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들어 대출을 개재, 그러나...

지난달 중순 이후 금융감독당국 규제로 주택담보대출을 중단했던 시중은행들이 7월들어 일제히 대출을 개재했지만 '개점휴업'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후반에 비해서는 소폭 증가했으나 당시 대출을 받지 못했던 대기성 수요들이 이달초 몰렸다는 점을 감안할 경우 신규 수요는 사실상 실종됐다는 분석이다. 특히 부동산 시장이 비수기에 접어든데다 각종 부동산규제 효과가 본격화되고 금리마저 상승세를 타고 있어 부동산 시장의 '경착륙' 조짐이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17일 은행업계에 따르면 국민.신한.우리.하나은행 등 주요 4개 시중은행의 13일 기준 주택담보대출(주택자금대출 포함) 잔액은 133조7천87억원으로 6월말 대비 4천443억원 늘어나는데 그쳤다. 정상적인 대출이 이뤄졌던 지난달 상반월(6월1~15일) 증가액이 1조1천893억원이었던 것에 비하면 3분의1 수준으로 급감한 것이다. 하나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잔고는 이달 13일 21조1천447억원으로 지난달 말보다 868억원이 증가했다. 지난달 상반월 증가액(2천530억원)에 비해 3분의 1 토막이 난 것이다. 우리은행도 지난달 상반월 4천73억원이 늘었지만 이달들어서는 1천174억원 증가하는데 그쳤다. 지난달 상반월 2천596억 증가했던 국민은행 주택담보대출은 이번달 661억원이 증가, 4분의 1 수준으로 곤두박질쳤다. 신한은행도 이달들어 1천731억원 늘어 지난달 상반월 증가액(2천694억원)에 비해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시중은행 관계자들은 무엇보다 신규 대출이 아예 중단됐던 지난달 하반월과 달리 주택대출을 완전 재개했음에도 불구, 6월16~30일까지의 증가액(2천853억원)에 비해 55%(1천590억원) 증가하는데 그쳤다는 점에 더욱 당혹스러워 하고 있다. 특히 주택담보대출이 통상적으로 부동산시장을 선반영한다는 점에서 올 하반기 부동산시장 경착륙의 조짐이 아니냐는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다. 시중은행 여신부 관계자는 "6월말에 밀려있던 대출수요가 이달초에 몰려들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7월이 아무리 비수기라고 해도 수요가 놀라울 정도로 빠르게 줄고 있다"며 "신규 수요는 사실상 실종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도 "지난 4월부터 지난달 초반까지 주택담보대출이 지나치게 과열되면서 금융감독당국이 규제에 나선 것인데 지금과 같은 상황이면 오히려 냉탕으로 돌변한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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