대 과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국회 본회의에서 열린 예산안 시정연설에서 “우리가 대한민국의 정체성과 역사를 바로알지 못하면 문화적으로나 경제적으로 다른 나라의 지배를 받을 수도 있고, 민족정신이 잠식당할 수도 있다”며 “우리는 지난 역사 속에서 나라를 빼앗긴 뼈아픈 상처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서도, 통일에 대비하기 위해서도, 급변하는 국제정세 속에서 확고한 국가관을 가지고 주도적 역할을 하기 위해서도 역사교육을 정상화시키는 것은 당연한 과제이자 우리세대의 사명”이라며 “역사를 바로 잡는 것은 정쟁의 대상이 될 수 없고 되어서도 안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또 “앞으로 올바른 역사교과서를 통해 분열된 국론을 통합하고, 우리 아이들에게 대한민국의 자부심과 정통성을 심어줄 수 있도록 각고의 노력을 다해 나갈 것”이라며 “자라나는 세대가 올바른 역사관과 국가관을 확립하고, 통일시대를 대비하면서 미래로 나아갈 수 있도록 국민 여러분께서 지혜와 힘을 모아 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요청했다.
 
또한 “우리 대한민국은 반세기만에 산업화와 민주화를 모두 이루어내고, 세계 최초로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원조를 주는 나라가 된 자랑스런 나라”라며 “지금 많은 나라들이 우리나라를 배우려 노력하고 있다. 특히 우리의 혼과 정신을 배우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우리 대한민국의 우수성을 세계에 제대로 전파하는 일”이라며 “저는 우리 스스로 우리에 대한 정체성과 역사관이 확실해야 우리를 세계에 알리고 우리 문화를 세계 속에 정착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는 야권이 주장하는 ‘친일미화, 독재미화 교과서’ 가능성을 일축하면서, 한국사 교과서의 국정 전환을 예정대로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재차 천명한 것으로 해석된다.
 
박 대통령은 4대개혁의 필요성도 재차 언급했다. 박 대통령은 “어렵고 힘들더라도 구조개혁 통해 근본개혁을 해야 한다”며 “미래세대에게 건강한 대한민국 줄 수 있어 어떤 고통 따르더라도 반드시 완수해야 하는 시대적 과제”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를 위해 정부는 지난 1년간 공공 노동 교육 금융 등 4대부문 구조개혁을 강력히 추진해왔다”고 소개했다.
 
새해 예산안에 대해선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이 성공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4대개혁을 뒷받침하는 중요한 의미를 가진 예산”이라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청년 일자리 예산의 세부 내용을 설명하면서 “청년희망펀드는 정부의 기존 대책만으로는 지원받기 어려운 사각지대를 보완하는 방향으로 추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국민안전을 위한 예산안에 대해선 “내년도 14조8천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라며 “대형·특수재난에 대한 예방투자를 확대하고 국가방역체계를 반드시 선진국 수준으로 올려놓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복지예산과 관련해선 “전체 예산의 30% 이상을 복지 분야에 투자할 것”이라고 했으며 국방예산에 대해선 “대북 억제 전력을 중심으로 국방역량을 크게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끝으로 “지금 국민들은 19대 국회의 마지막 정기국회를 지켜보고 있다”며 “국정개혁과 경제활성화, 그리고 일자리 창출을 위한 법률안을 반드시 매듭지어 유종의 미를 거둬주실 것을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박 대통령이 예산안 시정연설을 한 것은 취임 후 세 번째다. 이날 시정연설은 당초 예정됐던 10시에서 15분 가량 지연됐다. 야당 의원들이 pc 모니터 뒷면에 ‘민생우선’ ‘국정교과서 반대’가 써진 인쇄물을 내거는 시위를 벌였기 때문이다.
 
이에 정의화 국회의장은 “우리나라는 삼권분립 나라다. 행정부나 사법부에 예의를 요구하듯 우리도 예의를 갖추는 게 중요하다”며 “국회의 품격을 지켜달라”면서 철거를 요청했다.
 
이 과정에서 여야 의원들간 항의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하지만 야당 의원들은 정 의장의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결국 시정연설은 야당 의원들이 ‘인쇄물 시위’를 벌이면서 진행됐다.
 
야당 의원들은 박 대통령이 입장할 때 기립은 했지만 박수를 치지는 않았다. 또한 여당의원들은 박 대통령의 시정연설 도중 박수를 쳤지만 야당 의원들은 조는 모습을 보이는 등 외면하는 모습을 보였다.
 
박 대통령의 시정연설이 끝난 뒤 여당의원들은 기립해 박수를 쳤지만 야당 의원들은 조경태 의원 등 일부만을 제외하고 모두 자리에 앉아 박 대통령의 퇴장을 지켜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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