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에도 주가 곤두박질…“하반기 업황 저점 형성”

▲ 증권가에서는 현대글로비스의 2분기 실적이 전년에 비해 악화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뉴시스

업계에 따르면 현대글로비스는 지난해 매출 13조9220억원, 영업이익 6446억원을 달성했다. 전년 대비 매출이 8.2% 늘었고 영업이익도 1.2% 증가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1분기에는 매출액 3조3861억원과 영업이익 1745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대비 매출은 3.1%, 영업이익은 무려 13%나 올랐다.

하지만 2014년 9월 26일 32만3000원의 종가를 기록했던 현대글로비스의 주가가 곤두박질치고 있다. 현대글로비스의 7월 2일(종가기준) 주가는 18만8500원을 기록했다. 주가는 6월 30일 20만2000원, 7월 1일 19만9000원을 기록했다. 현대글로비스는 지난달 말까지 52주 신저가 기록을 경신하기도 했다.

◆2분기 실적 악화 전망

하지만 증권가에서는 현대글로비스의 2분기 실적이 전년에 비해 악화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3일 KDB대우증권은 현대글로비스의 2분기 실적이 전년에 비해 악화될 것이란 전망을 내놓으며 목표가를 기존 30만원에서 28만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더불어 시황 부진에 따라 올해말과 내년도 영업이익 전망치를 각각 5.9%와 7.1% 하향 조정한 6450억원과 6900억원을 제시했다.

KDB대우증권 류제현 연구원은 "완성차 운송(PCC) 부문은 수출 부진과 유가하락에 따른 영향으로 약 0.5%의 외형감소가 전망된다"고 밝혔다.

실제로 수출 부진은 현재 한국경제의 악재 중 하나로 꼽히고 있는 문제점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올 상반기(1∼6월) 수출액이 2690억달러로 작년 동기보다 5.0%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원화 표시 수출액은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0.5% 감소했다.

석유제품 수출액이 36.1% 급감한 것을 비롯해 석유화학(-18.8%), 가전(-19.1%), 섬유(-10.8%), 평판디스플레이(-10.8%), 철강(-6.2%), 자동차(-6.2%), 차부품(-4.3%) 등은 부진했다.

최대 수출시장인 중국 수출액이 2.1% 감소한 것을 비롯해 일본(-17.6%), 아세안(-13.9%), 유럽연합(EU·-14.7%), 독립국가연합(CIS·-56.1%), 중동(-5.0%) 등 나머지 지역은 부진했다.

국제유가 하락 탓이 컸다는 것이 일관된 분석이다. 두바이유 기준 유가는 지난해 상반기 배럴당 105달러에서 올해 상반기 56달러로 46.5%가량 떨어졌다.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가 올해 하반기 국제유가가 더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국제유가가 6년 만에 최저치 수준으로 하락한 이후 또다시 떨어질 것 같지는 않다고 발언한 지난 1월 전망보다 부정적으로 바뀐 것이다.

모건스탠리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국제유가는 지난 1월 이후 빠른 회복세를 보였지만 올 하반기와 내년 원유시장 펀더멘털과 가격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시장은 증가하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산유량과 이란 핵 협상에 따른 공급 증가가 미국 셰일가스 생산량 감소분을 상쇄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망했다.

◆벌크 전망도 깜깜

지난 2013년 현대글로비스는 오는 2020년까지 자동차 운반선과 벌크선을 각각 100척, 400척으로 늘려 매출 8조2000억원 달성을 목표로 내세웠다. 자동차 운반선은 2배 증가 수준이었지만, 벌크선은 20배나 늘리며 30%에 불과한 벌크선 비중을 80%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을 세웠다.

지난 2008년 벌크선운임지수(BDI)가 1만1793포인트를 기록하는 등 역대 최고의 호황을 이뤘지만,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해 최근엔 500대를 기록하기도 했다. 600선을 오르내리고 있는 상황인 것.

중국의 성장세가 둔화되면서 철광석 수요가 크게 줄어든 데다 벌크선의 공급 과잉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것이 BDI 하락으로 이어졌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세계 해운선사들이 벌크선의 운항을 중단하거나 폐선하는 경우도 늘었다. 미 해양전문지 마리타임리포트에 따르면 올 들어 4월까지 전 세계 케이프사이즈 선형의 벌크선 해체량은 870만t으로 이미 지난해 전체 해체량(423만t)을 넘어섰다. 국내에서는 현대상선이 올 들어 노후 벌크선 2척에 대해 해체 결정을 내렸다.

류 연구원은 "벌크선 부문도 시황 부진으로 인해 성장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류 연구원은 해외법인의 경우 유럽 및 미추 법인은 대체로 선방할 것으로, 중국 및 러시아 법인은 부진할 것으로 전망했다.

아울러 부품조달·포장·해외운송 등의 CKD 부문은 환율의 영향으로 인해 비교적 안정적인 모습을 유지할 것으로 보이지만, 전체적인 외형 하락에 따라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류 연구원은 "환율 효과로 인해 마진이 상대적으로 잘 방어되고 있고, 하반기 업황이 저점을 형성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시사포커스 / 성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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