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중립 준수 강조”…사퇴 표명은 없어

▲ 사흘 전 천안에서 열린 새누리당 의원 연찬회에서 ‘총선필승’ 건배사로 선거개입 의도 논란을 일으킨 정종섭 행정자치부 장관이 28일 공식 사과했다. 사진 / 홍금표 기자
사흘 전 천안에서 열린 새누리당 의원 연찬회에서 ‘총선필승’ 건배사로 선거개입 의도 논란을 일으킨 정종섭 행정자치부 장관이 28일 공식 사과했다.
 
정종섭 장관은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진심으로 송구스럽게 생각하며 앞으로 이런 일이 없도록 깊이 유념하겠다”고 사과의 뜻을 전했다.
 
이어 정 장관은 “25일 연찬회가 끝난 후 저녁식사 자리에서, 평소 술을 잘하지 않는 저로서 갑작스러운 건배사 제의를 받고, 건배사가 익숙하지 않아 마침 연찬회 브로슈어에 있는 표현을 그대로 하게 됐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당시 저의 말은 어떤 정치적 의도나 특별한 의미가 없는 단순한 덕담이었다”면서도 “결과적으로 제 말이 불필요한 논란을 불러오게 됐다. 송구하다”고 잘못을 시인했다.
 
아울러 정 장관은 “행자부는 선거지원사무에서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선거중립을 엄정히 준수할 것을 다시 한 번 강조해 말씀을 드린다”며 야당이 제기한 관권선거 우려에 선을 그었다.
 
한편 정 장관이 3일 만에 공식 사과 성명을 내놓은 건 여야 양측으로부터 압박을 받았기 때문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앞서 새정치민주연합이 전날 정종섭 장관을 중앙선관위에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조치하고 연달아 이날 탄핵소추안 발의까지 강행하는 등 신속하게 대응해온데다 새누리당마저 정 장관의 ‘총선필승’ 발언에 대해 전날 김무성 대표가 직접 “잘못된 것이고 본인도 잘못됐다고 했다”고 입장을 밝혀 사실상 정 장관이 사과 외엔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었다.
 
비록 이날 정 장관이 사퇴 표명에 대한 별도의 언급은 없었던 것으로 보아 공식 사과로 사건을 속히 진화해 야당의 사퇴 주장을 일축하고, 최근 남북관계 개선으로 지지율을 끌어올린 여당도 야당에 이 사건으로 괜한 빌미를 줘 주도권을 내주지 않기 위해 정 장관을 계속 비호하기보다 빨리 사과해 사건을 마무리 지으란 뜻에서 미온적인 태도를 보였을 가능성이 높다.[시사포커스 / 김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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