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성기 방송 안 하기로 했으면, 융통성 있게 삐라도 보내지 말아달라”

▲ 김양건 북한 노동당 통일전선부장 겸 대남담당 비서가 8.25남북합의와 관련, 남북간 약속 이행을 통한 신뢰 관계 회복을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 / 뉴시스
북한 김양건 노동당 통일전선부장 겸 대남담당 비서가 8.25 남북합의와 관련해 “약속한 것은 다 (이행)하고 약속 어기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며 “남쪽에서도 이번 합의를 계기로 우리가 좋은 신뢰를 쌓을 수 있도록 약속을 지켜주고 합의가 잘 이행될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는 뜻을 전달했다.

31일 <세계일보>에 따르면, 김양건 비서는 지난 27일 평양을 방문한 박상권 평화자동차 명예회장을 통해 우리 정부에 이 같은 뜻을 전달해달라고 부탁했다.

하지만, 김양건 비서는 이 같이 8.25합의에 대한 상호 신뢰를 강조하면서도 우리 정부의 언행에 대해서는 강하게 문제제기했다. 우선, 우리 국방부가 ‘참수 작전’을 거론한데 대해 유감을 표명했다. 신문에 따르면, 조상호 국방부 군구조개혁추진관은 지난 27일 서울 전쟁기념관에서 열린 안보학술세미나 주제발표에서 유사시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을 비롯한 핵심 지도부를 제거하는 ‘참수 작전’ 도입을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김양건 비서는 “어떻게 합의문 잉크도 마르기 전에 군부에서 ‘참형’이라는 말을 쓸 수 있냐”며 “(협상을 마치고 돌아오자마자) 뒤통수를 치면 내가 무슨 힘을 갖고 다른 일을 추진할 수 있겠느냐”고 맹성토한 것으로 박상권 명예회장이 전했다. 김 비서는 거듭 “기껏 합의해 놓고 나니까 참형이라는 말이 나오니 기절초풍할 것 같았다”며 “제발 더 이상 자극하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김 비서는 아울러, 대북전단 살포 문제와 관련해서도 “삐라하고 확성기하고 다를 게 뭐가 있냐”며 “확성기 방송은 안 하기로 합의했으면 융통성 있게 삐라도 보내지 말아 달라. 우리가 박근혜 대통령이 말하는 신뢰 프로세스를 믿을 수 있도록 믿음을 보여달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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