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샵 포인트 환불에 고객들 불만 빗발

▲ 이번 LG전자의 유상수리 사용자에 대한 보상 방침은 오히려 빈축을 사고 있다. LG전자가 수리 금액을 현금으로 돌려주는 것이 아니라 LG전자의 가전 제품을 판매하고 있는 ‘LG전자 베스트샵’의 멤버십 포인트로 돌려준다는 방침을 세웠기 때문이다. ⓒLG전자
G2 터치불량 논란으로 크게 곤욕을 치르고 있는 LG전자가 무상수리 방침에 이어 유상수리 보상 방침도 밝혔지만, 자사 가전제품 매장에서만 쓸 수 있는 포인트로 보상해준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오히려 빈축을 사고 있다.
 
25일 LG전자에 따르면 LG전자는 지난 23일 홈페이지를 통해 9월 7일 이전 G2 터치불량 문제로 유상 서비스를 받은 고객들에게 보상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9월 7일은 LG전자가 G2 터치불량 현상을 겪고 있던 소비자들에게 무상수리 방침을 밝힌 날이다.
 
신청 대상은 무상보증기간 경과 후부터 9월 7일 이전 G2 터치불량으로 유상수리를 한 이력이 있는 고객이다. 침수나 파손 등의 과실이 있는 고객은 제외된다. LG전자는 내달 31일까지 한시적으로 신청을 받는다고 밝혔다.
 
이는 G2 사용자들이 과실 없이도 실사용 1년여가 지나면서부터 화면 전 영역 곳곳에서 터치가 아예 먹히지 않는다는 불만을 꾸준히 제기하자 LG전자가 한국소비자원의 권고에 따라 무상수리를 제공하겠다고 밝힌 것에 이은 추가 보상 조치다.
 
무상수리 방침 발표 당시 터치불량 현상을 겪고 있던 고객들은 이를 환영했지만, 이미 14만원이 넘는 금액을 지불하고 유상수리를 완료한 고객들은 환불을 받지 못해 형평성 논란이 일었다. G2 터치불량 카페에 결집했던 3천여 명의 G2 사용자들은 무상수리 방침 발표 이후에도 유상수리 사용자들에 대한 환불 조치를 얻어 내기 위해 항의를 멈추지 않았다. 결국 무상수리 방침 발표 당시 “고객 만족 차원이라 유상수리를 한 사용자들에게 환불해줄 수는 없다”던 LG전자는 이번 보상 조치로 한 발짝 물러서는 모양새가 됐다.
 
▲ LG전자 베스트샵은 TV나 냉장고, 에어컨 등이 주로 판매되는 가전 제품 매장으로 14만원 가량에 불과한 멤버십 포인트로 살 만한 제품이 마뜩치 않다. 여기에 반드시 LG전자의 제품을 반강제적으로 구매해야 한다는 제한도 걸리게 된다. ⓒLG전자

◆“돈 시간 들여 수리했더니 포인트 보상?” 격분
하지만 현재 이번 LG전자의 유상수리 사용자에 대한 보상 방침은 오히려 빈축을 사고 있다. LG전자가 수리 금액을 현금으로 돌려주는 것이 아니라 LG전자의 가전 제품을 판매하고 있는 ‘LG전자 베스트샵’의 멤버십 포인트로 돌려준다는 방침을 세웠기 때문이다.
 
LG전자 베스트샵은 TV나 냉장고, 에어컨 등이 주로 판매되는 가전 제품 매장으로 14만원 가량에 불과한 멤버십 포인트로 살 만한 제품이 마뜩치 않다. 여기에 반드시 LG전자의 제품을 반강제적으로 구매해야 한다는 제한도 걸리게 된다. 또한 일반적으로 베스트샵 매장에서 제품을 구매하는 것보다 오픈마켓, 소셜커머스 등의 온라인 구매나 해외 직구가 훨씬 저렴한 데 포인트는 베스트샵에서만 사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손해를 봐야하는 경우도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한 사용자는 “LG전자라는 대기업을 믿고 스마트폰을 샀는데 과실도 없이 터치가 안 먹혀 불편을 겪고 돈과 시간을 들여 수리까지 해야 했다”면서 “거센 항의를 받고 기껏 내놓은 보상안이 포인트 환불이라니 다시는 LG전자 제품을 사지 않을 것”이라고 격분했다.
 
공교롭게도 G2 터치불량 현상에 대한 무상수리 방침을 이끌어냈던 G2 터치불량 카페는 수 일 전 운영자가 갑작스럽게 3000여명이 넘는 회원을 전부 강제탈퇴시키고 폐쇄해버려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이에 유상수리에 대한 제대로 된 환불을 요구하는 움직임은 제대로 결집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지난 22일 강제탈퇴된 일부 사용자들은 부랴부랴 다시 <LG G2 터치 불량 유/무상 수리 사용자를 위한 모임>이라는 카페를 만들었지만 수 천명의 회원이 결집됐던 이전 카페와 비교하면 그 결집세가 아무래도 떨어진다. 25일 현재 이 카페에는 3일간 109명이 가입하는 데 그치고 있다.
 
이처럼 G2 터치불량 논란을 깔끔하게 마무리짓지 못하면서 LG전자는 많은 것을 잃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가뜩이나 G4 판매 부진으로 시름을 앓고 있는 LG전자가 전략 스마트폰을 구매했던 소비자들을 대하는 방식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가 굳어져 버린 탓이다. 이미 각종 스마트폰 커뮤니티에서는 이번 사태가 진행되는 일련의 과정들을 지켜본 누리꾼들의 조롱이 이어지고 있다.
 
한 소비자는 “실적이 아무리 악화됐다고 해도 전략 스마트폰을 구입한 사용자들 중 불량 현상을 겼었던 소비자들에게 1인당 14만원 정도의 금액을 지원해주는 것을 단순히 금액적인 손실이라고 생각해서는 곤란하다”면서 “대기업 제품을 선호하는 것은 품질과 AS 때문인데, 터치불량으로 품질도 신뢰를 잃은 마당에 사후 서비스까지 깔끔하지 못한 모양새가 나왔다는 것은 향후 LG전자에 대한 선호도를 크게 낮추는 결과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고 쓴소리를 날렸다. [ 시사포커스 / 김종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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