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조사에도 백복인 부사장 선출

▲ 검찰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던 KT&G 백복인 부사장이 신임사장으로 선출됐다. 주총에서 표심이 흔들릴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었지만, 변수는 없었다.ⓒKT&G
KT&G 민영진 전 사장으로부터 촉발된 ‘비자금 조성’의혹과 관련해 관여 정황이 포착돼 검찰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던 KT&G 백복인 부사장이 신임사장으로 선출됐다. 검찰 조사 소식으로 주총에서 표심이 흔들릴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었지만, 변수는 없었다.
 
◆ 잔뼈 굵은 ‘KT&G 통’
 
KT&G는 7일 대전의 인재개발원에서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하고 백복인 부사장을 신임 사장으로 선임했다.
 
앞서 지난달 2일 KT&G 사장후보추천위원회는 홈페이지를 통해 후임 사장 인선과 관련해 공모자격, 절차, 필요한 제출서류 등을 공지하고 6일후인 8일 지원서 접수를 마감하고 후보자 평가를 거친 뒤 백 부사장을 내정했고, 이번 임시 주총 의결을 거쳐 백 부사장을 최종 사장으로 낙점했다.
 
2002년 12월 27일 한국담배인삼공사에서 KT&G로 사명을 바꾸고 민영화로 전환된 이후 선임된 전직 KT&G 사장들인 곽영균 전 사장, 민 전 사장의 면면을 보면 모두 내부에서 주요 요직을 거친 인물들이다. 곽영균 전 사장은 한국담배인삼공사 해외사업본부장과 마케팅본부장 등을 역임했었다. 민 전 사장 역시 1986년 KT&G 전신인 전매청에 일반 사원으로 입사해 최근까지 일했다.
 
백 신임사장의 경우 1993년 KT&G의 전신인 한국담배인삼공사에 입사한 이후 23년 동안 마케팅, 전략, 글로벌, 생산 및 R&D 등 KT&G 사업 전반에 대한 업무를 익혀온 데다 사외이사를 제외하고는 민 전 사장 다음으로 직급이 높아 일찍이 하마평에 오르내렸다.
 
◆ KT&G 비자금 조성 의혹은
 
다만 검찰이 지난 2010년 KT&G가 연초제조창 부지를 충북 청주시에 매각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비리사건에 백 신임사장이 연루돼 있는지 확인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또 백 신임사장 지난 2013년 5월 경찰청이 KT&G의 남대문 부지 개발 사업 비리를 수사하던 당시 핵심 증인이던 용역업체 N사 대표 강모씨에 허위 진술을 종용하고 해외로 도피시킨 혐의에 대해서도 다시 살펴보고 있다. 당해 8월 경찰은 백 신임사장에 허위 진술 유도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기각됐고, 검찰조사에서도 증거불충분을 사유로 ‘무혐의’ 처리됐다.
▲ 백 신임사장이 선임된 것과 관련해 ISS의 찬성 의견이 힘을 실어준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KT&G
 
◆ ISS 찬성이 한 몫?
 
비자금 의혹과 관련해 검찰조사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도 불구하고, 백 신임사장이 선임된 것과 관련해 일각에서는 ISS의 입김이 컸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인 미국의 ISS는 지난 7일 KT&G측에 사추위의 백복인 부사장 사장 선임건에 대해 찬성한다는 뜻을 전달했다.
 
검찰이 조사 소식에 주주총회에서 백 부사장에 대한 표심에 변동이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지만, ISS의 지지로 백 부사장 사장 선임에 힘이 실릴 수 있었던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는 대목이다.
 
실제 KT&G 주주 면면을 보면 55.2%가 외국인인데, 외국계 투자자들의 경우 ISS 측 의견을 반영하는 경우가 많다.
 
◆ “과거 적폐 근절 최선”
 
KT&G 사추위는 꼼꼼한 서류검토와 내부조사, 면접 등을 거쳐 백 신임사장이 선출된 만큼 떳떳하다는 입장이다.
 
이날 백 신임사장은 취임사를 통해 3대 경영 어젠다로 ‘투명‧윤리’, ‘소통‧공감’, ‘자율‧성과’ 등을 제시했다. 그는 “투명‧윤리 경영은 회사 생존과 지속 성장에 필수적”이라면서 “담당조직의 독립성과 전문성을 강화하면서 동시에 과거 부조리와 적폐 근절을 위한 제도적 장치를 종합적으로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소통‧공감 경영을 통해 화합을 실현해나갈 것이고 KT&G 기업문화를 위해 외부전문가와 전‧현직 임원으로 구성된 ‘상상실현위원회’를 출범시키고 사회공헌 활동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자율‧성과 경영을 위해 인사‧교육제도 혁신과 인재육성에 투자할 것”이라면서 “단위사업부별로 독립 경영 시스템을 구축하고 책임경영체제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백 신임사장은 또 향후 경영방침에 대해 “국내 담배사업은 그룹의 캐시카우(Cash Cow) 역할을 하고 해외담배사업은 신흥 거대시장을 집중적으로 개척해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며 “인삼사업은 국내외 시장 저변을 확대하고 부동산·화장품·제약 등 사업의 성장성 강화에도 힘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시사포커스 / 진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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