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서 국정화, 일본역사 왜곡에 명분 줘”…대통령 방미 성과엔 당내 이견

▲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는 1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이 이번에도 색깔론으로 돌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을지 모르지만 오판이다. 역사 국정 교과서는 이념문제가 아니라 상식 문제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사진 / 원명국 기자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는 19일 교과서 국정화를 둘러싼 논란과 관련해 “새누리당은 걸핏하면 색깔론을 내세우는 버릇을 고쳐야 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문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이 이번에도 색깔론으로 돌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을지 모르지만 오판이다. 역사 국정 교과서는 이념문제가 아니라 상식 문제이기 때문”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특히 그는 (북한 김일성의)‘주체사상을 우리 아이들이 배우고 있다’는 새누리당의 현수막 게시와 관련해 “새누리당의 새빨간 거짓말 현수막에 온 국민이 분노하고 있다. 새누리당이 부랴부랴 현수막을 철거했지만 그것만으로는 면피할 수 없다”며 “새누리당은 국민들을 선동하고 불안하게 한 것에 대해 국민들에게 사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 대표는 이어 “역사 교과서 국정화 반대 물결이 갈수록 커지고 있고, 거의 모든 역사학자가 국정 교과서 집필 거부를 선언했다. 대통령과 여당은 지금이라도 국정화가 무리한 시도였다는 것을 인정하고 중단하기를 바란다”며 “만약 국정화를 강행한다면 저와 우리 당은 친일독재 미화 교과서에 반대하는 모든 분들과 함께 역사교과서 구하기에 나설 것”이라고 천명했다.
 
같은 당 이종걸 원내대표도 이 자리에서 “박근혜정부가 국정교과서를 계속 고집하면 아베정권이 극우적인 국정교과서를 부활시킬 명분이 된다”며 “아베정권 교과서의 개악시도를 막아온 논리는 ‘교사의 교재선택권’이었다”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이 원내대표는 “박 대통령의 국정화 방침으로 인해 아베의 교과서 개악을 막으려는 일본 시민사회가 큰 충격을 받고 있다. 한국의 검‧인정 체제가 나름의 뒷받침이었기 때문”이라며 “한국과 일본에서 역사가 왜곡되는 비극을 막아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어 그는 이미 국정화된 초등학교 교과서를 사례로 들며 “초등학교 교과서를 일제가 쌀을 수탈한 것을 ‘수출’이라고 하고, 을사조약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고 기술했고, 일제에 항거한 의병을 ‘토벌했다’고 기술했다”며 “이전 교학사 논쟁 때 써서는 안 된다고 거론됐던 내용을 굳이 초등학교 국정교과서에 사용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원내대표는 “박근혜정부가 추진하려하는 국정화 시도의 내용으로 예견되고 있다”며 “아직 만들지도 않은 국정 교과서를 비판하는 것이 섣부르다는 정부의 방어는 잘못됐다”고 일침을 가했다.
 
한편 박 대통령의 방미 성과와 관련해선 새정치연합 지도부 내에서조차 뜻이 갈렸는데 문 대표는 이번 한미정상회담을 언급하며 “북핵 문제를 확고한 의지로 다루기로 한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한반도 문제를 우리가 주도하는 자세를 가져달라”고 긍정적 반응을 내놨다.
 
그러면서 그는 “핵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남북 대화가 가장 시급하다”며 “대화를 통해 북한이 핵 포기의 진정한 의지를 보이고 국제적 의무를 준수하는데 동의하도록 이끌어내야 한다”고 주문했다.
 
반면 이 원내대표는 박 대통령의 방미 성과와 관련해 “빈손 귀국이다. 얻은 것은 립서비스, 잃은 것은 실리”라며 “어설픈 밀당외교로 한반도 정세가 더 불안정해졌고, 펜타곤에 방문하면서 중국측으로부터 ‘미국 경사론’ 우려를 살 가능성이 커졌다”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중국이 국제규범에 반하는 행동을 하면 한국이 미국과 함께 목소리를 높여줄 것 기대한다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발언으로 버거운 숙제를 떠안고 왔다”며 “박근혜정부가 정교한 외교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 자화자찬 할 때가 아니다”라고 질타했다.
 
또 이 원내대표는 미국과의 국방‧우주 분야 기술협력과 관련, “박 대통령은 네 가지 핵심기술, 한국형 전투기 개발 관련 기술을 받아내는데 실패했다”며 “우주산업시장 참여 역시 가장 기초적인 군사분야 전문기술에 대한 대한민국 통제전략이 그대로인데 조건도 마련 안 된 상태에서 보랏빛 환상을 심어준 것”이라고 혹평했다.
 
아울러 그는 정부의 저출산 고령화 기본계획에 대해서도 “저출산 대책으로 처녀총각 단체미팅을 정부가 주선한다는 대책 등이 포함됐는데 개그콘서트 아니냐”며 “쉬운 해고 등의 정책이 인생설계 자체를 불가능하게 하는데, 요람에서 무덤까지 불안에 시달리는 사회에서 누가 아이를 낳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이 원내대표는 “짝퉁이 아닌 양질의 대책을 만들어야 한다”며 “제대로 된 일자리야말로 저출산 고령화에서 탈출하는 방법”이라고 주장했다.[시사포커스 / 김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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