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보장임대료’ 두고 임차인-무역협회 간 공방 팽팽

▲ 한국무역협회가 대주주로 있는 삼성동 코엑스몰 일부 임차인들이 높은 수수료를 내야하는‘갑질’을 당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이에 한국무역협회가 본래의 설립목적인 기업들의 권익 옹호와 무역 증진은 소홀한 채 임대수익에만 목을 매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다.ⓒ뉴시스

한국무역협회가 삼성동 코엑스몰 임차인들에게 높은 수수료를 요구하는 ‘갑질’을 벌이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어 본래 협회의 설립목적인 기업들의 권익 옹호와 무역 증진은 소홀한 채 임대수익에만 목을 매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6일 코엑스몰상인연합회는 한 언론매체에 ‘박근혜 대통령님께 호소합니다’라는 문구로 시작하는 광고를 내고, 코엑스몰이 임차인들을 상대로 노예계약을 체결했으며 최근 수천억을 들여 실시한 리모델링이 실패했다고 주장했다.

연합회는 광고에서 “한국무역협회는 2014년 11월 코엑스몰을 재개장하면서 일방적으로 계약방식을 변경하고 최소 보장 임대료와 높은 수수료 제도를 책정해 상인들을 이중 고통에 몰아 넣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잘못된 동선과 부적절한 MD구성으로 재개장 이전보다 훨씬 더 못한 쇼핑몰이 됐다”면서 “도대체 이 리모델링은 누구를 위한 것이냐”고 따져 물었다. 또 “코엑스몰의 불공정 약관 때문에 코엑스몰 상인들이 파산위기에 몰리고 있다”면서 “한국무역협회의 위압적인 슈퍼 갑질의 운영 행태를 바로 잡아달라”고 호소했다.

◆ “영리활동에만 집중” 비판

앞서 지난 3일 새정치민주연합 을지로위원회는 최근 코엑스몰의 임차인들이 ‘갑질’을 당하고 있다는 주장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한국무역협회는 경제인들의 모범이 돼야 함에도 불구하고 본래 설립 목적보다는 무역센터와 코엑스몰 임대업을 통해 영리활동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을지로위원회에 따르면 무역협회는 ‘최소보장임대료’ 약정을 근거로 임차인들의 매출 수준과는 관계없이 매달 수백만원에서 수억원에 이르는 고정 임대료를 받아왔다. 임차인들은 최근 업황 악화와 메르스 여파로 인해 심각한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음에도 임대료 조정 권한은 임대인인 코엑스에게만 있다는 당초 계약 내용 때문에 이를 감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을지로위원회는 공정위와 산업부가 코엑스몰 ‘임대료 갑질 논란’과 관련해 빠른 시일내에 조사에 착수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이날 을지로위원회와 공동으로 기자회견을 개최한 민변 민생경제위원회는 “비영리법인의 탈을 쓴 악덕 대기업인 한국무역협회는 임대 갑질을 당장 중단할 것”이라면서 “입점 상인들과 상생할 수 있도록 신속히 제도 개선에 나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1600억원 들어간 리모델링, 실효성은?

코엑스몰 임차인들은 지난해 한국무역협회가 코엑스몰에 리모델링을 실시한 것에 대해서도 불만을 가지고 있었다. 일부 점주들은 리모델링 공사 이후 오히려 매출이 줄었지만 임대료는 오히려 올랐다고 털어놨다.

코엑스몰은 앞서 2012년 1600억원의 자금을 들여 코엑스몰 리모델링에 착수했다. 리모델링을 통해 임대공간이 기존 13만2000㎡에서 15만4000㎡로 확장됐다. 업계에서는 리모델링에 따라 임대료 수익이 기존 300억원 정도에서 450억원 수준으로 늘어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코엑스몰 재개장 당시 무역협회는 “지금까지 현대백화점 계열 한무쇼핑이 일괄 임대료를 징수해왔지만, 올해(2014년)부터 코엑스몰 주식회사를 설립하고 매출 대비 수수료를 차등 징수하는 방식으로 바뀌어 정확한 임대료 산출은 힘들다”고 설명했다.

◆ “최소보장임대료, 일방적 방식” 해명

코엑스몰이 임차인들에게 갑질을 했다는 주장이 확산될 조짐을 보이자 한국무역협회는 즉시 해명자료를 내고 “‘최소보장임대료’ 방식은 대형쇼핑몰들의 일방적인 임대료 방식”이라고 반박했다.

한국무역협회는 해명자료를 통해 “코엑스몰 계약서에 관련 법규나 유통업계 관행에 비춰 불합리한 부분이 있는지 살펴보고 불공정한 약관이 있다고 판단되면 빠른 시일내에 코엑스(주)와 코엑스몰(주)에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일부 임차인들의 무리한 요구와 왜곡된 주장에 대해서는 법과 계약에 따라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일부 임차인들의 주장과는 들리 코엑스몰의 임대조건은 각각의 임차인들이 제안한 내용을 바탕으로 한 것”이라면서 “현재의 계약은 경쟁입찰 과정에서 임차인들이 사업성을 분석한 뒤 직접 작성해 쌍방합의로 체결됐다”고 설명했다.

또한 “매출에 따른 수수료 방식과 최소보장 임대료가 결합된 임대료 부과방식은 대형쇼핑몰의 일반적인 임대료 방식”이라고 강조했다.

리모델링과 관련해 임차인들이 불만을 토로한 것에 대해 한국무역협회는 “노후화된 시설 개선, 복잡한 MD와 동선의 단순화, 지하 공간으로서의 한계 극복을 위한 것으로 일부 임차임들의 주장과 달리 리모델링 후 코엑스몰을 방문하는 고객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며 다른 입장을 보였다.[시사포커스 / 진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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