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지도자이기를 포기한 것인가?

한나라당 남경필 의원은 13일 오전 강재섭 신임 대표최고위원이 라디오 시사 프로그램에서인터뷰한 내용에 대해 “실망스러웠다”고 말하며 “진심으로 사과하라”는 입장을 밝혀 당내 파장이 일고 있다. 14일 이 같은 내용의 글을 당 홈페이지에 올린 남 의원은 전날 강 대표가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선거과정에서 득표 활동의 일환으로 나온 여러 방법을 계속 이야기 하는 것은 무의미하다”며 “동네 이장 선거에도 후유증이 있다”고 발언한 것에 대해 “전당대회 이후 벌어지고 있는 후유증에 대한 대표님의 인식과 상황 판단이 이 수준이라면 우리에겐 희망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남 의원은 “대표께서 전당대회 중에 이용했던 ‘색깔론’과 ‘대리전 공개 선언’은 분명 잘못된 일”이라고 지적하며 “더 큰 문제는 그 잘못을 인식하지 못하거나 인정하지 않는 데 있다”고 비난했다. 이어서 남 의원은 “색깔론으로 이재오 전 원내대표를 공격한 행위는 변명의 여지가 없다”며 “한 당에서 10년을 함께 한, 그것도 원내대표와 사무총장을 지낸 분에게 느닷없이 사상검증을 들이 댄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마약과도 같은 색깔론에 빠져 한나라당의 시계바늘을 80년대로 되돌려 놓았다”고 탄식했다. 결국, 강 대표가 경선 과정에서 보였던 모습 때문에 “그만큼 한나라당의 집권 가능성도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또, 남 의원은 미래모임 단일화 과정에서도 세 불리기가 있었고, 자신도 결코 자유롭지 못했음을 고백하며 “그러나 저쪽은 대리전이 아니라고 했지만 대표께서는 경선 이틀 전 대리전임을 만천하에 선언했다”고 서로 다를 수밖에 없음을 강조했다. 그렇기 때문에 남 의원은 스스로 대권의 대리전임을 선언한 강 대표는 “그 순간 지도자임을 포기한 것이며 대리인, 관리인으로 스스로 자리매김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덧붙여 남 의원은 강 대표에게 ‘색깔론’과 ‘대리전 공개 선언’에 대해 진심의 사과를 요구하며 다시는 이런 구태가 한나라당 안에서 일어나서는 안 된다는 선언을 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남 의원의 이 같은 글에 대해 ‘hssf77’이라는 아이디의 누리꾼은 “남경필 의원은 문제가 분명히 있다”고 밝히며 “이재오 의원 같은 분이 어떻게 한나라당의 대표가 될 수 있습니까? 등급이 틀리고(다르고) 한나라당의 종자가 아닙니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고, ‘leejong22’라는 아이디를 쓴 누리꾼은 “색깔론 공세가 그렇게도 잘못이라면 말 나왔을 때 바로 반박해야지 강대표가 이기고 이재오가 지리산 가니 선거 다 끝난 후에 긁어 부스럼을 만든다”는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한국 사회에 색깔논쟁은 누리꾼들에게도 아직까지 지워지지 않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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