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美 경제협력 위해 자유무역·투자활성화·창조경제 제시

▲ 미국순방 중인 박근혜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EU, 중국 등 세계 거대경제권과 자유무역협정 네트워크를 구축한 한국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가입하게 되면 양국 기업에게 보다 많은 이익을 가져다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청와대
미국순방 중인 박근혜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EU, 중국 등 세계 거대경제권과 자유무역협정 네트워크를 구축한 한국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가입하게 되면 양국 기업에게 보다 많은 이익을 가져다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후 미 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제27차 한·미 재계회의’에서 축사를 통해 “자유무역의 확대와 공정한 거래질서 확립을 통해 세계경제가 재도약할 수 있도록 양국이 함께 노력해 나가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를 위해 기술규제, 위생검역, 수입규제와 같은 비관세 장벽을 과감히 철폐하고 보호무역주의가 확산되지 않도록 양국이 국제공조에 앞장서야 할 것”이라며 “TPP 같은 메가 FTA 확산과 세계무역기구 등 다자무역 체계 강화에도 양국이 긴밀한 협력체계를 구축해야 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지난 5일 총 12개국이 타결한 TPP는 세계 1·3위 경제대국인 미국과 일본이 주도하는 다자간 FTA로, 규모면에서 EU를 능가하는 거대 경제동맹인데 그간 우리나라는 참여를 저울질하다가 결국 1차 회원국에 들어갈 타이밍을 놓치면서 향후 TPP 가입 시 얻게 될 경제적 이익은 물론 그동안 구축해 온 FTA 효과마저 유명무실해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이날 박 대통령은 공개적으로 우리나라의 TPP 가입 의사를 천명함에 따라 16일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의 한·미 정상회담에서도 이와 관련한 구체적인 논의가 진행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또 이 자리에서 그는 양국 간 경제협력 관계의 미래 구상도 내놨는데 TPP 등 자유무역 파트너십 강화, 투자 활성화를 위한 우호적 환경 조성, 창조경제 파트너십이란 3가지가 바로 그것이다.
 
이날 박 대통령은 “미국은 한국 기업이 가장 활발하게 진출하고 있는 국가이자 한국에 가장 많이 투자하고 있는 국가”라며 “그동안의 협력 기반을 토대로 보다 공정하고 투명한 투자 환경 조성을 위해서 양국이 함께 노력해야 할 시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그는 4대 개혁과 비정상의 정상화 등 경제 개선을 위한 정부의 노력을 설명하는 한편 “앞으로도 한국 정부는 노동·금융 개혁을 과감히 추진하며 암참(AMCHAM·주한미국상공회의소) 등을 통해 미 재계 여러분의 목소리에도 귀 기울여 여러분들이 안심하고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 나가겠다”고 공언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 “우리는 창의적 기술과 아이디어에 바탕을 둔 혁신이 세계 경제를 움직이는 창조경제 시대에 살고 있고 양국은 이 시대를 선도할 수 있는 역량을 갖고 있다”며 “창조경제를 향한 양국의 협력이 보다 활성화된다면 미래 세계경제를 주도할 새로운 성장엔진을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라고 구글 한국 캠퍼스 설립 등 몇 가지 사례를 들어 주장했다.
 
아울러 그는 미국 초대 대통령인 조지 워싱턴의 ‘어려운 때 우리는 가장 많이 성장한다’는 명언을 인용해 “저는 한·미 양국 모두가 지금의 세계경제 위기를 새로운 기회로 바꿀 수 있는 저력을 갖고 있다고 믿는다”며 “특히 ‘KORUS FTA(한·미 FTA)’라는 양국 경제를 연결하는 고속도로를 통해 상품과 자본, 기술, 아이디어가 자유롭게 이동해 양국의 잠재력이 실현되기를 기대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한편 이날 회의에는 우리 측에선 정부관계자는 물론 조양호 재계회의 위원장을 비롯해 전경련, 한진, SK, 포스코,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 재계 대표까지 50명이 참석했고 미국 측에선 마이런 브릴리언트 수석부회장과 미 상공회의소, 퀄컴, 보잉, 돌비, GE, 쉐브론, 시그나, 마이크로소프트, 오라클, 화이저, UPS 등 재계대표 및 정부 관계자 50여명이 자리했다.
 
이날 축사 전 박 대통령은 양국 대표 기업인들과 환담을 나눴는데, 조 위원장으로부터 재계회의 결과를 보고받은 박 대통령은 참석자들의 관심사항에 각별히 주의를 기울였다.
 
특히 보잉사 대표인 데니스 뮐렌버그 회장은 “앞으로 대한항공 등 한국기업들과 방산분야까지 협력을 확대해 무인헬기사업도 추진할 계획이다. 엔지니어링, 공학, 수학 등 분야에서 50여명 한국공학도도 지원한다”고 밝혔는데 박 대통령은 올해 봄 영천에 보잉사가 항공전자정비센터를 개소한 데 대해 감사를 표하며 “센터 설치를 계기로 항공정비 관련 소프트웨어 기업들의 개발 활성화와 부품 납품 기업들의 증가로 많은 새 기회 창출이 이뤄지길 희망한다”고 전했다.
 
또 케빈 이먼 돌비사 회장은 우리 정부에 창조경제의 일환으로 디지털 컨텐츠 기업을 보육, 육성할 것을 제안하면서 “돌비사는 오디오·비디오 기술을 기반으로 예술과 문화를 접목하여 디지털콘텐츠 분야를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고 강조했는데 박 대통령은 “LG, 삼성 등 ICT기업들이 발달되어 있는 점을 감안해 이 분야에서 한국과 협력하면 좋은 기회가 많이 창출될 것”이라고 화답했다.
 
그러면서 박 대통령은 “한국은 인터넷환경이 세계최고 수준이고, 한류문화콘텐츠가 발전하고 있다”며 “한국의 창조경제혁신센터나 문화창조융합센터에 방문해 젊은이를 만나보기를 희망한다”고 권유했다.
 
그는 이어 “한·미 FTA로 경제협력이 빠르게 확대되는 시점에서 양국 기업 간 발생하는 여러 문제를 협의하고 협력방안을 찾기 위해서는 재계회의와 같은 기업 간 대화채널이 중요하다”며 “문제 해결과 관련한 의견을 정부에 전달해주면 정책에 반영하는 등 적극 뒷받침해 가겠다”고 확언했다.[시사포커스 / 김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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