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의견 비율 공시제도 도입 넉 달 지났지만 요지부동

▲ 국내 증권사들의 매도 리포트 비중이 여전히 0%대 머무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신뢰 회복이 요원하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뉴시스
잇단 지적에도 국내 증권사들의 매도 리포트 비중이 여전히 0%대 머무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신뢰 회복이 요원하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2일 금융정보업체 와이즈에프엔에 따르면 최근 1년간 100건 이상의 리포트를 발행한 증권사 24곳의 매도 의견 리포트 수는 평균 1.29개로 전체 발행 리포트 중 0.72%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아예 매도 리포트가 전혀 없는 증권사는 현대증권, 신한금융투자, 삼성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 KDB대우증권 등 총 14곳으로 절반을 훌쩍 넘었다.
 
매도 의견을 가장 많이 제시한 곳은 하나금융투자로 이마저도 11건(3.7%)에 그쳤다. 한국투자증권 5건(2.26%), 메리츠투자증권 4건(2.78%)이 뒤를 이었다.
 
매수 의견 리포트 비중이 90%를 넘는 증권사도 6곳에 달했다. 교보증권이 97.47%로 가장 높았고 신영증권 94.44%, SK증권 93.53%, 키움증권 92.93%, 이베스트투자증권 91.03%, IBK투자증권 90.3% 순이었다.
 
이에 증권사 별로 투자의견 비율을 공시하도록 강제한 지 넉 달이 지났지만 여전히 매도 리포트 비율이 지나치게 낮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투자의견 비율 공시제도가 도입된 후인 6월 부터의 매도 리포트 비중으로 범위를 좁힐 경우에도 전체 6213건 중 매도 리포트는 26건으로 0.4%에 그쳤다. 공시 제도가 별 효과가 없는 셈이다.
 
이 기간 중 매수 의견은 4687건으로 75.4%에 달했고 강력매수 의견은 253건(4.1%)였다. 중립 의견은 673건(10.8%)였고 의견 없음은 564건(9.2%)였다. 국내 증권사 중 일정 수준 이상의 매도 리포트 비율을 권고한 한화투자증권이 8.3%로 가장 높았고 대부분의 증권사들은 1%에 못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외국계 증권사들의 매도 보고서 비중은 16곳 평균 17.8%로 나타났다.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은 무려 40.9%에 달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국내 증권사들의 리포트에 대한 불신은 커져만 가고 있다. 일각에서는 애널리스트의 투자 의견이 강력 매수일 경우는 사도 좋다는 뜻이고 매수면 사실상 중립 의견이나 마찬가지, 현실적으로 중립이나 보유 의견의 경우는 비중을 줄이라는 것으로 파악해야 한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매수 일색 리포트 관행과 관련 시장에서 규율되고 평가되고 시정돼야 한다며 직접적인 개입에는 난색을 표하고 있다. 지난달 임종룡 위원장은 “금융위가 매도리포트를 강제할 수는 없지 않느냐”면서 “분위기를 조성하고 시장에서 평가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답한 바 있다. [ 시사포커스 / 김종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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