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속버스터미널 추가 지분 인수 목적 예상

▲ 신세계 정용진 부회장이 한 달 전만 하더라도 ‘관심 없다’던 동부익스프레스 인수전에 갑자기 출사표를 던져 그 배경에 이목이 집중됐다. 최근 부채비율 폭등으로 신용등급이 강등된 신세계가 새로운 M&A까지 손을 뻗는 것을 두고 우려의 시선도 있다. 사진 / 홍금표 기자, ⓒ뉴시스

신세계 정용진 부회장이 한 달 전만 하더라도 ‘관심 없다’던 동부익스프레스 인수전에 갑자기 출사표를 던져 그 배경에 이목이 집중됐다. 업계는 동부익스프레스가 보유한 ‘서울고속버스터미널 지분’이 정 부회장의 마음을 흔들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최근 부채비율 폭등으로 신용등급이 강등된 신세계가 새로운 M&A까지 손을 뻗는 것을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 ‘신세계 타운’ 건립 의지

업계에 따르면 동부익스프레스 예비입찰에 신세계를 비롯해 현대백화점, CJ, 한국타이어, 동원 등 전략적투자자 8곳과, MBK파트너스를 포함한 사모펀드 2~3곳이 나서기로 결정했다.

동부익스프레스는 국내 3위 종합물류회사로 서울고속터미널, 동부부산컨테이너터미널, 동부고속, 렌터카 지분 등을 보유하고 있다. 현재 최대주주는 사모펀드 KTB프라이빗에퀴티-큐캐피탈파트너스 컨소시엄으로 지분 100%를 들고 있고, 지난 4월부터 매각 작업에 착수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지난 달 까지만 하더라도 동부익스프레스 인수해 참여할 의사가 없었다고 밝힌바 있지만, 돌연 입장을 번복했다. 그 이유는 서울고속버스터미널 지분을 인수해 기존의 신세계 센트럴 시티를 중심으로 호남선과 경부선을 아우르는 통합 복합몰을 건립하기 위한 계획을 세웠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신세계는 작년 10월 930억 원을 주고 한일고속이 가지고 있던 지분 9.55%를 사들이는 등 서울고속버스터미널 지분 확보에 지속적인 관심을 보여 왔다.

현재 동부익스프레스는 서울고속버스터미널 지분 11.11%를 갖고 있다. 신세계는 이미 센트럴시티를 통해 서울고속버스터미날 지분 48.29%를 보유한 단일 최대주주다. 하지만 거대한 ‘신세계 타운’을 만들기 위해서는 정관 변경 등 특별 결의 사항에 해당하는 내용이 통과돼야 하고 그러려면 서울고속터미널 지분을 3분의 2수준까지 추가 확보해야 한다. 이 시점에서 하반기 최대 ‘빅딜’로 꼽히는 동부익스프레스 인수전은 적기다.

◆ 너도나도 택배, 이마트도 노리나

또한 신세계가 물류기업인 동부익스프레스를 가지게 될 경우 ‘캐시카우’인 이마트가 누릴 반사이익도 적지 않다. 최근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하는 유통업체들이 관심 있게 보고 있는 분야가 ‘택배’다. 쿠팡이 선발주자를 자처하면서 물류협회와의 갈등과 업계의 우려가 공존하고 있지만 손정의 소프트 뱅크 회장이 쿠팡에 10억 달러를 투자하면서 그 동기로 ‘로켓배송’을 꼽으면서 택배사업의 향후 전망이 밝음을 암시했다.

최근 이마트는 온라인몰이 급성장함에 따라 택배사업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이런 때에 물류기업을 인수할 경우 비용 절감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실제 지난해 이마트는 경기도 용인시에 온라인몰 전용 물류센터를 세웠고 2020년까지 총 6개의 물류센터를 운영할 방침이다.

◆ 공격적 M&A, 위험부담도...

신세계는 동부익스프레스 인수전에 소요되는 비용은 어떻게 마련할까.

업계에서는 동부익스프레스 입찰가를 당초 7000억 원 정도로 추산했지만 국내 유수 업체들이 참여의사를 밝히는 등 인수전 열기가 뜨겁게 달아오르면서 최대 1조 원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앞서 지난 5월 신세계와 이마트는 삼성생명 지분 600만 주를 시간외 대량매매(블록딜) 방식으로 매각해 총 6552억원의 자금을 확보했다. 또한 올해 들어 신세계는 3억 달러의 해외 영구채를, 이마트는 700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하는 등 여유 자금을 준비해왔다. 당초 이 자금은 서울시내 면세점 특허권 획득 후 사용되어질 것으로 점쳐졌지만 면세점 입찰권을 가져오지 못한 지금, 여유자금은 충분한 상황이다.

다만 지난 6월 개장한 ‘이마트타운’에서 가시적인 성과도 나오기 전에 무리하게 문어발식으로 M&A를 하는 것은 자제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이마트타운은 총 투자비만 2500억원이 들어갔고, 연면적이 3만평(10만㎡)에 달하는 거대 유통매장이다.

신세계와 이마트의 실적 또한 좋지 않다. 신세계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2734억 원으로 전년도 (3063억 원) 보다 10.7% 떨어진 수준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 역시 1860억원으로 전년(1946억원) 대비 4.4% 낮아졌다. 이마트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5829억 원으로 전년(7351억 원) 대비 19.8% 줄었고, 당기순이익은 2919억 원으로 전년(4762억 원) 39%나 떨어졌다.

지난 5월 한국기업평가는 신세계의 신용등급을 AA+애서 AA로 하향조정하기도 했다. 앞서 한기평은 신세계가 2012년 센트럴시티를 인수할 당시 차입금이 증가될 것을 우려하며 향후 건전성 회복여부가 중요하다는 견해를 전달한 바 있다. 하지만 차입금 감축이 기대 수준에 미치지 못했던 점을 들어 신용등급을 강등했다.

실제 2012년 당시 신세계의 부채비율은 147.4%로 전년도 93.7%에 비해 53.7%p나 늘어난 수준이었다. 이후 2013년 136.8%에서 2014년 126.7%로 줄었다가 올해 1분기 다시 130.3%로 증가했다. 한기평은 “최근의 경제성장 자체의 저성장 구도뿐만 아니라 (백화점의 실적이) 유통업의 구조적 변화요인에 상당부분 기인하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실적 개선폭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 된다”고 전망했다. 다만 “중단기적으로 소매시장의 본격적인 회복은 쉽지 않을 것으로 판단되나, 업계 내 확고한 시장지위를 바탕으로 ‘안정적인’ 영업실적을 창출할 것이라는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신세계 관계자는 <시사포커스>와의 통화에서 “일시적으로 대규모 투자가 있다 보니 부채비율이 나빠 졌었다”라면서 “최근 영구채 발행이라던지 (신세계 그룹이)가지고 있던 (삼성생명)보유주식 블록딜 성공 등 차차 부채비율이 개선되고 있다. 재무건전성 자체는 크게 문제 없다”고 말했다.[시사포커스 / 진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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